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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공유·재난연대세..불붙은 'K자 양극화' 해법 논쟁

노지원 입력 2021. 01. 12. 20:06 수정 2021. 01. 13.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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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세계 대유행]코로나 때 호황 누린 플랫폼 등 기업들
자발적 이익 나누고 사회적 기여 유도
이낙연 "이익공유제로 고통 분담해야"
정의당은 "개인 자발성에 기대는 것 한계"
세금 5%p 한시적 부과 '재난연대세' 제안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로 인한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정치권에서 격차 해소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나오고 있다. 12일 더불어민주당은 이익공유제, 정의당은 특별재난 연대세 등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각 방안의 내용과 실효성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인천신항을 찾아 “코로나 양극화를 극복하려면 우리의 제도, 재정의 역할이나 복지체계 또는 민간의 고통 분담 같은 것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일정한 정도의 성장이 필요하고, 성장을 위해 수출의 기여가 불가피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익공유제’의 모델로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던 ‘협력이익공유제’를 제시했다. 이 대표는 “(협력이익공유제) 내용을 보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공유를 유발한 방식이 있었다. 그런 방식을 원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 이익공유제’의 핵심은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호황을 누린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이익을 나누고 사회적 기여를 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기 비대면 거래의 활성화로 큰 수익을 거둔 네이버·카카오 등 플랫폼 업종의 기업들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방식은 세제 혜택과 행정적 지원 등의 인센티브로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형태가 유력하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네이버, 카카오, 쿠팡, 마켓컬리 등 플랫폼 사업자들이 (코로나19 상황에서) 네트워크 효과에 의해 거의 독점에 가까운 사업을 한다. 이들을 코로나의 승자라고 볼 수 있다”며 “그런데 이들은 표면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말하는 이익공유제에 대해선 진보 진영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기업의 자발성에 의지해 한계가 뚜렷하고, 정작 책임을 져야 하는 정부의 역할은 뒷전으로 빠져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대기업과 협력 중소기업이 자발적으로 성과를 나누는 형태인 ‘초과이익 공유제’(2011년)나 ‘협력이익 공유제’(2018년) 등이 제안된 적이 있으나, 이런 이유로 큰 성과를 보지 못했다. 초과이익 공유제는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11년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주도로, 대기업의 초과이익을 협력 중소기업과 나누자는 제안이었다.

또 ‘협력이익 공유제’는 문재인 대통령 대선 공약으로, 대기업과 협력 중소기업이 미리 협약을 맺고 공동 노력으로 달성한 이익을 나눠 갖는 제도인데, 20대 국회에서 정부·여당이 도입을 추진했으나 반시장적이라는 야당과 재계 반발로 법제화되진 못했다.

정의당은 이낙연 대표의 이익공유제를 비판하며, ‘한시적 증세’를 제안하고 나섰다. 장혜영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깎아주는 임대인에게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착한 임대인’ 정책은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며 “지금 정부 여당이 해야 할 일은 국민의 선의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사회연대를 제도화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캠페인’이 아니라 ‘입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장 원내대변인은 구체적으로 △특별재난연대세 도입 △소상공인 영업손실 보상법 등을 2월 국회에서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특별재난연대세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구조적 변화로 전년보다 소득이나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개인·법인, 그리고 초고소득자와 대기업에 향후 2년간 한시적으로 세금을 5%포인트 더 부과하는 방안이다. 입법을 통해 한시적 증세를 시행하자는 것이다.

이런 정치권 논의와 관련해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홍장표 부경대 교수(경제학)는 “이 대표의 이익공유제는 코로나 특수 상황을 반영한 일종의 사회공헌기금으로 보인다”며 “증세가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아 자발적인 사회연대와 그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오건호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재정의 역할이 중요한데, 자발성에 기댄 기부에 보완적인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코로나 이익공유제와 함께 ‘재정 확대’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홍익표 의장은 이날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 정부의 재정 여력은 더욱 확대된 재정 역할을 수행하는 데 문제가 없다”며, △한국의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45.9%로 선진국 평균(131.4%)보다 현저히 낮은 점 △국제통화기금(IMF)이 2020년 한국의 기초재정수지 적자를 국내총생산의 3.7%로 34개 선진국 중 두번째로 낮을 것으로 전망한 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20년 한국의 일반재정수지를 국내총생산의 4.2% 수준으로 42개 주요국 중 네번째로 낮은 수준으로 예측한 점 등 구체적인 수치를 근거로 들었다. 이날 원내 핵심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케이뉴딜이나 신성장동력, 사회안전망을 형성하려면 그에 따른 재정이 필요하니 (정부가) 더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양극화 심화가 고착화되고 있어 일시적인 코로나 위기 대응 차원을 넘어, 양극화를 염두에 두고 복지 제도 자체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진욱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지금의 위기는 고용, 소득, 돌봄, 정신적 위기까지 굉장히 넓게 번져 있다”며 “국가적 위기 대응 차원을 넘어 전향적으로 복지 제도의 수혜 대상, 규모를 확대하고 노동 보호가 함께 가야 한다. 제도적 개혁, 이를 뒷받침할 재정적 근거 등 실질적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수 야권은 이 대표의 이익공유제 제안에 대해 반시장적이라며 반발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사회적 약자를 돕는 것은 미덕이지만 집권 여당이 강권하는 것은 겁박에 불과하다. (이익공유제는) 자신들의 경제 실패를 국민 편가르기로 모면하겠다는 얄팍한 술수”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도 ‘약자와의 동행’을 선언한 바 있어, 코로나19가 촉발한 양극화 해소를 위해 여당 비판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앞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업이 이익을 줄이고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는 내용 등을 담은 ‘공동선 자본주의와 좋은 일자리’ 보고서를 소속 의원 전원에게 ‘친전’ 형태로 발송한 바 있다.

노지원 이정훈 이지혜 노현웅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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