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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인'이가 '율하' 된 까닭은?..양부모가 쓴 글 보니

신재웅 입력 2021. 01. 05. 20:19 수정 2021. 01. 10.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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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입양된 지 열 달 만에 생을 마감한 정인이 사건.

충격적인 학대를 저지른 양부모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저희 MBC가 정인이 사건의 수사 기록을 입수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이해하기 힘든 대목 중 하나는 그럴 거면 '도대체 왜 입양을 했을까'인데 자신들의 '친딸'을 위한 목적이 가장 컸다는 게 수사기관의 판단이었습니다.

신재웅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정인이가 묻힌 경기도 양평의 공원묘지엔 아침부터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처음엔 앙상한 나뭇가지 옆에 아이 사진과 명패만 덩그러니 놓여있던 묘지.

지금은 꽃다발과 장난감, 편지는 물론 간식과 쌀밥까지 가득합니다.

[신현진/추모객] "하늘나라에서라도 늦었지만 많은 엄마, 이모들이 행복하길 바라고 있다고… 마음껏 행복하고 더 이상 아프지 말라고…"

슬픔에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나서우/추모객] "양모가 받을 수 있는 최고의 형벌을 내려달라고… 어제 (법원에) 진정서 제출했고요. 오늘도 가서 제출을 하려고요."

MBC는 양부모가 재작년 7월 정인이를 데려오며 입양기관에 냈던 '에세이' 내용과 수사기록을 입수했습니다.

양엄마인 장 모 씨는 "남편과 연애시절부터 입양을 계획했으며, 종교적인 믿음으로 결정하게 됐다"고 적었습니다.

이 부부는 실제로 정인이를 돌봤던 위탁가정에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신 모 씨/정인이 위탁모] "(양부모가) '자기 (친)딸보다 더 기도를 (하고), 데려가려고 준비를 기도로 많이 했다'는 등 뭐 이러니까 저희는 너무 (입양) 잘 갔다고 생각했고…"

하지만 실상은 달랐습니다.

양엄마 장 씨를 잘 알던 주변인들은 "입양의 가장 큰 동기는 '친딸에게 같은 성별의 동생을 만들어 주기 위한 것'으로 보였다"고 경찰에서 진술했습니다.

실제로 장씨는 친딸의 영어 공부 모임이나 가족 식사 모임 때 정인이만 혼자 어두운 지하 주차장에 두고 온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또 "정인이의 눈과 귀에서 진물이 나오는데도 친딸과 함께 놀이터에 데리고 나왔다"다는 지인의 진술도 확보했습니다.

이런 모습에 "저러려면 왜 입양을 했을까" 의문을 가졌다고 합니다.

인터넷 맘카페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했던 양엄마 장 씨는 입양을 하면서 정인이의 새이름을 두고 맘 카페에서 투표를 한 뒤 '율하'로 바꿨습니다.

이는 두 살 많은 친딸의 이름과 돌림자를 맞춰 지은 이름이었습니다.

입양 뒤에도 남긴 글 대부분은 친딸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정인이에 대해선 "얼른 커서 수준 맞게 놀아줬으면 좋겠다"는 말이 전부였습니다.

양모에게 정인이는 '친딸에게 선물한 여동생'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는 추정까지 가능케 하는 대목입니다.

[이웃 주민(지난해 11월)] "(숨진) 아기는 한 번도 못 봤어요. 첫째 애만 봤어요. 둘째 애는 본 적이 없어요."

장 씨의 심리 상태는 도대체 어떤 것이었을까.

장 씨는 주변에 "정이 안 붙어서 걱정"이라고 하고, 남편에게도 "우리가 입양을 너무 쉽게했다. 이러다 죄 받을까 무섭다"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반면 친구에게 보낸 메세지에선 "율하가 진상이라 '참을 인' 백만 번 새기다가 화병나고 있다. 어떤 방법으로 풀어야 할지 찾는 중이다"라고 적었습니다.

'화병을 푼 방법'은 결국 '가혹한 학대'였습니다.

[유성호/서울대학교 법의학과 교수] "(췌장은) 깊숙한 곳에 있는 장기인데, 그게 절단이 될 정도였다면 그냥 '단순사고로 보긴 어렵다'라는 판단이 듭니다."

수사기관은 이런 정황들을 토대로 장 씨가 입양을 결정한 이유를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장 씨가 친딸의 성장 과정에서 정서적인 유대 관계를 길러주기 위해 터울이 적은 여자아이를 입양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막상 입양을 하고 보니 쉽게 정이 가지 않자 육아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게 됐고, 결국 학대하고 방임하게 됐다"는 겁니다.

입양 전 환하게 웃던 정인이는, 입양 후 팔과 다리가 멍으로 얼룩졌습니다.

숨지기 열흘 전, 아마도 억지로 카메라 앞에 나왔을 TV 방송에서는 깡마르고 검게 변한 얼굴에 미소를 잃어버린 모습이었습니다.

MBC뉴스 신재웅입니다.

(영상취재: 김희건 / 영상편집: 정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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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웅 기자 (voice@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048960_349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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