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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이낙연의 이익공유제, 결국 '기업 팔 비틀기' 될 것

입력 2021. 01. 13.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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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그제 제안한 '코로나 이익공유제'가 정치권, 경제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 대표는 "코로나로 많은 이득을 챙긴 계층, 업종이 이익 일부를 사회에 기여해 피해가 큰 쪽을 돕는 방식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익공유제는 '기업은 이윤을 내 국가에 세금으로 기여하고,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줘 경제를 뒷받침한다'는 시장경제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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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그제 제안한 ‘코로나 이익공유제’가 정치권, 경제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 대표는 “코로나로 많은 이득을 챙긴 계층, 업종이 이익 일부를 사회에 기여해 피해가 큰 쪽을 돕는 방식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자발적’ 기부금을 받아 자영업자 등을 지원하고, 기부자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구체적인 방안까지 거론하고 있다. 말은 ‘자발적’이라고 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벌써부터 삼성 SK LG 등 대기업과 네이버 카카오 같은 ‘언택트 기업’의 이름들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취약계층, 업종의 피해가 커지는 반면 집값, 주가 급등으로 자산이 늘어난 이들이 많아지는 건 우려해야 할 상황이다. 하지만 상생(相生)과 화합이 아무리 중요해도 대형 재난 상황에서 정부가 할 역할과 기업이 할 일은 엄연히 구분돼야 한다. 9조3000억 원이나 되는 3차 재난지원금을 자영업자, 고용취약계층에 선별 지급하는 데 큰 반대가 없는 건 피해가 큰 이들을 정부가 더 많이 지원하는 데 국민이 동의한다는 뜻이다. 여당은 나랏빚을 더 내 4차 지원금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이 돈을 취약계층 지원에 집중하면 될 텐데 전혀 피해가 없는 공무원, 대기업 직원이 포함된 전 국민에게 나눠주겠다면서 취약층 지원을 위해선 기업 기부를 받겠다고 하니 납득이 되지 않는다.

기업의 이익은 미래를 위한 투자에 투입되고 근로자, 투자자에게 돌아가야 할 몫이다. 이익공유제는 ‘기업은 이윤을 내 국가에 세금으로 기여하고,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줘 경제를 뒷받침한다’는 시장경제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다. 사회주의적 발상이란 비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자발적이란 포장을 입혀도 여당 주도의 기부를 순수한 의도로만 받아들일 기업은 대한민국에 없다. 참여하지 않거나 적게 기부했을 때 쏟아질 비난, 괘씸죄에 걸려 추후 받을 수 있는 불이익을 걱정하면서 하는 기부가 어떻게 자발적일 수 있겠는가.

작년 1차 지원금 때 대통령까지 나서서 독려해 많은 공무원들이 수령을 포기했는데도 지원금 총액의 1.9%만 기부된 걸 봐도 선의(善意)에 의존한 기부로 취약층 지원의 재원을 마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시장경제 원칙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실익은 거의 없는 이익공유제 논의는 비생산적이다. 당장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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