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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진욱, 20년 전 만난 하버드의대 교수 믿고 장기 투자"

김민중 입력 2021. 01. 06. 15:14 수정 2021. 01. 06.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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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설립 준비단 관계자와 인터뷰
현 미코바이오 대표 권유로 4년전 투자
야당,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 제기
주변에 "수익률 0..망한 개미일 뿐"
5일 오전 김진욱 공수처장 후보자가 서울 종로구의 인사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자는 20년 전 미국 유학 시절 만난 바이오 업체 대표와 인연 때문에 4년 전부터 해당 업체에 장기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인 국민의힘이 “김 후보자가 코스닥 상장사 미코바이오메드 8343주를 매입하는 과정에 업체 대표와 친분으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게 아니냐”고 제기한 의혹과 관련해서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이날 “미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해 거래한 적이 없다. 상세한 내용은 청문회 과정에서 소상히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 본인은 의혹에 대해 주변 인사들에 “나는 4년 동안 수익은 0인 실패한 투자자, 망한 개미일 뿐”이라며 자조하기도 했다고 한다.

중앙일보는 이날 익명을 요구한 공수처 설립준비단 관계자로부터 김 후보자의 주식투자와 관련한 사연을 전해 들었다.


“한인 커뮤니티 인연, 10여년 후 투자 제안”
설립 준비단 관계자는 “김 후보자는 2001~2002년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유학할 당시 한인 커뮤니티에서 하버드대 메디컬스쿨 연구 교수로 재직하던 김성우 씨를 알게 됐다”며 “이후 2017년 김씨가 자신이 대표로 있던 나노바이오시스에 투자할 것을 권유해 김 후보자가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노바이오시스는 2009년 설립된 종합 체외진단 의료기기 업체다. 현재는 2017년 11월 합병한 미코바이오메드 이름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다. 김성우 씨는 현재 미코바이오메드 대표이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017년 3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미코바이오메드 주식 5813주를 8300원에 매입했다. 기존 주주 외에 제3자에게 증자 주식을 배정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의 권유를 김 후보자가 받아들였기에 제3자로 지목받고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매입 가격(8300원)은 당시 시세(9100원가량)보다 9%가량 싸다. 할인율이 적용돼서다. 보통 유상증자를 하면 주식 수가 불어나고 주가가 하락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할인율을 적용한다. 이 과정에서 김 후보자는 미코바이오메드와의 합병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하버드 교수의 바이오 기업, 믿을 만해 투자”
김 후보자가 김 대표의 투자 권유를 받아들인 건 유학 시절 한인 커뮤니티에서 겪은 김 대표의 실력과 성품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김 대표는 컬럼비아대에서 신경생물학 박사를 취득했고, 하버드대 메디컬스쿨 교수를 지냈다. 김 후보자는 이런 경력을 보고 바이오 업체를 이끌만한 능력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김 후보자는 5~10년을 내다보고 장기 투자를 했다는 게 설립준비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미국 보스톤 하버드대 안에 있는 창립자 존 하버드 동상. 강현효 기자


야권 “미공개정보 이용했는지 검증할 것”
야당은 “김 후보자가 투자에 앞서 기업 내 비밀 정보를 건네받는 등 불법을 저지른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청문회에서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설립준비단 관계자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면 매수 직후 주가가 크게 올랐어야 했지만, 2017년 11월 10일 4150원까지 폭락했다”고 반박했다. 실제 미코바이오메드 주가는 반 토막이 난 뒤 2020년 초까지 비슷한 수준에서 횡보했다. 이후 주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테마주로 묶이면서 주가가 7월 24일 장중 3만 3900원까지 폭등한 적 있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장기 투자 목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차익 실현에 나서지 않았다고 한다.


“현재 종합 수익률 0% 수준”
김 후보자는 지난해 8월 중순 이후 2500주가량을 평균 주당 2만5000원가량에 추가로 매수했다고 설립준비단 관계자는 전했다. 현재 주가는 5일 종가 기준 1만1300원이다, 추가 매수 시점과 비교해 45%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 결국 종합 수익률은 0% 수준이라고 한다. 4년 가까이 투자해 거둔 성적표라 사실상 마이너스인 셈이다.

김 후보자는 미코바이오메드 주식을 추가로 살 당시 삼성전자, 유한양행, SK텔레콤 등 12개 종목(현 시가 약 1000만원)도 매수했다고 한다. 김 후보자가 최근 제출한 인사청문 자료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13개 상장사 주식을 보유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시가는 미코바이오메드 9385만원을 포함해 1억 675만원 어치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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