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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집값 잡겠다던 홍남기..본인 아파트 고가에 팔았다

전경운 입력 2021. 01. 04. 17:06 수정 2021. 01. 1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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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아파트 등기부등본 입수
작년 12월 매매 거래 종결
반년만에 2주택 꼬리표 떼
계약 당시 기준 9.2억 최고가
퇴거위로금 주고도 3억 차익
올 시무식서도 "집값 잡을것"

지난해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맞물려 큰 논란이 됐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경기도 의왕시 소재 아파트가 최종 매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아파트는 세입자의 갑작스러운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로 거래가 불발될 위기에 처하자 홍 부총리가 세입자에게 퇴거위로금을 준 것으로 알려지며 '임대차3법'의 대표적 부작용 사례로 회자됐다. 홍 부총리가 우여곡절 끝에 힘겹게 1주택 공직자가 된 것이다. 그러나 법의 현실적 맹점은 개선하지 않고 '꼼수'로 위기를 해결해 정부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수장으로서 '영(令)'이 서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4일 매일경제신문이 입수한 홍 부총리의 의왕시 내손동 소재 130㎡형(약 39평형) 아파트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지난달 홍 부총리에게서 매수자로 소유권 이전이 완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매매가는 9억2000만원으로, 지난해 8월 계약 당시 기준으로 최고가다. 이날 기준으로 동일 평형 최고 실거래가는 9억2800만원이며 전년 동기 기준으로는 같은 평형의 비슷한 층 아파트 거래가 대비 1년 만에 2억원가량 오른 가격이다. 3.3.㎡당 매매가는 약 2360만원으로 2011년 당시 분양가가 3.3㎡당 1300만~1600만원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시세 차익이 3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홍 부총리의 의왕 아파트를 매수한 이는 길 건너 같은 단지에 거주하던 이웃으로, 부부 공동명의로 홍 부총리 집을 사들였다.

2013년 의왕 아파트를 취득한 홍 부총리는 2017년 공무원 특별공급으로 세종시 아파트 분양권을 추가 취득하면서 다주택자가 됐다. 이번 정부 들어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폭등세를 이어갔고, 이에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 2019년 말부터 다주택 공직자들에 대해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를 처분할 것을 강하게 권고했다.

부동산 정책 총책임자인 홍 부총리는 당초 의왕 아파트를 계속 보유하고 세종시 아파트 분양권 계약을 해지해 1주택자가 될 계획이었다. 그러나 세종시가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분양권 전매가 불가능해지자 의왕 아파트를 처분하기로 결심하고 지난해 8월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같은 해 7월부터 시행된 임대차3법 영향에 '뒤통수'를 맞았다.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다른 전셋집을 구하기 어려워진 홍 부총리의 의왕 아파트 세입자가 갑자기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본인이 시행한 임대차3법에 자승자박한 격이라 "국민 바보 형"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이후 중개인과 홍 부총리 측의 전방위적 설득 끝에 세입자 마음을 바꿨지만 이 과정에서 홍 부총리가 세입자에게 위로금 명목으로 퇴거지원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로금 액수를 두고 수백만 원에서 2000만원까지 여러 소문이 돌고 있지만 실제 지급액은 확인되지 않는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본인 스스로 정부 정책 맹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퇴거지원금이라는 법적 근거도 없는 음성적 거래를 제도적으로 정착시킨 꼴이 됐다"고 꼬집었다. 홍 부총리가 세입자에게 위로금까지 줘 가며 아파트를 판 것은 계약 파기를 막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세종시 분양권 잔금 납입, 서울 마포구 전셋집 계약 만료 등과 엮여 거래를 서두른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홍 부총리는 기재부 시무식에서 "연초부터 모든 정책 역량을 투입해 반드시 그리고 확실하게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가 이뤄지도록 진력해 나가야 한다"며 집값 안정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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