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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부족에 일본 취업 희망하는 한국 청년들.. 日기업도 "긍정" [이동준의 일본은 지금]

이동준 입력 2021. 01. 11. 16:41 수정 2021. 01. 11.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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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취업 컨설턴트 "일할 의욕 있는 인재 일본서도 많지 않아" / 한국 청년 채용 日기업 절반 이상 "다시 채용하겠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마스크를 착용하고 합동 기업 설명회장으로 향하는 취업 준비생들. 산케이신문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전부터 계속된 취업난으로 우리 청년 중 일부는 눈을 일본으로 돌려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적인 한일 관계는 크게 냉각됐지만 2019년 기준 일본으로 취업한 한국 청년들이 2469명에 달하는 등 일본은 미국(1524명), 싱가포르(473명), 호주(340명)를 제치고 우리 청년들이 취업 이주하는 곳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 역시 코로나19 사태로 채용시장에 어려움이 뒤따르지만 직격탄을 맞은 여행, 서비스업 등의 업종을 제외하면 한국보다 사정이 나은 게 현실로 일본 기업도 한국 인재 채용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결과다.

10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한국인을 1번 이상 채용한 기업 중 절반 이상이 “한국인을 다시 채용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청년들에게 일본기업 취업 정보를 제공하는 기업 관계자는 “일할 의욕이 있는 인재는 일본에서도 많지 않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일본 취업이 잠시 중단됐지만 종식 후 일본 취업을 희망하는 한국 청년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2월 12일 서울 신촌의 한 일본 취업 세미나장 모습. 마이니치신문
◆일자리 부족, 일본 취업 희망하는 한국 청년들

신문에 따르면 지난 12월12일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서울 신촌의 한 일본 취업 세미나장에 취업준비생들이 모였다.

이날 모인 취준생들은 일본 취업을 위한 지원 요령, 면접 등의 교육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세미나는 일본 취업 정보를 제공하는 (일본)기업이 진행했다. 2017년부터 이 사업을 진행한 기업은 2019년 정식 법인 등록 후 현재까지 200여명이 수강을 신청하고 300여 명의 한국 청년들이 이 기업을 통해 일본 취업에 성공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한국 청년들은 참석 이유를 묻자 “한국에서는 취업이 힘들다”고 털어놨다.

취준생들의 이같은 반응은 일본 청년들과 비교하면 이해가 쉽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봄 일본 졸업 예정자의 취업률은 98%에 달한다. 반면 한국 졸업 예정자의 취업률(2018년 기준)은 64.2%에 그친다.

또 2019년 기준 한국 청년층(15~29세)의 실업률은 8.9%에 달하지만 같은 기간 일본의 실업률은 3.6%로 한국의 청년 실업률은 일본의 2배를 넘긴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한 한국 청년들은 부족한 일자리와 더불어 스펙 경쟁, 전공 또는 희망과 무관한 진로 선택이 일본으로 발길을 돌리게 했다고 말했다.

한 취준생은 “기업에서 바라는 취업 스펙을 만들기 위해 어학 점수 취득 등 많은 돈이 필요하다”며 “스펙을 갖추더라도 경쟁이 심해 취업은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한 취준생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미래 하고 싶은 일과 무관하게 전공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한국과 다른 일본 기업 분위기를 언급했다.

◆日기업도 “긍정”

신문에 따르면 한국 청년들이 일본 취업을 희망하는 이유 중에는 ‘한국보다 나은 취업 시장’이란 이유가 많았다.

일본의 취업률이 한국보다 높은 건 사실이지만 취업이 쉬운 건 아니다. 다만 일본 기업의 경우 한국과 다른 형태의 신입사원 육성 시스템이 한국 청년들에게 유리하고 매력으로 다가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컨대 한국의 경우 전공에 따라 해당 직무 인턴 등을 거쳐 정규직이 되는 게 일반적이라면 일본의 경우 종합직으로 일괄 채용 후 적성이나 희망 등을 반영해 각 부서에 배치한다.

즉 전공과 무관하게 취업이 가능한 것으로 일본 기업은 신입사원의 잠재력(가능성)을 우선시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에 자신의 적성과 무관한 전공을 선택한 한국 청년들이 바랐던 업무에 배정될 수 있고 그 결과 전공에 따라 취업 문이 좁아지는 등의 문제가 일본에는 없거나 있어도 일부에 한정한다.

한국에서는 이공계열의 취업률이 높은 반면 문과는 상대적으로 낮은데 일본에서는 이같은 현상이 없다고 봐도 될 정도다. 다만 취업을 위해 일본어 등 더 많은 노력은 분명 필요하다.

또 일본 기업이 한국 청년들에게 비교적 높은 평가를 하는 것도 한몫한다.

앞서 일본 취업 정보를 제공하는 기업 관계자는 한국 청년들의 △일에 대한 의욕과 △성실함 △높은 스펙 △원만한 대인 관계 등을 장점으로 꼽으며 일본 기업도 이러한 모습에 채용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관계자는 “한국인만을 대상으로 한 3박 4일 인턴십 진행을 위해 여비 등을 모두 부담하는 (일본) 기업도 있다”면서 “높은 어학 능력에 일할 의욕이 있는 인재는 일본에서도 드물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취업 세미나를 취재한 일본 기자는 우리 청년들 모습이 “불안한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악화한 채용이 코로나19 사태로 더 어려워지자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눈에 띈 것으로 보인다.

우리 청년들이 일본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취업에 성공하는 건 긍정적인 모습이다. 다만 일부에서 일자리 부족으로 또는 경쟁에 지치거나 원하는 일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일본 기업을 선택해야 하는 건 아쉬운 모습이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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