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용역업체에 '유령직원'이?..인건비 횡령 '의혹'

정민규 2020. 12. 29. 10:5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모르는 사람입니다."

청소용역업체 현장 직원 A 씨는 '그 사람'을 모른다고 했습니다.

회사는 2014년부터 그 사람이 일했다는데 정작 직원들은 그를 본 적도 없다는 겁니다.

의아했던 건 직원이 모른다는 그 사람이 매달 300만 원이 넘는 임금을 받아갔다는 겁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부산 동래구와 계약을 맺은 청소용역업체.


“모르는 사람입니다.”

청소용역업체 현장 직원 A 씨는 ‘그 사람’을 모른다고 했습니다. 회사는 2014년부터 그 사람이 일했다는데 정작 직원들은 그를 본 적도 없다는 겁니다. 이해가 가지 않아 “6년을 일해온 건데도 모르느냐”고 다시 물었습니다. 또박또박 확신에 찬 목소리로 다시 대답했습니다.

“일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의아했던 건 직원이 모른다는 그 사람이 매달 300만 원이 넘는 임금을 받아갔다는 겁니다. 부산 동래구와 계약을 맺고 쓰레기 수거를 해오고 있는 한 용역업체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이 업체는 매달 직접 노무비,즉 임금으로만 2억 원가량을 구청에서 받아갑니다. 당연히 세금이자 현장에서 쓰레기를 수거하는 노동자들을 위해 쓰여 할 돈입니다.

동래구의 한 청소용역업체가 직원들에게 지급했다고 밝힌 임금대장. 직원들은 이중 현장에서 일하지 않은 사람들이 섞여 임금을 받아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하지 않는 직원이 월급은 꼬박꼬박?...이상한 임금대장

이상한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한 번도 본 적도 없는 ‘유령직원’들이 버젓이 돈을 몇백만 원씩 꼬박꼬박 받아갔다는 내용입니다.

업체의 임금대장을 확보해 살펴봤습니다. 직원은 몇몇을 집어가며 모르는 사람이라거나 현장에서는 일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유령직원’뿐 아니라 경비나 정비 업무를 하는 직원들을 현장에서 근무하는 것처럼 해서 노동자들이 받아야 할 직접 노무비를 부풀려 받는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적게는 몇 명에서 많을 때는 10명도 넘게 이런 식으로 돈을 받아갔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만약 그의 말이 맞았다면 줄줄 세금이 세어나갔던 셈인데 구청의 점검은 없었던 것일까. 그는 “구청에서 점검이 나온다고 하면 미리 연락을 받았고, 회사가 대비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일하지 않는 사람을 명단에 올려놓고 일하는 것처럼 빼돌렸고, 점검 때 되면 모르는 사람들이 올라와서 머릿수를 채우고 실질적인 금액은 안 나가는데 나간다고 빼돌리고 그렇게 한 금액이 상당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부산 동래구의 한 청소용역업체는 최근 종량제봉투에 담지 않는 등 부정한 방식으로 배출한 쓰레기를 뒷돈을 받고 처리해 준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억울하다는 청소업체...구의회 측 추가고발 준비

이 문제를 살펴보고 있는 전경문 동래구의원은 업체의 ‘횡령’또는 ‘배임’을 강하게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 업체는 지난해 쓰레기 처리량을 부정하게 부풀린 게 드러나 부산시로부터 감사를 받고 2억 원가량을 환수당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부정 배출 쓰레기를 눈감아주는 대신 뒷돈을 받은 혐의로 경찰에 고발되기도 했습니다.

[연관기사] [취재후] “너구리가 쓰레기를 가져가요” 수사 나선 경찰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066940

계속해서 불거지는 문제에 업체는 억울하다고 했습니다. 업체 관계자는 “일부 현장 직원이 아닌 직원이 명단에 있는 건 맞지만, 업무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아서 생긴 일로 해당 직원들도 보조적인 업무를 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다만 ‘유령 직원’과 관련해서는 “이미 퇴사를 한 사람이어서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구청 역시 관련 제보를 확인에 나섰지만 “퇴사자라서 실제 근무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수년간 일해왔다는 직원들은 정작 모른다는 ‘그 사람’.

하지만 급여는 꼬박꼬박 받아갔다는 ‘그 사람’. 정말 직원들 말처럼 청소용역업체에서는 유령이라도 살았던 걸까요. 경찰의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연관기사] [취재후] “너구리가 쓰레기를 가져가요” 수사 나선 경찰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066940

정민규 기자 (hi@kbs.co.kr)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