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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 전술핵 위협하는데..'김정은 방문' 고대한다는 與

입력 2021. 01. 13.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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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이 연초부터 전술핵을 비롯해 온갖 핵·미사일 위협을 한 마당에 여당에서 그의 '연내 서울 방문' 띄우기에 나선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북핵에 대해선 일언반구 없이 '대화와 협력'만 거론하고, 여당 의원들은 한술 더 떠 김정은 서울 방문에 매달리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김정은의 서울 방문으로 북핵 폐기에 획기적 진전이 있다면 모를까, 북한이 그간 펼친 '비핵화 쇼'를 보면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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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이 연초부터 전술핵을 비롯해 온갖 핵·미사일 위협을 한 마당에 여당에서 그의 ‘연내 서울 방문’ 띄우기에 나선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대통령 복심이라는 윤건영 의원은 “(김정은이) 답방을 한다면 남북관계에 일대 진전이 이뤄질 것”이라며 “반드시 올해 있어야 된다”고 시기를 못박았다. 설훈 의원은 김정은을 “솔직담백하고 대담하다”고 치켜세우기까지 했다.

최근 북한 노동당 8차 대회에서 김정은이 36차례나 핵을 언급하며 열거한 ‘핵무력 고도화’ 내용을 보면 하나같이 한반도 안보지형을 뿌리째 흔들 가공할 위력을 지녔다. 특히 전술핵 무기는 한국과 주일미군 기지를 사정권에 두고 있으며, 단거리미사일이나 방사포에 얹어 쏘면 기존 방어시스템으로 막기 어렵다. 극초음속 무기도 요격이 불가능하다. 이런 무기들이 실전배치되면 국민이 느낄 공포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김정은은 미국을 겨냥한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 핵추진 잠수함 개발까지 선언하며 “강력한 국방력으로 조국 통일을 앞당기겠다”는 야욕도 드러냈다. 2018년 평창올림픽 이후 펴온 북한의 평화 공세가 명백한 사기극임을 스스로 입증한 것이다.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정부라면 이런 위협을 강력히 비판하고 대응하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북핵에 대해선 일언반구 없이 ‘대화와 협력’만 거론하고, 여당 의원들은 한술 더 떠 김정은 서울 방문에 매달리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북한이 개성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우리 국민을 사살해도 정부는 일방적인 구애만 거듭했다. 북한 위협을 고슴도치 가시쯤으로 보고 피하면 그만이라고 여기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곧 출범할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북한을 비핵화 원칙 아래 냉정하게 다룰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맹추위만큼 엄혹한 현실을 직시할 때다.

김정은의 서울 방문으로 북핵 폐기에 획기적 진전이 있다면 모를까, 북한이 그간 펼친 ‘비핵화 쇼’를 보면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 북한은 비핵화와 거꾸로 가는데 우리만 ‘서울 방문’ 운운하며 조급해한다고 문제가 해결될 리 없다. 역대 정권 모두 장기 집권 체제인 북한을 상대로 임기 5년 내 단기적 성과를 내려 했다가 이용만 당하면서 북핵을 고도화하는 시간만 벌어줬다. 이 정부도 이런 전철을 밟아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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