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덮친 '변이 바이러스'..3단계 격상 변수되나

이혜영 기자 2020. 12. 2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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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 승객·승무원 통한 추가 전파 가능성
"국내 우세종으로 자리잡지 않도록 총력"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영국발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국내에서 확인된 2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출국장 셀프-체크인 키오스크에 입국제한 조치 실시 국가 여행제한 주의보가 띄워져 있다. ⓒ 연합뉴스

국내에서 영국발(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첫 확인되면서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동일한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과 승무원들의 추가 감염과 지역 전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방역당국은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서 '우세종'으로 자리잡을 경우 상당한 파급력이 예상되는 만큼, 확산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연말연시 특별방역 대책과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 조정도 이번주 변이 바이러스 추가 감염 여부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내 감염 가능성…추가 감염자 나오나 '촉각'

방역당국은 28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일가족이 탑승했던 기내에서 추가 전파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접촉자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온라인 정례 브리핑에서 기내 전파 가능성에 대해 "입국 당시에 양성으로 확인됐기 때문에 기내에서 전염력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접촉자에 대해 추가 조사와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대부분 해외 입국자는 모두 시설 등에서 자가격리를 하고 있고 (입국 후) 3일 안에 검사를 받기 때문에 동승한 승객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검역과 방역체계 내에서 관리가 되는 상황"이라며 "승무원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접촉자 조사와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된 일가족은 영국 런던에 거주하다 입국했으며, 공항 검사 과정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뒤 곧바로 격리시설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19세 미만 자녀 2명과 30대 이상 부모 1명 등 가족 4명 가운데 3명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이들은 현재 발열 등 코로나19 증상이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족과 별개로 지난달 8일과 이달 13일 영국에서 입국한 경기 고양시 일가족 4명도 확진 판정을 받아 현재 변이 바이러스 감염 여부에 대한 정밀검사가 진행 중이다. 이 가족은 80대 1명이 지난 26일 사후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3명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초 방역당국은 이들 중 지난 13일 입국한 3명의 경우 한국에 들어온 뒤 곧바로 자가격리된 상황이라 지역전파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온라인 상에서 해당 가족 중 일부가 자가격리 기간에 거주하는 건물 엘리베이터를 이용했고, 확진자가 복도에서 쓰러졌으며 당시 접촉한 이웃도 있었다는 목격담이 나오면서 우려를 낳았다.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관련 질의에 "현재까지 그 분(사망자)이 자가격리 기간에 격리장소를 이탈했다거나 하는 보고는 없었지만,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답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28일 전파력이 높은 영국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확산을 우려하며 "우세종으로 자리잡지 않도록 유입을 최대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국내 유입되면 영국처럼 대유행 가능성" 

정부는 영국에서 국내로 유입된 이번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확산세가 거세지면 확진자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의료체계가 마비되는 등 최악의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정 본부장은 "역학적으로 영국 변이 바이러스는 전염력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며 "영국에서 해당 바이러스로 인해 코로나19 전파력이 높아졌고, 감염 재생산지수도 0.4 이상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돼 유행할 경우 영국이 경험했던 것처럼 코로나19 전파력이 높아질 수 있다"면서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으로 자리 잡지 않도록 유입을 최대한 차단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감염 재생산지수는 확진자 1명이 주변의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현재 수도권의 재생산지수는 1.07 정도다. 현 수준에서 0.4가 더해지면 1명이 1.5명을 감염시키게 돼 신규 확진자 규모가 급격하게 늘어날 수 있다.

방대본은 변이 바이러스가 병증과 백신의 효능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은진 질병관리청 검사분석1팀장은 "변이가 숙주세포 결합 부위에 생겼기 때문에 항체반응이나 병원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이에 대한 임상적 데이터가 아직 확보되지 못해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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