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풀가동에도 올해 반도체 가격 상승 못막는다
업계에선 밀려드는 주문량에 따른 TSMC의 자신감으로 해석한다. 지난해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비대면 경제가 활성화되며 파운드리 사업은 초유의 호황을 맞고 있다. TSMC는 이미 1년치 주문량이 쌓였다는 후문이다.
이같은 공급부족 현상은 다른 파운드리 업체에서도 엿보인다. 삼성전자와 미국 글로벌 파운드리 역시 현재 풀가동 상태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파운드리 공급 부족이 반도체 공급망 전반을 압박하며 도미노 가격상승을 부를 수 있다고 본다. 실제 8인치 파운드리에서 생산되는 전력반도체(PMIC)와 디스플레이구동칩(DDI) 같은 제품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파운드리 제조가격이 오르면 팹리스에서 지불할 돈이 늘어 반도체 가격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버용 D램(DDR 32GB) 고정거래가격은 110달러로 지난달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5개월 연속 하락했던 가격이 다시 보합세로 돌아선 것이다. 최근 PC용 D램(DDR4 8Gb) 평균 고정거래가격도 지난달과 같은 2.85달러로 집계됐다.
당초 올해 1분기 들어서야 D램 가격이 하락세를 멈출 것으로 예상됐는데, 회복세가 빨라진 것이다. 고객사들의 재고가 줄어든 데다 마이크론 대만 정전 사태도 가격 하락을 방어했다. 고정거래가격의 선행지표인 현물가격은 이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모두 올해 신규 생산량 증설을 자제할 것으로 예상되며, 지난해 말부터 재개된 아마존,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데이터센터 투자도 가속화되면서 업황 반등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포스는 올 1분기 서버용 D램 계약가격이 약 5%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21년 반도체 업종의 화두는 제품 가격의 인플레이션"이라며 "이런 현상이 발생하기 어려웠던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제품 공급 부족과 제조 설비 부족으로 가격 상승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D램뿐 아니라 선단공정 파운드리에서도 슈퍼사이클(초호황)이 나올 수 있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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