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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LG 냉장고, 노트북, 스마트폰 구입 멈춰달라"

김종훈 입력 2021. 01. 04. 16:24 수정 2021. 01. 05.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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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집단해고 공대위, LG 제품 불매 운동 돌입

[김종훈, 유성호 기자]

 고용승계와 처우개선, 노조활동 등을 요구하다가 집단해고된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로비에서 해고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집단해고 사태해결을 위한 노동시민사회단체 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를 방문해 로비에서 농성중인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를 응원하고 있다.
ⓒ 유성호
 
[기사 보강 : 5일 오후 8시 46분]

"이제는 괜찮다."

지난 12월 31일부로 해고된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박소영씨가 4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아픈 곳은 없냐"라는 질문에 "까마귀 떼 같던 용역들이 많이 없어졌다"면서 한 말이다. 그는 "다시 전기도 들어오고 난방도 된다"면서 "많은 시민들과 언론에서 우리한테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준 덕분"이라고 고마워했다.

박소영씨와 동료들은 집단해고 사태에 반발해 지난달 16일부터 LG트윈타워 로비에 농성장을 꾸린 채 고용승계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새해 첫날인 1일 오후가 되자 농성장 전기와 난방이 예고 없이 중단됐다. 농성장으로 전달되던 도시락 반입도 건물을 봉쇄한 용역들에 의해 차단했다.

관련 소식이 SNS에 퍼지자 시민들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 자발적으로 모여들었다. 시민들이 다시 한번 도시락 반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이를 차단하려는 용역들과 몸싸움이 일기도 했다.

2일 장혜영 정의당 의원과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 등이 현장을 찾아 '도시락 반입' 등을 요구하며 파업 노동자들을 응원했다. 끊겼던 전기와 난방은 2일 오후 1시께부터 공급되기 시작했고 도시락 반입도 다시 허용됐다.

2019년 10월,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은 관리자 갑질 및 근무시간 꺾기 등을 이유로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이후 사측과 교섭하며 관행으로 여겨지던 토요일 공짜노동 등이 사라졌다. 하지만 처우개선과 정년연장 등을 요구하자 교섭이 교착됐다.

결국 LG트윈타워 건물을 관리하는 LG그룹 계열사 '에스엔아이코퍼레이션'은 지난해를 끝으로 박씨 등 청소노동자들이 소속된 하청업체 '지수아이앤씨'와 계약을 종료했다. 노동자들이 소속된 업체를 바꿈으로써 사실상 해고 통보를 한 것이다.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노동자들이 소속됐던 지수아이앤씨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고모인 구미정씨와 구훤미씨가 각각 50%씩 지분을 나눠 소유한 회사다. 두 사람은 이 회사를 통해 연간 50~60억 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받아 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청소노동자 쫓아내면 LG 제품도 쫓겨난다"
 
 노동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집단해고 사태를 규탄하며 LG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선언했다. 이날 이들은 “청소노동자라고 무시당하지 않고 사람대접을 받기 위해 노조에 가입했지만 돌아온 것은 집단해고로 쫓겨났다”며 “청소노동자들의 고용 승계가 보장되고 노동조합의 요구안이 관철될 때까지 LG 제품을 불매하겠다”고 말했다.
ⓒ 유성호
  
▲ “청소노동자 쫓어내는 LG, LG 제품 불매합니다” ⓒ 유성호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집단해고 사태 해결을 위한 노동시민사회단체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4일 트윈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G 제품 불매 운동 돌입을 선언했다.

공대위는 "지난 한 달 집단해고 사태를 해결하고자 계속해서 LG 측과 대화 시도를 해왔지만, LG는 어떠한 대화나 답변조차 거부하며 새해부터 농성장에 음식과 전기를 끊었다"면서 "LG에 대한 사회적 압력 없이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불매 운동을 시작한다. '고용승계' 한마디로 해결될 문제를 불매운동까지 이르게 한 책임은 LG에 있다"라고 밝혔다.

이날 공대위가 불매를 선언한 상품은 청소노동자들의 지주회사인 (주)LG가 30% 이상 지분을 가진 LG전자,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의 제품들이다.

공대위는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이 제자리에 돌아갈 수 있을 때까지 당분간 LG생활건강에서 만든 엘라스틴, 페리오, 샤프란, 데페이샵을 비롯해 LG전자의 TV, 냉장고, LG그램 노트북, LG스마트폰의 구입을 청소노동자들이 돌아갈 때까지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이런 가운데 구광모 LG대표는 4일 직원들에게 보낸 영상 신년사를 통해 "사람들의 생활방식이 더욱 개인화되고 소비 패턴도 훨씬 빠르게 변하면서 고객 안에 숨겨진 마음을 읽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면서 "이제는 고객을 더 세밀히 이해하고 마음  속 열망을 찾아, 이것을 현실로 만들어 고객 감동을 키워갈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구 대표는 "고객을 촘촘히 쪼개서 보며 그렇게 세분화된 고객별로 각각의 니즈를 깊고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평범하고 보편적인 니즈가 아니라 고객을 완벽하게 만족시킬 수 있는 니즈를 찾아야 한다. 고객의 삶에 더 깊이 공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노동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집단해고 사태를 규탄하며 LG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선언했다.
ⓒ 유성호
 
LG트윈타워 건물을 관리하는 에스엔아이코퍼레이션 측은 4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고용승계를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면서 "내부 검토를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 측은 "1일부로 양태가 달라졌다. 그전까진 계약 해지 이전에 농성을 한 것이라면 지금은 계약 해지 후 농성을 하는 것"이라면서 "내부적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 다양한 방면으로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회를 비롯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연대하고 있는 것을 아느냐'라는 질문에 대해선 "알고 있다"면서 "뭔가 액션이 일지 않겠냐"라는 두루뭉술한 답변만 남겼다.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우원식·박홍근·박영순·이동주 의원 등은 트윈타워 농성장을 찾아 "고용 승계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면서 "LG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다음날인 31일에는 긴급 논평을 내고 "민주당 을지로위는 집단해고로 갈 곳 잃은 청소노동자들이 다시 일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동자들과 함께 연대하며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청소노동자들의 상황이 알려지자 시민들의 연대 움직임 역시 이어졌다. 트위터를 중심으로 일어난 '밥 한 끼 연대' 운동에 3000여 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여해 4500만 원 가량의 성금이 쌓였다.

지난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LG(LG트윈타워) 건물미화관리 80명 부당집단해고 말도 안 되는 현실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에는 4일 오후 3시 기준 2만2000명에 육박하는 시민들이 동의 의사를 밝혔다.

이런 가운데 LG트윈타워 건물을 관리하는 에스엔아이코퍼레이션 측은 5일 보도자료를 통해 "고용노동부 남부지청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민주노총 LG트윈타워 분회 관계자 등이 참석해 조정회의가 열려 전환 배치를 통한 고용 유지 계획을 밝혔지만, 노조측에서 트윈타워 계속 근무를 요구하며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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