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의 이상한 '조건부 출사표'.."안철수 입당하면 불출마"

[2021 4·7 보궐선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7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오늘 야권 단일화를 위해 안철수 후보님께 간곡히 제안하고자 한다. 국민의힘으로 들어와 달라. 합당을 결단해 주시면 더 바람직하다”며 “그러면 저는 출마하지 않고 야권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입당보다는 합당에 무게를 뒀다. 오 전 시장은 “양 당의 화학적 결합만이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켜 양대 선거, 특히 대선의 승리 가능성을 최대한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입당이나 합당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출마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입당이나 합당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저는 출마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 제1야당 국민의 힘으로서는 후보를 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임을 국민 여러분이 이해해 주시리라 믿는다”며 “당선일로부터 바로 시정의 큰 줄기와 세세한 디테일을 함께 장악하여 일에 착수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로서 선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도 피력했다. 이어 “저 오세훈은 당내 경선으로 선택된 후보의 당선을 위해 어떤 도움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이번 제안에 저 오세훈의 정치적 이해관계는 없다. 오로지 야권의 역사적 소명인 ‘야권 단일화’가 중심에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출마 결심 시기에 대해서는 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이 발표한 일정은 오는 18일부터 후보 등록이 시작된다. 17일까지는 안철수 후보님의 결단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이날 조건부 출사표를 던진 이유에 대해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 그 자체보다도 그 이후 치러지는 다음 대선에서의 야권 분열이 더 걱정되기 때문”이라며 “지금 안 대표가 구상하는 형태의 단일화가 반드시 대선에서의 야권 단일화를 담보할 수 없다. 자칫 이번 보선의 어설픈 단일화가 그다음 치러지는 대선에서 야권 분열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