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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소멸' 이미 현실이 됐다..전남 828개교·경북 729개교 '폐교'

최현만 기자 입력 2021. 01. 10. 07:28 수정 2021. 01. 1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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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학대상아동 3~4명 불과..전교생 1명인 곳도"
높은 전출인구까지 '악재'
오는 2월 28일 폐교를 앞둔 소천초등학교 분천 분교의 모습.© 뉴스1

(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몇 년 전만 해도 학교에서 오케스트라를 꾸려서 지자체 행사에서 연주하기도 했는데 최근에는 학생들이 많이 줄어 여의치 않네요."

경북 봉화군 소재 소천초등학교의 최진열 학교장은 학생 수가 점점 줄어드는 것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학생들이 협업을 바탕으로 악기를 체험하도록 오케스트라를 학교 역점 사업으로 진행해왔으나 이마저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기준 소천초에 다니는 1~6학년 학생들은 총 27명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본교와 3개의 분교를 모두 합친 숫자다.

분천·임기·두음 분교는 과거 독립된 학교였지만, 학생 수가 줄면서 분교로 격하됐으며 분천 분교는 결국 오는 2월 28일 자로 폐교를 앞두고 있다. 분천 분교의 학생 수는 2명에 불과하다.

최 학교장은 "15년 전만 해도 80~100명 가까이 되던 학생 수가 최근에는 크게 줄었다"며 아쉬워했다.

10일 지방교육재정알리미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폐교 수가 서울은 3개에 불과했지만, 전남은 828개로 나타나는 등 저출산과 높은 전출 인구로 지방이 학생 수 감소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폐교 수는 구체적으로 Δ서울 3개교 Δ부산 44개교 Δ대구 36개교 Δ인천 57개교 Δ광주 15개교 Δ울산 27개교 Δ세종 2개교 Δ경기 169개교 Δ강원 460개교 Δ충북 253개교 Δ충남 264개교 Δ전북 325개교 Δ전남 828개교 Δ경북 729개교 Δ경남 582개교 Δ제주 32개교다.

소천초 학생들이 수업을 받는 모습. 학생이 많지 않다.© 뉴스1

◇"공동생활 필요한데 못해…취학 대상 아동 3~4명 불과"

곧 폐교를 앞둔 학교장들은 하나같이 학생이 적어 교육이 여의치 않았다고 털어놨다.

전라도의 김모 학교장(53)은 "학생들이 그래도 좀 있어야 공동체 생활을 지도하고 학생들끼리 활동다운 활동을 하고 경쟁이라도 해보는데 학생이 너무 없다"고 말했다.

이 학교의 전교생은 1명이다. 학교에 20~30명의 학생들이 있을 때도 있었지만, 입학하는 학생 수가 점점 줄면서 홀로 남은 것이다. 1명 남은 학생이 올해 졸업하면서 자연스럽게 폐교를 앞두게 됐다는 게 김 학교장의 설명이다.

앞서 언급한 최 학교장 역시 "지역의 한 해 취학 대상 아동이 3~4명 정도에 불과하고 학생 수가 적다 보니 교육상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학교에 가도, 학교를 마쳐도 친구가 거의 없으니까 사회성을 걱정하는 학부모들이 꽤 있다"고 밝혔다.

3~4명의 취학 대상 아동마저 사회성 함양 등 이유로 다른 지역 학교에 입학하면서 소천초 본교의 1·2학년 학생 수는 0명이다.

아울러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 수가 적다보니 1·2학년, 3·4학년, 5·6학년을 묶어서 수업을 진행해 학생들은 전체 40분 수업 시간 중 20분만 자기 학년에 맞는 수업을 듣는 등 비효율적인 교육이 나타나기도 했다.

다만, 일부는 아쉬운 교육 환경에도 때 묻지 않은 자연 등 장점도 있다고 얘기했다.

최 학교장은 비록 분천 분교는 폐교되지만, 다른 분교와 본교 입학생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며 "도시보다는 시골에서 아이를 키우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는 부모님들이 많이 와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근처에 깊지 않은 맑은 개울과 휴양림이 있다"며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있어 아이 건강에 분명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균형발전박람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영상메시지/뉴스1 © News1 주기철 기자

◇'지방 소멸' 위기인데…수도권 인구는 저출산에도 되레 늘어

비수도권 지역은 저출산에 높은 전출 인구라는 이중고로 이렇듯 극심한 인구 감소를 겪고 있다.

지난 3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Δ부산 Δ대구Δ 광주 Δ대전 Δ전북 Δ전남 Δ경북 Δ경남 등 상당수 비수도권 광역 지자체는 사망자가 출생자보다 많을 뿐 아니라 전출도 전입보다 많아 인구가 급감하고 있다.

반면, 수도권은 전입 인구가 많아 저출산에도 오히려 인구가 크게 늘고 있다

2020년 기준 수도권 인구는 2019년 대비 11만2508명이나 늘어 2603만8307명을 기록했다.

서울이나 인천에서 1인 세대 증가 등의 이유로 전출이 늘면서 인구가 7만4840명이 줄었지만 경기도에서 전입 인구 급증으로 인구가 무려 18만7348명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우리나라 출생자 수가 역대 최저를 기록하고 주민등록 인구는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지만, 수도권 인구는 되레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수도권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씻으려면, 비수도권 지역 산업을 살리는데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태기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균형발전을 한다며 세종시로 공공기관을 이전했지만, 영·호남 지역의 경제는 오히려 후퇴했다"며 "균형 발전의 핵심은 지역 산업 발전이기 때문에 정부가 여기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chm646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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