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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몸에서 담배냄새가 나요"..신천지 532명 후유증

김윤호 입력 2021. 01. 11. 05:00 수정 2021. 01. 11.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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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대구교회 집계, 신도 4198명 작년에 감염
이달 4일 기준 4198명 중 532명 "이상증세 있다"
탈모, 후각상실, 몸 떨림, 근육 상실, 기억력 감퇴 등
"국가적인 대책을 마련해 코로나 이후 증세 관리해야"


10명 중 1명꼴 "코로나 완치 후 이상증세"

#1. 대구에 사는 김미정(44·여·가명)씨는 지난해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 그는 두 달여 간 격리 치료를 받은 후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이후 몸에 이상 증세가 나타났다. 자꾸만 담배 냄새가 나는 것이다. 김씨는 "옆집에 찾아가 담배를 왜 집에서 피우냐며 싸우려 한 적이 있을 정도"라며 "병원에선 후각에 문제가 있다고 했으나 원인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 했다.

코로나 완치 후 탈모로 고통을 겪고 있다는 신천지 신도가 모아놓은 머리카락. [사진 신천지 대구교회 측]

#2. 의료계 종사자인 최소정(26·여·가명)씨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같은 달 완치돼 일상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자꾸 탄 냄새가 느껴지는 증세가 나타났다. 그는 "무언가 태우는 듯한 냄새가 자꾸 나서 집에 와서 두리번거리고 찾기도 했다"며 "후각 문제와 함께 비염, 식도염, 알레르기 등의 증상이 나타나 현재까지도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는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지난해 2월과 3월 1차 '대유행'을 겪었다. 신천지 대구교회를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일어난 게 주원인이었다. 두달여 사이 교회 신도 수천여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코로나19가 국내 상륙한 지 1년을 맞은 현재 이들의 건강상태는 어떨까.

중앙일보가 최근 신천지 대구교회 측에 의뢰해 코로나에 감염됐다가 완치된 신도 4198명(교회 자체 집계)의 건강 상태를 조사했다. 그랬더니 이중 12%인 532명이 "코로나 완치 후 후유증으로 생각되는 증세가 있다"고 답했다.

532명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의 이상 증세.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들은 "(코로나19 후유증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으나) 다양한 이상 증세가 나타났다"고 답했다. 주부 김영란(60·여·가명)씨는 지난해 2월 코로나19에 걸렸다가 3월 완치 판정을 받은 후 현재까지도 탈모 증세로 고통받고 있다. 그는 "코로나 감염 전엔 탈모가 없었는데 완치 후 머리카락이 그냥 흘러내릴 정도로 빠지더라"며 "50만 원짜리 탈모방지용 샴푸를 사서 쓰는 등 치료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서영(73·여·가명)씨도 "머리를 감으면 온통 욕실 바닥이 머리카락"이라며 "손으로 머리카락을 만지면 슬금슬금 빠져나오는 정도"라며 탈모 증세로 고통을 호소했다.


허벅지 근육 일부 함몰 이상 증세

신도가 이상증세가 있다고 한 자신의 허벅지 부분. 사진상으로도 일부 허벅지 부위가 들어가 보인다. [사진 신천지 대구교회 측]

허벅지 근육이 함몰하는 증상을 호소하는 사례도 있다. 자영업자 정진수(44·가명)씨는 "지난해 4월 완치 판정을 받은 후 탈모 증상, 몸이 떨리는 증세를 보였다"며 "최근엔 다리 허벅지 부분의 근육이 함몰하는 이상 증세까지 나타났다"고 했다. 그는 "아무래도 코로나 후유증 같은데 병원에선 '원인을 찾을 수 없다'고 해서 몸을 보신한다는 한약만 먹고 있다"고 했다.

"이상 증세가 있다"고 답한 532명 중 174명(33%)은 근육통 및 만성피로를 호소했다. 101명(19%)은 두통 및 기억력 감퇴를, 99명(18%)은 호흡기 및 폐 질환을 앓고 있다고 했다. 또 63명(12%)은 후각, 미각, 청각 등에 이상을, 44명(8%)은 탈모, 21명(4%)은 피부질환이 있어 힘들다고 했다. 이밖에 15명(3%)은 위장장애를, 빈혈을 호소한 사례도 1명이 나왔다. 무기력증 등 기타 증세도 14명(3%)에 달했다.

대구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건물 출입문에 '별도 통보시까지'로 적힌 폐쇄명령서가 붙어 있다. 지난해 11월 촬영한 사진. 뉴스1

신천지 대구교회 측은 "응답자 532명 중 181명(34%)은 이상 증세로 병원에 다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나머지 351명(66%)도 약을 먹는 등 자가 치료를 한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이상 증세 신도들의 연령.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상 증세를 호소하는 신도는 연령대별로도 다양했다. 532명 중 60대가 119명(22%)으로 가장 많았고, 50대(114명, 21%)와 20대(106명, 20%)가 뒤를 이었다. 40대와 30대도 각각 98명(18%), 74명(14%)이 있었으며, 고령인 70대는 21명(4%) 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혈관도 타고 들어가"

대구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건물. 뉴스1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해외에서의 조사 사례 등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조사·관리가 필요하다”는데 입장을 같이했다. 김영택 충남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실 교수(전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는 "코로나는 경증이라고 해도 상당수가 장기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코로나 후유증에 대한 규모를 서둘러 파악하고, 치료 등 통합적인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폐 등 호흡기를 주로 공격하지만, 폐가 아닌 곳도 혈관을 타고 들어가기 때문에 다양한 이상 증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아울러 정 교수는 "이번 조사를 토대로 코로나 완치 후 건강에 이상이 있는지에 대한 국가차원에서의 전체적인 실태 조사를 해야 한다"며 "별도의 (후유증 관련) 등록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피부과 전문의인 민복기 대구시의사회 코로나19 대책본부장은 "코로나 완치 후 장기 후각, 미각상실, 탈모, 피부질환 등은 중등증 이상의 경우 나타나는 경우가 많이 보고되고 있으며, 특히 중년 여성은 탈모증이 만성화될 수도 있다는 견해가 있다"며 "해외에서도 이와 유사한 다양한 코로나 후유증과 관련한 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천지 대구교회 측은 "이상 증세를 호소하는 신도가 다수 있는 와중에도 3차 혈장공여를 무사히 마쳤다"며 "코로나가 종식되는 그 날까지 모든 예배를 비대면 온라인으로 유지하고, 대면 모임과 만남을 일절 금지하는 현재의 모습을 지켜나가겠다"고 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신천지 대구교회 측이 메신저를 통해 지난달 30일부터 5일가량 진행했다. 신도들의 단체 메신저방에 질문 내용을 공유하면 신도들이 개별적으로 답변하는 방식이다. 질문은 이름과 나이, 최초 확진일, 코로나 감염 초기 증상, 완치일, 이상 증세, 병원치료 여부, 자가치료 여부 등 8개 문항이 담겼으며, 이상 증세를 묻는 란에는 자유기술 형태로 답하도록 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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