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 대변인 "한국, 70억 달러 볼모로 잡아"
[앵커]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선박을 나포한 이란이 자국의 속내를 조금 더 솔직하게 드러냈습니다.
정부 대변인이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가 70억 달러를 볼모로 잡고 있다고 말한 건데요.
미국의 제재 때문에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석유대금이 이번 선박 나포의 배경이라는 점을 인정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두바이 박석호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해양 오염을 단속한다는 이유로 정예부대인 혁명수비대를 투입해 민간 선박을 나포한 이란.
사실상 인질극이 아니냐는 비판을 의식한 듯, 정부 대변인이 기자회견에 나섰습니다.
라비에이 대변인은 이 자리에서 자신들이 인질극을 벌이는 게 아니라, 오히려 한국이 70억 달러를 볼모로 잡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알리 라비에이/이란 정부 대변인 : "볼모 잡이를 하는 건 한국입니다. 정당한 근거도 없이 이란 돈 70억 달러를 볼모로 잡고 있습니다."]
미국의 제재 때문에 한국 시중은행에 동결된 이란 석유 대금 문제를 직접 제기한 겁니다.
라비에이 대변인은 한국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않았다며 서운함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한국 선박 나포가 동결된 자금 문제와 연관돼 있음을 이란 정부가 직설적으로 인정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라비에이 대변인은 다만 이번 선박 나포가 기술적인 문제라고 거듭 강조했는데, 이는 해결 방법이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들립니다.
이런 가운데 이란군은 어제부터 대규모 무인기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이는 최근 이슬람 수니파 국가들이 이스라엘과 수교를 맺은 데 이어 카타르와도 외교관계를 복원하면서 이란의 입지가 좁아지자, 이란 군부가 호르무즈 해협과 인근 지역에 대한 군사적 영향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됩니다.
두바이에서 KBS 뉴스 박석호입니다.
영상편집:장수경
박석호 기자 (parkseokh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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