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트럭 짐칸 강아지? 학대 논란 속 드러난 반전 감동

한류경 기자 2021. 1. 5.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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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한 택배기사의 동물 학대 의심 행동이 '반전 사연'으로 감동을 전하고 있습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느 택배 기사가 짐칸에 강아지를 방치한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쓴이는 "강아지가 짐칸에서 벌벌 떨고 있고 상태도 꼬질꼬질하다. 오지랖인 거 알지만, 주변 위험이 많은 곳에 강아지를 혼자 두는 건 방치"라고 동물 학대라고 지적했습니다.

온라인 공간에서 이 글이 주목을 받자, 해당 택배 기사 A 씨는 직접 글을 올렸습니다.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A 씨는 "우선 저와 저의 반려견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 사과드린다"고 운을 뗐습니다.

그리고 자초지종을 설명했습니다.

A 씨가 키우는 반려견은 말티즈 종으로 올해로 10살, 이름은 경태입니다.

A 씨는 지난 2013년 장마철, 집 앞 주차장 화단에서 경태를 처음 발견했습니다.

온몸에 털이 빠지고 겨우 숨만 붙어있는 상태였습니다.

병원으로 데려가 검사를 받아보니, 경태는 사람에게 받은 물리적 타격으로 뼈가 부러져있었습니다.

치료 없이 방치돼 자연적으로 뼈가 붙은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습니다.

심한 피부병도 앓고 있었고, 심장사상충 말기로 당장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상태는 나빴다고 합니다.

경태는 A 씨 덕분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회복했습니다.

그렇게 이 둘은 가족이 되었습니다.

A 씨는 "강아지에게 큰 애정이 없던 사람이었지만, 경태를 만나고 인생이 바뀌었다"고 했습니다.

경태는 과거 불안한 기억 때문인지 A 씨가 안 보이면 밥도 안 먹고 짖고 울기만 한다고 합니다.

택배 업무 특성상 육체적 노동과 더불어 늘 시간에 쫓기다 보니 경태를 돌볼 시간이 없어 함께 배송 업무를 시작하게 됐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늘 탑차 조수석에 두다가 혼자 있으면 불안해해 배송할 때만 탑칸에 두게 됐다고 했습니다.

A 씨는 "조수석이나 운전석 뒷공간에 편안한 자리를 만들어 줘도 경태에게는 무용지물이라 그냥 저와 경태가 만족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지내고 있었다"며 "이런 방법이 어떤 고객님께는 상당히 불편하셨나 보다"라고 했습니다.

"걱정하고 염려하는 부분 어떤 마음인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걱정하는 부분을 조금만 지켜봐 달라. 차후에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고치겠다"고 했습니다.

A 씨는 경태의 사진도 함께 올렸습니다.

2013년 퇴원 당시 경태 모습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최근 경태 모습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이 글에는 A 씨와 경태의 앞날을 응원한다는 댓글이 수백개 달렸습니다.

택배업을 했었다는 한 누리꾼은 "일 끝나면 피곤해서 산책도 못 갔다. 맘 같아선 데리고 다니고 싶었는데 엄두가 안 났다"며 "진짜 대단하다. 날 추워지는데 경태랑 조심히 안전운전하길 바란다"고 남겼습니다.

또 다른 누리꾼들도 "물건 수도 없이 내리실 텐데 그때마다 안고 옮기시는 거잖아", "경태는 진짜 행복한 강아지네요", "경태랑 기사님 행복하게 해주세요"라며 훈훈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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