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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검사받느라 바꿔 탔는데.." 인니 추락 여객기 비극

정은혜 입력 2021. 01. 11. 14:21 수정 2021. 01. 1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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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해상에 추락한 인도네시아 스리위자야 여객기 탑승객의 가족이 10일 사고 해상 인근 부두에서 눈물을 흘리며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해상에 추락한 스리위자야항공 SJ182편(B737-500)의 잔해가 조금씩 발견되고 있다.

BBC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10일 해상에서 비행기 파편과 실종 승객들의 옷가지, 사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유류품이 발견된 곳은 자카르타 북부 해상의 '천개의 섬'으로 불리는 란짱섬과 라키섬 사이다. 블랙박스 2개의 위치도 확인됐다.

비행기 경로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가 공개한 SJ182편 기록. [플라이트레이더]

SJ182편은 승객 62명을 태우고 지난 9일 오후 2시 36분 자카르타에서 출발했다. 폰티 아낙시로 향하던 사고기는 이륙한 지 4분 만에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2시 40분에 남은 마지막 교신 기록에 따르면 기장은 "고도를 높이겠다"고 요청했다. 잠시 뒤 비행기는 경로를 이탈했고 관제탑이 무슨 일인지 물었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비행기는 조난신호도 없이 곧바로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비행기 경로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여객기는 30초 이내에 3000m가량 급강하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시간으로 오후 2시 40분 6초에 최대 고도 1만900피트(3322m)에 도달한 것으로 기록됐는데, 불과 20초 뒤인 40분 27초에는 해상으로부터 250피트(76.2m) 상공에 있다는 마지막 기록을 남기고 사라졌기 때문이다.

인근 해상에 있던 어부들은 폭발음을 한 번 이상 들었다고 증언했다. 어부들은 이날 폭우가 쏟아졌기 때문에 천둥소리인 줄 알았다고 했다. 실제 이날 비행은 폭우 때문에 30분가량 출발이 지연됐다.


코로나 테스트에 비행기 편 바꾼 부부

임산부 윈다니아가 2세 딸과 8세 조카와 함께 출발 직전 기내에서 찍은 사진. [CNN 캡처]

탑승자들의 안타까운 사연도 속속 전해지고 있다.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아구스 미나르니와 남편 무하마드 누르 콜리파툴 아민 부부는 가족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자카르타를 방문했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변을 당했다. 이들 부부는 당초 지난 5일 스리위자야항공이 아닌 남에어항공사의 여객기를 타고 보르네오로 돌아가려 했다. 출발 당일 공항에 도착했는데,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결국 부부는 비행기편을 바꿨고 사고기를 타게 됐다. 미나르니의 남동생 유누스는 "유해만라도 찾아 장례식을 치를 수만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마트라 동쪽 섬인 방카 섬에서 자카르타를 방문한 다섯명이 가족이 한꺼번에 실종되기도 했다. 아내와 7개월 된 아들, 어머니와 사촌과 함께 비행기를 탄 26세 리즈키 와휴디 가족이다.

어린 딸과 함께 친척 집을 방문한 뒤 돌아가는 길에 참변을 당한 임산부도 있다. 4개월 된 태아를 품은 윈다니아는 2세 딸과 8세 조카와 함께 비행기에서 찍은 마지막 사진을 소셜미디어 올려놓아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인도네시아, 3년 만에 보잉기 추락 사고 재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북부 해상에서 발견된 사고기 잔해.[AP=연합뉴스]

사고기 보잉737-500은 두 차례의 추락 사고로 운항이 중단됐던 보잉 737맥스와는 다른 기종이다. 1994년 취항해 26년간 운항했다.

인도네시아는 불과 3년 전 보잉737맥스 추락 사고의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참사를 겪게 됐다. 보잉사의 737맥스 기종은 2018년 인도네시아, 2019년 에티오피아에서 벌어진 추락사고 이후 운항이 중단됐다가 지난해 11월 미 연방항공청(FAA)의 운항 재개 허가를 받았다. 지난달 미국 국내선에서 첫 재개 운항을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보잉기 연쇄 추락사고와 관련, 형사 기소는 유예된 상태지만 희생자 유족들이 제기한 민사소송은 현재 진행되고 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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