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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코기 캔·묵은지 통조림에서 반건조·구이·어간장 제품까지..축제 무산 화천군 "산천어 별미 팝니다"

입력 2021. 01. 10. 21:06 수정 2021. 01. 10.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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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판로 막히자 확보 물량 77톤 '대체 소비' 착수

[경향신문]

10일 오후 강원 화천군 상서면 신풍리 농업기술센터 옆 비닐하우스 안에서 주민과 어촌계원들이 산천어를 손질해 건조대에 거는 작업을 하고 있다.

매년 이맘때 주말과 휴일에 2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던 강원 화천군 화천읍 시가지 일대가 적막강산으로 변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산천어축제’를 열지 못하게 되면서 얼음낚시를 즐기려던 강태공들의 발길이 끊긴 데다 주민들도 외출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가지 중심도로의 선등거리에 매달려 있는 2만500여개의 ‘산천어등(燈)’만 형형색색의 빛을 발하며 이곳이 국내 최대의 겨울축제 개최지였음을 알리고 있는 듯했다.

덕장 설치해 산천어 건조
주민·공무원 등 손질 분주
유명 식품업체들과 협업
통조림 등 이달 내 판매
“온라인 채널까지 총동원”

대신 신시가지 외곽 일부 지역에 산천어를 널어 말리는 덕장이 등장하는 등 종전에 볼 수 없던 모습도 간간이 목격됐다. 화천군이 축제 무산으로 졸지에 판로가 끊겨버린 산천어를 가공해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는 제품으로 만드는 작업에 본격 착수하면서 나타난 변화다. 10일 오후 화천군 상서면 신풍리 농업기술센터 옆 비닐하우스 안에선 어촌계원과 주민, 공무원 등 18명이 산천어의 배를 갈라 건조대에 걸기 위해 바쁜 손놀림을 이어가고 있었다. 최적의 온도와 습도를 맞춘 비닐하우스 안에선 1만5000마리가량의 산천어가 찜용 등으로 활용될 반건조 제품으로 만들어진다.

건조대에서 잘 말린 ‘반건조 산천어’를 진공포장하는 작업을 하고 있던 최인한 화천군 관광정책과 산타우체국 TF팀장(44)은 “지난 6일부터 산천어 5t을 배정받아 제품을 만들고 있다”며 “온라인에서 벌써부터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화천군이 산천어축제에 대비해 당초 전국 20개 양식업체와 계약한 산천어 물량은 190t(57만여마리)에 달한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170만명 이상이 운집하는 산천어축제를 개최하는 것이 어렵게 되자 3개월 전 양식업체와 협의해 생산 비용 일정 부분을 보전해주는 조건으로 113t을 폐기처분하고, 나머지 77t(11억9300만원 상당)만 구매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산천어의 처리 방안을 고심하던 화천군은 식품제조업체와 국내 유명 호텔 셰프 등 요식업계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통조림, 반건조 제품, 어간장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우선 국내 유명 식품 대기업과 협업해 ‘산천어 살코기캔’과 ‘산천어 묵은지 통조림’ 20t을 생산해 이달 안에 출시키로 했다. 또 7t은 반건조 제품으로 만들고, 매운탕·구이 제품 15t, 어묵 5t,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도록 재료를 손질해 구성한 밀키트 3t을 생산해 소비자들에게 선보인다. 이 밖에 산천어 10t을 발효시켜 동남아시아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어간장’도 생산하기로 했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이번에 생산하는 산천어 가공제품의 판로를 확보하기 위해 전통적 방식의 판매뿐 아니라 온라인 채널까지 총동원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산천어 산업화에 성공하면 축제 이외의 새로운 소득원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글·사진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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