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이낙연은 사과하고 내각은 총사퇴해야"

최경운 기자 입력 2020. 12. 31. 02:02 수정 2020. 12. 3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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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전 민주당 의원 인터뷰
무능·무책임한 청와대 참모들 방관만
이낙연 대표도 리더십 못발휘해
이철희 전 의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이덕훈 기자

이철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본지 인터뷰에서 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충돌 사태와 관련해 “이낙연 대표가 이번 사태에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다”며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또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하는 사태에 이른 것은 무능하고 무책임한 내각과 청와대 참모들이 사태를 방관한 책임이 크다”며 “총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의 혁신을 요구하며 21대 총선에 불출마한 그는 인적 쇄신과 관련, “화합·통합형으로 가야 한다”며 “청와대와 내각 안에도 다른 목소리 낼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 전 의원은 추 장관에 대해선 “이 정권의 대표적인 인사 실패 사례”라고 말했다. 추미애·윤석열 대치가 격화한 이유에 대해 “여당이 힘으로 밀어붙였기 때문”이라며 “지난 총선에서 180석을 얻자 국민이 우리를 신임했다는 생각에 빠져 전략적 오판을 계속한 것”이라고 했다. 현 여권 진영의 정치 전략 전문가로 꼽혀온 이 전 의원 20대 국회 때 비례대표 의원을 지냈고 지금은 방송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윤 총장 징계 사태와 관련해 사과했다.

“작년 조국 전 법무장관 사태로 어찌 되었건 현 여권이 바라는 검찰 개혁의 동력이 생긴 것은 사실이다. 이후 여권이 차분해졌어야 한다. 그런데 추 장관은 국민을 상대로 검찰 개혁에 대한 지지와 동의를 구한 게 아니라 윤 총장을 바라보고 ‘나를 따르라’는 식으로 밀어붙였다. 결국 골목대장 싸움으로 일이 흘러가면서 검찰 개혁 의제가 형해화했다.”

–4월 총선 이후 추·윤 대립이 더 격화했는데.

“여당이 어느 순간부터 힘으로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일종의 ’180석 효과'다. 압도적 승리에 취해 힘으로 밀고 나가니 전략적 오판을 거듭하게 됐다.”

이철희 전 의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이덕훈 기자

–민주당은 이번엔 검찰의 수사권을 없애는 ‘검찰 개혁 2.0’을 들고 나왔는데.

“검찰 개혁 1단계 조치로 검경 수사권 조정을 한 게 얼마 전이다. 수사·기소 분리는 필요하다. 그러나 기존 수사권 조정도 새해에 비로소 시행되는데 곧바로 2단계를 추진하겠다고 하면 진의가 왜곡될 수 있다. 윤석열이란 변수를 끼워넣고 보면 검찰에 대한 보복으로 비칠 수도 있다. 추·윤 갈등 사태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거다.”

–개각과 청와대 참모진 교체 필요성이 제기되는데.

“내각과 청와대 참모들이 무능하고 무책임했다. 대통령에게 누가 된다면, 각료와 참모가 책임을 지고 사태 해결에 나섰어야 한다. 이 지경이 되도록 방관하고도 성찰하는 사람이 없다. 전원 사표를 제출해야 한다.”

–인적 쇄신 방향은 어때야 한다고 보나.

“화합·통합형으로 가야 한다. 청와대와 내각 안에도 다른 목소리 낼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원팀(one team)만 강조하는데 정책 실행 전 단계에선 이질적인 견해 간에 건강한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

–민주당은 제 역할을 했다고 보나.

“민주당은 추·윤 싸움에서 ‘우리 편 이기라’고 북만 치는 나팔수 역할을 했다. 의석수의 힘에 취해 있는 거다. 국민이 그런 힘을 줬으면 코로나 위기에서 우리 사회의 어디를 고쳐야 할지 국민과 소통하는 데 힘을 더 썼어야 한다.”

–이낙연 대표도 책임이 있다고 보나.

“이 대표도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본다.”

–내년은 사실상 문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인데.

“분위기를 일신해 그동안 추진해온 과제를 마무리하고 정리해야 할 때다.”

–여권의 국정 운영 기조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정치권에선 ‘상대에게 밀리면 끝장’이란 논리가 작동한다. 하지만 민심에 좀 물러선다고 끝장나지 않는다. 민심과 성을 쌓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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