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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코로나 이익공유제' 생산적인 논의를 기대한다

입력 2021. 01. 1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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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코로나19 사태로 이익을 많이 얻은 계층이나 업종이 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기여해 피해가 큰 쪽을 돕자는 이익공유제를 제안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양극화를 막아야만 사회·경제적 통합이 이뤄지고, 사회·경제적 통합이 이뤄져야 국민 통합에 나아갈 수 있다”며 자발적 참여 방안을 제안했다. 민주당은 ‘포스트 코로나 불평등 해소 및 재정정책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이익공유제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제안이 나오자마자 보수야당·언론들은 ‘사회주의 경제를 연상케 하는 반시장적 발상’에 ‘코로나 피해자와 수혜자 편가르기’라며 비난을 퍼붓고 있다. 정책 제안을 놓고 찬반 논란이 이는 것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제안 자체를 불온시하고 매도하는 것은 당혹스럽다. 코로나 초기부터 우려되던 ‘K양극화’ 현상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그냥 내버려두면 대한민국이 조각날지 모를 상황에서 공동체를 구하기 위한 연대와 상생을 고민하자는 취지 아닌가.

이익공유제를 구현하려면 고려할 사항이 적지 않다. 이 대표 제안대로 자발적 참여를 전제로 할 경우 ‘착한 임대인’ 제도에서 보듯 용두사미에 그칠 공산이 크다. 여당 대표의 발언치고는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논의 자체를 불온시하고 가로막는 듯한 비판은 온당치 않다.

코로나 사태 이후 제기되는 고통분담 의제에 대한 보수층의 태도는 지나치게 각박하고 협량하다. ‘임대료 고통분담’은 임대인의 재산권 침해 우려가 있으니 안 되고, 이익공유제도 ‘사회주의 발상’에 ‘편가르기’라고 한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정부가 강제 실시 중인 집합제한 조치와 그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영업권 침해는 전혀 감안하지 않은 편향적 사고다. 한국 보수의 포용력이 고작 이 정도라니 실망스럽다.

이익공유제는 별안간 뚝 떨어진 논의가 아니다. 한국 사회의 고질적 현안인 격차 문제를 해소하는 대안으로 제시된 지 10년이 넘었다.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위기에서 이를 다시 논의해 보자는 것은 결코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이번 기회에 현실성을 따지는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다만, 이와 별개로 정부 영업제한 조치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에 대한 보상 방안은 논의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 재정건전성에 구애받지 말고 제대로 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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