"입장 대기만 20분"..거리두기 실종된 연휴 대형마트

신미진 2020. 12. 2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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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파티 수요 몰리면서 매출 10~17% 늘어
5인 마스크 벗고 식사..집합금지 취지 무색
지난 25일 서울의 한 창고형 할인마트를 찾은 고객들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있는 모습. [사진 = 신미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5인 이상 집합금지'에도 성탄절 연휴 대형마트 등 쇼핑몰은 특수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25~26일 수산물 매출은 2주 전 대비(12월 11~12일) 1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냉동가공(16.5%)과 축산(15%), 과일(10.9%), 통조림(5.3%) 등도 판매량이 늘었다. 이는 성탄절을 맞아 홈파티를 즐기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성탄절 연휴와 비교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이달 25~26일 이틀간 매출은 지난해 성탄절 연휴 주말(12월 20~21일)과 비교해 12.1%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대형마트 폐점 시간이 오후 9시로 앞당겨졌으나 매출은 오히려 늘었다.

실제 지난 25일 오후 3시께 서울의 한 창고형 할인매장에서는 주차를 기다리는 차량이 도로 위에 길게 늘어섰다. 카트를 끌고 입장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주차장부터 긴 대기줄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날 매장을 찾은 A(32)씨는 "카트를 끌고 입장하는 데만 20분이 걸렸다"며 "인기 상품인 미국산 소고기 매대는 텅텅 비어 직원이 계속 재고를 채워 넣었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서울의 한 창고형 할인마트를 찾은 고객들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 있는 모습. [사진 = 신미진 기자]
매장 안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는 잘 지켜지지 않았다. 입장 시 온도를 측정하고 손 소독제와 비닐장갑을 나눠줬으나, 대기줄에서부터 3밀(밀집·밀접·밀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바닥에 붙어있는 거리두기 스티커에 맞춰 대기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대열은 금세 흐트러졌다.

5인 이상 집합금지 위반 사례도 곳곳에서 발생했다. 한 대형마트에서는 계산대 앞에서 피자와 핫도그 등을 판매했는데, 좌석이 부족한 탓에 여러 가족이 뒤섞여 취식을 하기도 했다. B(31)씨는 "다른 대형마트에서는 아예 매장 내 취식을 금지하던데 기준을 모르겠다"며 "여러 사람이 뒤엉켜 마스크를 내리고 음식을 먹는 모습에 서둘러 매장을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업계는 이달 말에도 연말 홈파티 수요가 몰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연말은 배달이 불가능한 와인 등 주류 매출이 가장 높은 시기"라며 "올해는 거리두기로 홈파티 수요까지 겹쳐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서도 대형마트의 생필품 판매는 허용할 방침이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참여를 당부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이번 한 주는 코로나19 확산과 진정을 판가름할 중요한 기로"라며 "국민께서는 조금만 더 인내해주시고 참여방역에 힘을 모아달라"고 강조했다.

[신미진 매경닷컴 기자 mjshin@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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