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영국 입국 확진자 7명 중 5명서 '변이'..지역전파 우려(종합)

임재희 2020. 12. 30.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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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확진 80대·두바이 경유 20대 등 4·5번째 확인
80대 확진자 가족 3명도 분석 결과, 1월초 나올듯
방대본 "29일 기준 세계 28개국서 해당 변이 발생"
[서울=뉴시스] 영국에서 발견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국내 확진자가 2명 추가로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영국 입국자가 확진되면 전장 유전체 검사를 실시해 변이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세종=뉴시스] 임재희 구무서 정성원 기자 = 12월 영국에서 입국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7명 중 5명에게서 영국에서 발견된 변이(VOC 202012/01)가 확인됐다.

4명은 검역에서 확인됐지만 자가격리 중 확진된 1명과 관련해 접촉한 사례가 있다. 경유 입국 시 출발지 확인에 한계가 있는 데다 한국 포함 최소 28개국에서 변이가 확인돼 국내 전파 우려는 커지고 있다.

일가족 3명 등 4명 검역서 확진…1명은 사후 확진

30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2월 영국 입국 확진자 7명에 대한 전장 유전체 분석 결과 5명에게서 영국에서 발견된 변이 코로나19가 확인됐다.

영국에서 변이가 최초로 보고된 건 9월 말이다. 이후 10월부터 12월까지 총 16명의 영국 입국 확진자가 있었고 12월 이전 9명과 12월 2명 등 11명은 변이가 아닌 GV 등 기존 G그룹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전장 유전체 분석(whole-genome sequencing·WGS)은 염기서열 전체를 분석해 유전체에서 발생한 변이 여부를 확인하는 분석법으로, 방역당국은 차세대염기서열(Next Generation Sequencing·NGS) 방식으로 3만여개에 달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염기를 분석하고 있다.

영국에서 발견된 이번 변이는 'VOC(Variant of Concern) 202012/01'이라는 명칭이 붙었는데 2020년 12월 처음 발견된 우려되는(Concern) 변이(Variant)라는 뜻이다. 인체 세포와 결합 부위인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드는 스파이크 유전자에서 501번 아미노산이 아스파라긴(N)이 타이로신(Y)으로 바뀌고(N501Y) 69~70번째, 145번째 아미노산 등이 사라진 점 등이 특징이다.

영국 공중 보건국에 따르면 1차 감염 환자에 노출된 사람 중 감염된 비율인 2차 발병률(secondary attack rate)이 15.1%로 같은 기간 다른 변이(9.8%)보다 전파력이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현재까지 중증도나 재감염 등에 있어선 기존 변이와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국내에서 1~3번째로 변이가 확인된 확진자들은 이달 22일 영국 런던에서 입국한 일가족이다. 이들은 환자가 급증한 국가 입국자를 대상으로 발열 기준을 37.5도가 아닌 37.3도를 적용하는 집중 검역을 통해 확진됐고 이후 격리 상태에서 변이가 확인됐다.

4번째로 변이가 확인된 확진자는 지난 13일 입국한 이후 사후 확진된 80대 환자다. 이 확진자는 입국 후 자가격리 중이던 26일 심정지로 숨졌다.

5번째로 변이가 확인된 확진자는 영국에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경유해 지난 24일 입국했다. 공항검역소 입국 검사를 거쳐 25일 확진됐고 바이러스 분석 결과 29일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4번째 변이 확진자 관련 추가 확진, 지역사회 접촉자 있어


5명 중 4번째로 변이가 확인된 사후 확진자의 일가족 3명도 현재 양성판정을 받아 변이 여부를 조사 중이다. 다른 가족 3명에 대한 변이 여부 분석 결과는 다음주인 내년 1월 초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일가족 3명 중 2명은 배우자와 딸로, 이들은 모두 4번째로 변이가 검출된 사후 확진자와 같은 날 입국해서 자가격리 중 확진됐다.

일가족 중 나머지 1명은 이 사후 확진자의 사위로 지난달 8일 다른 가족들보다 먼저 입국했다.

사위는 당시 입국 후 자가격리를 거쳐 격리가 해제됐는데 가족들의 감염 사실이 확인되면서 검사를 실시한 결과 12월27일 확진됐다. 방역당국은 입국 이후 자가격리 해제일로부터 시간이 지나 확진된 점 등으로 미뤄볼 때 이 환자도 이어 확진된 가족들을 통해 감염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방대본은 "추정 전파 경로는 가족간 전파로 확인된다"며 "같은 공간에서 생활 후 감염된 사례로 보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를 가진 분에게서 감염됐다면 (바이러스가) 같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확진자는 격리해제 이후 확진 전까지 일산 동구 소재 병원, 미용실 등을 방문했다. 현재 이 확진자와 접촉한 4명이 능동감시 대상자로 분류됐다

방대본은 "가족들이 각각 다른 상황에서 확진돼 검체가 늦게 도착한 경향이 있다"며 "(변이 여부는) 다음주 초쯤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4번째 변이가 확인된 확진자는 26일 자가격리 해제 전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이동 중 자택복도에서 심정지가 발생했다. 당시 환자 부축 등 도움을 준 주민 3명과 출동 구급대원 4명이 밀접접촉자로 분류됐다. 구급대원 4명은 방호복을 착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밀접접촉자 7명은 코로나19 1차 진단검사에서는 음성으로 나왔고 2차 검사가 진행 중이다.

5번째 변이 확진자, 아랍에미리트 경유

5번째로 변이가 확인된 확진자는 영국에서 입국해 아랍에미리트(UAE)를 경유해 국내로 들어왔다. 이 확진자는 확진 이후 생활치료센터로 이송됐으며 현재까지 지역사회 접촉자는 없다.

방대본은 "변이 바이러스가 가장 많이 유행하는 지역은 영국이고 영국 체류시간이 길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현재까지는 영국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직항의 경우 출발지와 도착지가 명확히 기재돼 있어 출국 국가를 파악할 수 있지만 경유의 경우엔 한계가 있다. 경유시 항공권을 분리 발권하면 출발지가 아닌 경유지까지만 표시되기 때문이다. 입국시에 건강상태질문서에서 방문했던 국가들을 기입하게 돼 있지만 이를 누락해도 확인하기는 어렵다.

방대본은 "항공권을 연계해서 발권하면 시스템을 통해 파악이 가능한데 분리 발권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아직 이 확진자가 연계 발권을 했는지, 분리 발권을 했는지 또는 영국 방문 사실을 알렸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미 퍼졌을 가능성…방역수준·경각심 늘려야"

정부와 방역당국은 아직까지 영국발 변이의 국내 전파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방대본은 "각각 자가격리 중과 검역 과정에서 진단된 것으로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변이 확진자와 관련해 그 가족 확진자의 지역사회 내 활동이 있었고 접촉자 7명이 발생한 상황이다.

경유 입국자의 경우 출발지를 모두 확인하기는 사실상 한계가 있다는 방역당국의 설명을 통해 검역에서도 사각지대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방대본은 월평균 국내·외 확진자의 5~10%를 대상으로 전장 유전체 검사를 한다. 12월 들어 국내외를 합쳐 총 191건의 전장 유전체 검사를 진행 중이다. 영국 입국자의 경우 10~11월까지 9건, 12월엔 7건을 실시했다. 단 출발지를 누락하고 들어온 입국자가 추가로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이미 최초 보고된 영국뿐 전 세계 곳곳에서 해당 변이가 확인되고 있다. 방대본은 29일 기준 한국 포함 28개국에서 해당 변이가 확인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날 미국과 대만 등에서도 해당 변이가 보고됐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전에도 영국 입국자는 있었는데 다 바이러스 검사를 한 건 아니다"라며 "이미 국내에 퍼져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방역수준과 경각심을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imj@newsis.com, nowest@newsis.com, jungs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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