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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노동 유연 안정성' 모델, 코로나에 더 빛났다

세종=변재현 기자 입력 2021. 01. 11. 18:23 수정 2021. 01. 11.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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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룬 해외 선진국들의 사례를 보면 '유연 안정성'으로 수렴된다.

노동 관련 제도는 유연화하되 회사는 재교육에 투자하게 했고 정부는 사회 안전망을 두텁게 만들었다.

덴마크는 유연 안정성 모델을 일부 수정하며 코로나19에서 촉발된 고용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

덴마크가 탄력적인 노동 유연성을 인정할 수 있었던 것은 사회 안전망 제도가 탄탄하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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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기획-코로나 시대 노동개혁 어디로]
단기간 일부 구조조정 용인하되
기업에 재교육 투자 의무화하고
사회안전망 두텁게 해 피해 보완
실업률 4.1%..유로존의 절반 그쳐
[서울경제] 노동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룬 해외 선진국들의 사례를 보면 ‘유연 안정성’으로 수렴된다. 노동 관련 제도는 유연화하되 회사는 재교육에 투자하게 했고 정부는 사회 안전망을 두텁게 만들었다. 노동 개혁의 모범 답안으로 불리는 덴마크는 전 지구적 위기로 불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에서도 강했다. 덴마크는 유연 안정성 모델을 일부 수정하며 코로나19에서 촉발된 고용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덴마크의 지난해 10월 실업률은 4.1%다. 이는 같은 기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실업률 8.4%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덴마크도 처음에는 코로나19에 따른 고용 위기를 피해갈 수 없었다. 다른 유로존 국가들처럼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지난해 1월 3.1%에서 5월 5.3%까지 뛰었지만 이후 하락세로 반전하며 꾸준히 감소했다. 반면 유로존의 실업률은 지난해 7월 8.7%까지 치솟은 뒤 10월까지 8% 중반대에서 머무르고 있다.

덴마크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3월 발표한 ‘일자리 유지 계획’은 유연 안정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고용주가 생산 감축에 따라 사업장의 30% 이상 혹은 50명 이상을 해고해야 하는 경우 정부가 임금의 75%를 지급하고 해고는 막는다. 경직적인 고용 대책이라고 보기 쉽지만 반대로 보면 30%, 50명 미만을 감축해야 하는 경우는 해고할 수 있게 하는 셈이어서 유연성도 보장돼 있다.

덴마크가 탄력적인 노동 유연성을 인정할 수 있었던 것은 사회 안전망 제도가 탄탄하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덴마크의 실업 급여 수급 기간은 2년이다. 2,200개에 달하는 직업훈련 기관에서는 재취업을 돕는다. 실업자에게 재교육은 권리이자 의무다. 정당한 이유 없이 훈련과 재취업을 거부하면 실업 급여 지급이 중단된다. 실업 급여와 재교육 정책에 사용되는 세금인 ‘노동시장 기여금’은 소득의 8%에 달한다. 재정 건전성이 보장되니 코로나19에도 사회 안전망을 강화할 수 있었다.

노동시장에서 단기 해고를 용인하면서 기업을 존속시키면 장기적으로 근로자가 노동 생산성을 키워 다시 복귀할 수 있다. 근로자는 새로운 직무를 교육받을 수 있으므로 산업구조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반면 한국 노동시장의 사회 안전망은 구조 조정을 원천 차단하는 방식이다. 고용 유지 지원금을 받으려면 근로자를 1명도 해고하면 안 된다. 사회 안전망이 취약한 탓에 고용 위기를 노동시장의 전환점으로 사용하지 못한다. 취약한 사회 안전망의 바탕에는 재정 건전성에 대한 부담도 작용한다. 한국의 고용 보험료는 임금의 1.6%에 불과하다. 코로나19로 실업 급여 신청이 급증하면서 고용 보험 기금 고갈 우려가 지속됐던 이유다.

유연 안정성 모델은 노사의 이해관계를 직접 건드리는 민감한 이슈라는 점에서 사회적 대화가 필수다. 덴마크는 지난 1899년 ‘9월 파업’으로 노사정 협치 모델을 만든 후 120년 동안 사회적 대화를 고치며 유연성을 늘리고 직업훈련 투자를 확대해왔다. 1899년 이전에는 덴마크 역시 반복적인 파업을 겪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덴마크 경영자총협회(DA)와 노동조합총연맹(LO)의 두터운 신뢰가 고용 위기에 유연한 대응을 가능하게 한 바탕이 됐다./세종=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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