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속 세상] 날자, 날아보자꾸나.. 장애 훨훨 날린 바닷속 '아름다운 동행'

2021. 1. 12.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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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서귀포항 남쪽 외돌개 인근의 문섬 바닷속에 들어간 지난해 11월.

스킨스쿠버를 재개해 물속에서 이동의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

이씨는 2008년 스킨스쿠버 강사로 활동하다 우연히 시각장애인의 물속 체험을 도왔다.

이를 계기로 장애인을 위한 수중재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장애인이 물속에서 혼자 다닐 수 있도록 스쿠버 휠체어도 개발해 특허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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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 돕는 장애인 스쿠버 교실
대구보건대 강사 이명욱(왼쪽)씨와 지체장애인 도현욱씨가 지난해 11월 제주 서귀포시 문섬 바닷속에서 함께 스쿠버 다이빙을 하고 있다.


제주도 서귀포항 남쪽 외돌개 인근의 문섬 바닷속에 들어간 지난해 11월. 숨 쉴 때마다 스킨스쿠버 장비가 만드는 보글보글 기포 소리에 온몸의 신경이 곤두섰다. 내려갈수록 어둠은 짙어졌고 그것이 공포로 다가올 무렵 수심 5m 바닥에 도착했다. 그제야 천천히 호흡하며 주변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펄럭이는 해초와 몰려다니는 물고기 틈에서 함께 유영하는 대구보건대 강사 이명욱씨와 지체장애 4급 도현욱씨가 보였다.

이명욱(왼쪽)씨와 도현욱씨가 석양이 지는 서귀포 해안에서 대화하고 있다.


도씨는 13년 전 스킨스쿠버 다이빙을 하다 잠수병에 걸렸다. 전신마비 상태까지 갔다가 회복했지만 다리를 절게 됐다. 땅에서 이동에 제약을 받게 되자 그는 다시 바다로 들어갔다. 물의 부력은 그의 몸을 가볍게 해주고 작은 몸짓에도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게 해준다. 스킨스쿠버를 재개해 물속에서 이동의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

이명욱씨가 직접 개발한 장애인용 스쿠버 휠체어를 타고 수중 테스트를 하고 있다. 이 휠체어에는 상하좌우 방향 전환이 가능한 주행 스크루와 중심을 잡아주는 평형 날개가 달려 있다. 장애인이 혼자서도 물속에서 움직일 수 있게 해준다.


이씨는 2008년 스킨스쿠버 강사로 활동하다 우연히 시각장애인의 물속 체험을 도왔다. 함께 다이빙을 하고 물 위로 나왔을 때 그가 더할 수 없이 만족해하며 “내가 해냈어요”라고 말하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이를 계기로 장애인을 위한 수중재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장애인이 물속에서 혼자 다닐 수 있도록 스쿠버 휠체어도 개발해 특허를 냈다. 휠체어에 에어탱크와 수중호흡기를 달고 주행 스크루로 방향 전환과 360도 회전 등을 할 수 있게 했다. 현재 특수체육교육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장애인 스쿠버 모임을 만들어 활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명욱(왼쪽)씨가 장애인 스쿠버 다이빙 프로그램 ‘스쿠빌리티’ 과정에 투입할 제주 지역 스쿠버 업체 직원들에게 교육 요령을 가르치고 있다. 물에 떠 있는 참가자는 시각장애인의 다이빙 상황을 가정해 수경에 널빤지를 끼워 시야를 가렸다. 스쿠빌리티는 장애(Disability)를 가진 사람이 스쿠버(SCUBA) 프로그램을 통해 다이빙 능력(Scubility)을 갖추게 된다는 뜻이다.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장애의 종류만큼이나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도 많다. 물속에도 그 길이 있다.

사진·글=윤성호 기자 cyberco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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