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귀하는 희망퇴직 대상입니다" 새해부터 구조조정 칼바람

김경민 입력 2021. 1. 5. 06:00 수정 2021. 1. 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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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재계에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로 경영 전망이 시계제로인 상황 속에 잔뜩 움츠린 기업들이 장기 불확실성 대응을 위한 비용절감과 몸집 줄이기에 집중하고 있다.

"김 대리도 희망퇴직했대" 5일 본지 취재 결과 전자·자동차·중공업·건설·호텔면세·유통 등 거의 전 업종에서 주요 대기업들이 희망퇴직을 실시했거나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희망퇴직은 사업 실적과 무관하게 대부분의 기업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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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현대·롯데 등 전 업종서 희망퇴직
"코로나 경영 모르겠다. 사이즈부터 줄인다"
20대 대리도 2년치 연봉에 퇴사
1분기 채용계획 역대 최저, 취준생도 직격탄

[파이낸셜뉴스] 새해 벽두부터 재계에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로 경영 전망이 시계제로인 상황 속에 잔뜩 움츠린 기업들이 장기 불확실성 대응을 위한 비용절감과 몸집 줄이기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업종과 나이, 실적을 불문하고 전방위적인 희망퇴직 바람이 감염처럼 퍼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대리도 희망퇴직했대"

5일 본지 취재 결과 전자·자동차·중공업·건설·호텔면세·유통 등 거의 전 업종에서 주요 대기업들이 희망퇴직을 실시했거나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가 파악한 기업만 삼성전자, LG전자, LG이노텍, 르노삼성, 삼성중공업, 현대엔지니어링, 현대건설, 호텔신라, 롯데하이마트 등 10여곳에 달한다.

주로 저성과 고연봉자가 대상이지만 이들 중에는 20~30대 사원·대리급 주니어 직원들까지 포함된 곳도 상당수다. 몇년 째 희망퇴직을 반복하면서 아예 상시 제도로 굳어진 곳들도 있다.

희망퇴직은 사업 실적과 무관하게 대부분의 기업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 불확실성에 대비해 '일단 줄이고 보자'는 절박감이 묻어난다. 재계 관계자는 "되는 기업은 되고 안 되는 기업은 망한다는 K형 성장이 전망되고 있는 데다 정부의 반기업 정책은 현실화하고 있다"며 "올해 기업들은 우선 어려운 사업은 빨리 접고 인건비부터 줄이면서 최대한 보수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2~3년치 연봉줘도 내보낸다

재계 맏형인 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반도체·스마트폰 업황 회복과 가전 펜트업(억눌렸던 수요가 폭발하는 현상) 효과로 실적 신기원을 쓰면서 주가도 연일 최대치를 찍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미래에 대한 위기감이 팽배하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세트(CE·IM)와 부품(DS) 부장급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일부 희망퇴직을 받았다.

LG전자는 수년째 적자가 계속되고 있는 스마트폰(MC)사업본부와 책임(차·부장)급 직원들을 중심으로 수차례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최근에는 11~12월에도 희망퇴직을 받았다.

또 부품계열사인 LG이노텍도 지난해 발광다이오드(LED)사업부 직원들을 전환 배치하거나 희망퇴직시키고, 사업 철수를 완료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은 20~30대 사원·대리급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르노삼성과 삼성중공업 등도 매년 연말이면 희망퇴직을 실시, 아예 상시 제도화했다.

면세점 사업이 직격탄을 맞아 숙원 사업인 한옥 호텔 건립이 중단된 호텔신라도 결국 희망퇴직을 실시했으며 롯데하이마트도 지난해 3월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에 이어 지난달 또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회사 사정이 어려워져 올해 직원 수를 10~20%까지 감축한다는 소문이 횡횡하다"며 "사내망을 보면 고과가 좋지 않은 직원들 위주로 새해부터 이직 자리를 많이 알아본다는 내용이 많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만큼 올해 채용 문은 더욱 좁을 것으로 관측된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2020년 하반기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국내 상용직 5인 이상 사업체의 지난해 4·4분기~올해 1·4분기 채용 계획 인원은 25만3000명으로 전년동기대비 3000명(1.1%) 감소했다. 이는 정부 조사가 시작된 2008년 이후 역대 최저 규모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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