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아시아경제

文 '콘크리트 지지층' 흔들리나..'MB·朴' 사면론 '친문' 부글부글 [한승곤의 정치수첩]

한승곤 입력 2021. 01. 10. 10:11

기사 도구 모음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이낙연 'MB·朴' 사면론..친문 '부글부글'
文대통령 지지율 35.1%..부정평가 60%
두 전직 대통령 사면 어떤 결론 나오나
문재인 대통령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에 '친문'(親文·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정치적 철학을 지지하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지지층) 세력의 반대가 연일 이어지면서, 이 대표는 물론 민주당에서도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의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층'인 30~40대 지지층에서 균열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또한 박 전 대통령을 탄핵하고자 들었던 '광화문 촛불' 집회에 대한 권리를 친문에서 내세우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아예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 대표를 징계해달라는 취지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문 대통령 부정평가는 핵심 지지층에서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 여론조사 기관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 국정수행에 따른 긍정평가는 6주 연속 30%대를 기록하고, 부정평가는 60%대를 넘어섰다. 30, 40대에서 부정평가가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4~6일 전국 성인남녀 15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전주보다 1.5%p 하락한 35.1%로 나타났다. 긍정평가는 지난해 12월 1주차에 37.4%를 기록한 이후 36.7%(2주), 39.5%(3주), 36.7%(4주), 36.6%(5주) 등 6주 연속 30%대 머물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 당대표실에서 연합뉴스와 2021년 신축년 새해를 맞아 인터뷰하고 있다.

반면, 부정평가는 전주보다 1.3%p 오른 61.2%를 기록했다. 특히 부정평가 중에서 '매우 잘못함'(47.1%)이라는 평가가 '잘못하는 편'(14.1%)이라는 평가보다 훨씬 우세했다.

부정평가 상승에는 핵심 지지기반인 30, 40대와 여성의 이탈이 영향을 끼쳤다. 문 대통령을 향한 부정평가는 30대에서는 전주보다 3.9%p 상승한 62.2%(긍정평가 33.1%), 40대는 2.4%p 오른 54.0%(45.2%), 여성은 3.6%p 상승한 60.2%(35.5%)였다.

20대(긍정 31.1% / 부정 62.3%)와 50대(38.3% / 60.0%), 60대(30.1% / 66.5%), 70세 이상(29.5% / 64.3%)에서도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섰다. 4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부정평가가 60%를 넘어섰다. 여론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결과는 리얼미터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부정평가 배경에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과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 관련 논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크고 작은 악재가 연발됐는데, 그 분위기를 반등시킬 만한 요인이 보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지난 2016년 11월 서울 광화문 광장에 박근혜 당시 대통령 탄핵 집회에 모인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탄핵을 외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왜 촛불 목소리 듣지 않나" 'MB·朴' 사면론 '부글부글'

30, 40대에서 부정평가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사면론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견해가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40대 친문에서 사면론에 강한 반대를 하는 것이 부정평가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친여'(親與)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대표가 추진하는 이른바 'MB·朴 사면론'에 반대하는 글은 물론 이 대표를 탄핵하자는 취지의 거친 주장도 올라오고 있다.

한 민주당 지지자는 이 대표가 당을 해치는 해당 행위를 했다며 윤리위반으로 당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180석 당을 대표하는 사람이 최고위원들에게는 입단속을 시키고 정작 당 대표는 스스로 '이것이 국민 통합을 위한 길이다' 라고 하며 당원과 지지자들의 찬반 의사도 없이 청와대와 아무런 이야기도 없이 독단적으로 '오랫동안 생각해온 충정이다' 라고 말하면서 무마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한 30대 민주당 지지자는 "박근혜 탄핵은 우리 촛불 시민들이 추운 겨울 광화문에서 촛불 들며 이룬 업적이다"라면서 "왜 이런 큰 결정을 이 대표가 독단적으로 내리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는데, 본인이 선택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40대 민주당 지지자 김 모씨는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고 박근혜(전 대통령)를 탄핵하고 결국 문재인 정권을 만들어냈다"면서 "그럼 촛불 시민들의 의견을 구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인들이 책임있는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 이 대표에 대한 당 지지자들의 분노가 크다. 이에 대한 입장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련의 상황을 종합하면 'MB·朴 사면론'에 반대하는 일부 친문 세력과 민주당 지지자들은 과거 2016년 11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 취지의 촛불 집회와 관련 이에 대한 권리를 내세우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문재인 정부 출범의 주요한 역할을 했으니 민주당의 크고 작은 결정에서도 친문의 결정을 참고하라는 취지의 주장으로 보인다.

회사 자금 횡령과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지난해 10월29일 대법원 상고심에서 징역 17년이 확정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30일 오전 진료를 위해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이명박·박근혜 사면 '반대' 54% …이낙연 '사면론' 어떤 역할할까

이런 가운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 국민의 절반 이상이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8일 나왔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18세 이상 1001명에게 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한 입장을 물은 결과 '현 정부에서 사면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은 전체의 54%로 나타났다. '현 정부에서 사면해야 한다'는 응답은 전체 응답자의 37%로 조사됐다.

연령별로 보면, 사면 찬성은 60대 이상에서 69%로 우세했다. 반대 비율의 경우 30대(72%)와 40대(72%)에서 가장 높았고, 50대(54%)에선 비교적 낮았다.

민주당 지지층의 75%, 진보층의 78%가 사면 반대 의견을 보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70%가, 보수층은 63%가 사면에 찬성했다. 무당층(찬성 38%, 반대 50%)과 중도층(찬성 33%, 반대 58%)에서도 사면 반대가 찬성보다 많았다. 이번 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 ±3.1%p(95% 신뢰수준)에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편 국정농단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전 대통령 형량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이번 주 내려진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오는 14일 오전 11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의 재상고심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파기환송심에서 △뇌물 혐의에 징역 15년과 벌금 180억원, △국고 손실 등 혐의에는 징역 5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35억원의 추징금도 함께 명령받았다.

대법원이 파기환송심 판결대로 형을 확정하면 박 전 대통령은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공천 개입 혐의로 이미 확정된 징역 2년을 합쳐 모두 22년의 형기를 마쳐야 한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가 주장하고 있는 사면론에 문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밝힐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1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신년 국정과제로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적절한 시기에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는 문 대통령이 일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해로, 이 문제를 적절한 때에 풀어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지지층의 찬반을 떠나서 건의하려고 한다. 앞으로 당이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