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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조선 억류한 이란의 속내..'70억달러 묶어둔 韓 모욕주기'

나주석 입력 2021. 01. 11. 08:42 수정 2021. 01. 1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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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부는 70억달러(7조6400억원)의 동결 자금과 한국 화학물질 운반선과 선원들을 억류와는 무관한 일이라는 주장을 폈다.

아락치 차관은 이란이 70억달러의 동결자금 때문에 한국 선박과 선원들을 인질로 삼고 있다는 주장을 부장했다.

이란 정부의 공식적인 주장과 달리 이번 사안은 한국 내 금융기관에 예치된 채 동결된 70억달러의 이란 자금과 무관하지 않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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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부 공식적으로 70억달러와 억류는 무관 주장
내부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경제적 결정..한국 모욕 당해야"
이란, 백신과 치료제 구매 용도에 자금 사용 희망
전문가 "문제 해결 위해서는 미국의 명시적 입장 필요"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이란 정부는 70억달러(7조6400억원)의 동결 자금과 한국 화학물질 운반선과 선원들을 억류와는 무관한 일이라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이란 내부에서는 이번 억류 사건이 동결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인질’ 성격을 띠고 있음을 직간접적으로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 해결은 한국이 아닌 미국의 확실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0일(현지시간) 이란을 방문 중인 최종건 외무부 차관은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차관과 만났다. 최 차관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억류한 한국 선적의 화학물질 운반선 ‘한국 케미’와 한국인 선원 등 선원 20명의 석방을 요구하기 위해 이란을 방문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락치 차관은 이란이 70억달러의 동결자금 때문에 한국 선박과 선원들을 인질로 삼고 있다는 주장을 부장했다. 대신 한국 정부가 이란의 자금을 인질로 삼고 있다는 주장을 역으로 폈다. 이란 국영 TV 등에 따르면 압바스 차관은 최 차관에게 "(이번 사건과 관련해)정치화 하는 것과 결과에 도움이 되지 않는 선전을 자제하고 법률 절차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한국 케미가 이란의 환경 관련 규정을 어겨 억류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한국 측 선사인 ‘디엠쉽핑’은 억류 전에 환경 관련 규정 관련 조사를 진행하는 움직임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란의 주장처럼 환경오염 문제가 억류의 이유였다면 먼저 조사가 진행됐어야 했는데, 이같은 조치 없이 억류가 결정됐다는 것이다.

이란 정부의 공식적인 주장과 달리 이번 사안은 한국 내 금융기관에 예치된 채 동결된 70억달러의 이란 자금과 무관하지 않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확인된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에 따르면 아락치 차관은 "지난 반 동안 한국은행은 이란의 자금을 동결했다"면서 우리로서는 이것은 미국의 제재보다는 한국의 정치적 의지가 부족한 탓"이라고 언급했다.

한 외신 역시 이란 강경파와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한국 케미 억류는 70억달러와 관련된 것임을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무엇보다도, 우리(이란)은 미국의 장성들은 공화당과 민주당을 진정시키느라 바빠 미국이 행동에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면서 "이란의 이번 결정은 미국을 자극하기 위함이 아니라 한국이 우리 자금을 동결을 풀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경제적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이 인사는 "한국은 모욕을 당해야 한다. 이 문제와 관련해 오랜 논쟁이 있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면서 "한국은 이란이 의약품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절실할 때 이란의 자금을 묶어둘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는 우리의 이메일에 대해 단순히 ‘미안하다’라고만 해서는 안 된다는 알았어야 했다"면서 "그들이 이제 우리에게 와 협상을 시작했으나 우리는 이제 그들에게 ‘우리 돈이 어디에 있냐’고 귓속말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언급했다.

문제는 이 문제는 한국과 이란 간 협상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이다. 한국 정부는 동결된 자금을 활용해 이란이 백신 공동구매·배분 기구 코백스(COVAX)를 통해 백신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이와 관련해서는 미 정부의 승인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란에서는 이런 입장에 대해 불신이 가득하다. 미 법원 등이 이란의 자금을 몰수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카일 페리어 한미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미국이 이란과 금융기관을 상대로 백신 구매에 동결된 자금을 쓰는 것은 제재를 위반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시적이며 구두로 확인해줘야 한다"면서 "이 문제는 한국 스스로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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