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직접 챙긴 '모더나' 백신.. 식약처 승인은 언제쯤?

나진희 2020. 12. 3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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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 최고경영자(CEO)와의 통화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백신 2000만명분을 확보했다는 청와대의 발표로 기대가 큰 가운데 모더나는 아직 우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국내 사용 허가 사전 검토 신청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 관계자는 30일 "시기가 언제이든 간에 국내에서 백신이 사용되려면 식약처 허가가 필요하다. 다른 백신은 사전검토 자료가 들어온 것도 있는데 모더나는 아직 안 들어왔다"며 "화이자는 한국화이자라는 국내 지사가 있는 다국적 기업이라 사전 검토 신청이 빨랐는데 모더나는 그런 형태의 지사가 없다. 현재 국내 공급사와 계약 단계에 있는 거로 알고 있으며 그쪽이 실질적 국내 지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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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가 언제든 백신 사용되려면 식약처 허가 필요"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 최고경영자(CEO)와의 통화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백신 2000만명분을 확보했다는 청와대의 발표로 기대가 큰 가운데 모더나는 아직 우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국내 사용 허가 사전 검토 신청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의 심사와 승인 등에 40일 이상이 소요되는데 자칫 백신 공급과 식약처 승인 기간이 맞지 않으면 접종 시기가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 대통령 직접 통화해 모더나 2000만명분 확보

모더나는 29일(현지시간) “한국 정부와 코로나19 백신 4000만 도즈 또는 그 이상의 분량을 가능성 있게 공급하기 위한 논의를 했음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전날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모더나 스테판 반셀 CEO와 통화해 2000만명 분량의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했다고 밝힌 후 나온 공식 발표다.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은 1인당 2회 접종을 해야 하므로 4000만 도즈의 백신은 2000만명이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이다. 이는 당초 정부가 모더나와 협상을 통해 확보하겠다고 밝힌 1000만명 분량의 2배에 달하는 백신 물량이다. 

모더나는 이날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이는 가능한 한 빨리 대중에 백신을 공급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목표를 지원하려는 것이며 제안된 합의 조건에 따라 2021년 2분기에 배포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백신 공급은 빨라도 4월부터 시작되리란 관측이 우세하다.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백신 수급까지 챙긴 것은 최근 백신 확보와 관련해 국민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28일에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우리나라가 백신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거나 접종이 늦어질 것이라는 염려가 일각에 있다. 사실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당초의 방침에 따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 이미 충분한 물량을 확보했고, 돌발 상황을 대비한 추가 물량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29일 경기도 오산공군기지에서 미 공군 장병들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받고 있다. 주한미군사령부 제공
◆모더나 식약처 사전 검토 신청도 안 해… 식약처 “전담팀 구성”

하지만 정작 모더나는 우리 식약처에 국내 사용 허가 승인 신청도 아직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정부가 계약 완료한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은 이미 신청 후 심사에 들어간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그나마 식약처가 백신의 국내 사용 허가에 필요한 심사기간을 기존 180일에서 40일로 줄이고 2~3개월 이상 걸리던 국가출하승인 처리기간을 20일 이내로 단축한다고 밝혔지만 이미 미국, 영국, 캐나다 등에선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것과 비교하면 이마저도 너무 늦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직접 모더나 CEO와 통화해 2000만명분의 백신을 확보했다고 자랑한 바로 그 백신”이라며 “국민들에게 접종불가인 백신을 확보했다고 광내기 한 것, 실화인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30일 “시기가 언제이든 간에 국내에서 백신이 사용되려면 식약처 허가가 필요하다. 다른 백신은 사전검토 자료가 들어온 것도 있는데 모더나는 아직 안 들어왔다”며 “화이자는 한국화이자라는 국내 지사가 있는 다국적 기업이라 사전 검토 신청이 빨랐는데 모더나는 그런 형태의 지사가 없다. 현재 국내 공급사와 계약 단계에 있는 거로 알고 있으며 그쪽이 실질적 국내 지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더나는 내년 3분기 공급 예정이었던 걸 2분기로 앞당긴 상황”이라며 “내년 1월쯤 허가 심사에 들어가도 늦지 않는 게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일단 모더나 측에서 신청이 들어오면 40일 이내에 처리하는 걸 목표로 사전 검토를 진행할 것”이라며 “현재 저희가 조직도 관련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내부적 인프라를 갖춰놓았다”고 말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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