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발 朴 사면론에 보수진영 벌써 균열 조짐

김학재 2021. 1. 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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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안철수는 '거리두기'
유승민 하태경 조원진 등은 "환영"
범보수진영 의견 갈라져
국민의힘, 與 주도 사면정국 휩쓸릴까 경계
이명박(왼쪽)·박근혜 전 대통령

[파이낸셜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꺼내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건의에 범보수 진영 반응은 갈라지는 모양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은 집권여당 대표의 사면 언급의 배경에 거리를 두며 신중한 반응을 취했지만, 탄핵정국에서 극명하게 대립했던 보수진영 인사들 사이에선 환영 입장이 나오면서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인사들은 물론, 탄핵을 주도했던 옛 비박계·친박계 인사들까지 환영 일색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일단 국민의힘 등에선 여당 대표 입에서 전직 대통령 사면을 신년부터 언급한 이유에 주목하면서, 향후 여당 내 추이를 보고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 박 전 대통령 사면 이슈로 자칫 여당이 주도하는 사면 정국에 휩쓸릴 것을 경계하고 있다.

■김종인 안철수, 경계섞인 시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언급에 "처음 듣는 얘기"라며 언급을 피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참배 직후 기자들에게 "전직 대통령 사면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시도가 있다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날을 세웠다.

앞서 지난 12월30일 이 대표와 국회에서 비공개회동도 했었던 김 위원장은 "지난 번에 만나서도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 없다"며 갑자기 나온 두 전직 대통령 사면 언급에 대한 입장 표명은 피했다.

두 전직 대통령 구속과 관련 대국민 사과까지 했던 김 위원장으로선 여당 대표의 사면 언급의 배경부터 파악하는게 먼저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도 자체적으로 논평없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야권단일화를 촉구하고 있는 안 대표는 집권여당 대표의 전직 대통령 사면 언급이 보궐선거를 겨냥한 배경이 깔려있다고 보고, 이 대표의 사면 건의에 "전 국민적 공감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궐선거를 주도할 두 인사의 이같은 반응은 여당이 전직 대통령 사면카드로 정국 주도권을 흔들 수 있음을 경계한 것으로, 야당 내에선 여당이 중도층 표심 흡수를 노리는 보수진영의 전략을 막기 위해 사면론을 꺼내들었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021년 1월 1일 신축년 새해 첫날 서울 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朴 탄핵 찬반 인사들은 환영 일색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던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과 하태경 의원 등은 환영 입장으로 지지 의사를 보였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표가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할 생각 있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 "적극 동의하며 환영한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전직 대통령 두 분의 사면은 국민통합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며 "나는 수차 사면을 주장해왔으며, 여당 대표의 오늘 발언이 진심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보수진영 원내에선 이 대표의 사면 건의 언급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과 달리, 차기 대권주자이자 원외인사인 유 전 의원은 자신과 밀접한 이슈인 박 전 대통령 사면에 적극적인 입장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집권여당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참여했던 하태경 의원도 "여야 합의로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을 공식 건의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이낙연 대표의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박 전 대통령 석방운동을 주도하며 탄핵을 찬성했던 유 전 의원 등을 맹비난해오던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도 이날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조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보여주기 정치적 쇼가 아닌 불법탄핵의 잘못을 시인하고 지금이라도 즉시 박근혜 대통령을 석방해야 한다"면서도 국민의힘을 향해선 "더이상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등 민심에 반하는 주장을 중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앞서 이낙연 대표는 통신사들과의 인터뷰와 이날 현충원 참배 현장에서 "적절한 시기가 되면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께 건의드릴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사면의 '적절한 시기'에 대해 "법률적 상태나 시기 등 여러 가지를 감안해야 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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