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증 필요하세요?" 앞으로 사라진다, 전자영수증 확대

강화영 입력 2020. 12. 29.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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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강화영 기자]

"영수증 버려주세요"

이제는 듣지 못할 말이 될 지도 모른다. 내년부터 앱 하나만 깔면 중소 가맹점에서도 종이영수증 대신 세부 거래내역이 담긴 전자영수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출처=셔터스톡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종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전자문서법 개정과 함께 모바일 전자고지, 전자영수증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환경부/ 경기도/한국인터넷진흥원/KT/네이버/NHN페이코/스마트로/나이스정보통신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종이영수증 피해 심각, 환경오염과 개인정보 유출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8월에는 환경부, 기획재정부, 대형유통업체와 함께 종이영수증의 문제점을 알리고 사용을 줄이기 위한 '종이영수증 줄이기 협약식'을 맺은 바 있다. 협약에 참여한 13개 유통사가 연간 종이영수증을 발급한 건수는 지난해 기준 14억 8,690만 건이다. 발급비용 119억 원, 쓰레기 배출량은 1,079톤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종이영수증을 만드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CO2)도 있다. 무려 2,641톤이다. 20년산 소나무 94만 3,119그루를 심어야 줄일 수 있는 양과 비슷하다. 놀라운 점은 국내 전체 발급량의 11%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전체로 확대하면 더 놀랍다. 환경부에 따르면 연간 종이영수증 발급건수는 128만 9천, 발급 비용은 1,031억원이다. 쓰레기 배출량은 9,000톤에 달한다. 처리/보관이 불편한 영수증의 종착지는 결국 쓰레기통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수증에 사용하는 감열지는 표면에 화학약품이 묻어 있어 재활용이 안 된다.

이밖에 감열지에 색을 나타나게 하는 환경호르몬 비스페놀 A(BPA)도 문제다. 지난 2017년 서울대 보건대학원 최경호 교수팀은 국제학술지 '국제 환경(Environment International)'를 통해 영수증을 맨손으로 만지는 것만으로 비스페놀A의 체내 농도가 2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비스페놀 A가 몸 안에 누적되면 호르몬 이상을 일으킨다. 기형아 출산이나 유산, 성조숙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도 있다. 종이영수증을 살표보면 카드번호나 유효기간에 별(*) 표시가 되어있는데, 버려진 영수증 2~3장을 조합하면 카드번호를 알아낼 수 있다. 범죄에 악용될 위험이 있다.

종이 영수증은 대부분 발급과 동시에 버려지는 데다 환경오염 유발,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어 전자 영수증으로 전환이 시급한 상황이다. 다행히 올해 2월 부가세법이 개정되면서 이용자가 동의하면 종이 영수증 대신 전자 영수증으로 송신하는 방식이 가능해졌다. 전자 영수증은 구매내역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고, 종이 영수증처럼 잃어버려서 환불/교환을 못 할 우려가 없다.

전자영수증 확대

현재 일부 대형유통업체는 세부 거래 내역을 포함한 영수증을 발급한다. 대표 사례가 올리브영이다. 앱에서 구매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영수증'은 올해 3월 기준 발급 건수가 1억을 넘었다. 다만 업체마다 독자 시스템을 구축한 관계로 소비자는 업체별로 앱을 따로 설치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중소가맹점은 전자 영수증 시스템을 구축할 여력이 없어 종이영수증 발급에만 의존하는 실정이다.

이런 점을 개선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민간 기업과 손을 잡고 '통합 전자영수증 플랫폼' 구축을 추진한다. 앞으로는 중소가맹점도 전자영수증 발급이 가능하고, 이용자는 앱 하나로 모든 세부 거래내역을 조회할 수 있다. 협약기관은 패스(PASS) 앱, 네이버 앱, 페이코(PAYCO) 앱을 통해 이용자가 전자영수증을 조회하는 기능 구현에 한창이다. 패스 앱은 내년 1월부터, 네이버와 페이코 앱은 내년 중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자영수증 확대가 국민 편의를 크게 향상시키고, 종이영수증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등 환경오염을 감소시켜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한다.

글 / IT동아 강화영 (hwa0@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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