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조선일보

[사설] "파업해도 월급 70% 준다" 약속해준 공기업 낙하산 사장

입력 2021. 01. 13. 03:22 수정 2021. 01. 13. 17:47

기사 도구 모음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임금인상 등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이어오던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자회사 코레일네트웍스 노조가 12일 오전 서울역 농성장에서 파업 해결 촉구 릴레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레일 자회사 코레일네트웍스 노조가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60일 넘게 파업 중이다. 노조가 회사 설립 후 최장기 파업을 할 수 있는 것은 실세 정치인 보좌관 출신 전임 사장이 써준 합의서에도 이유가 있다고 한다. ‘파업 조합원의 생계 보장’을 위해 노조가 사측에 파업 참가자 명단을 주면 이들에게 임금의 70%를 지급하겠다고 문서로 약속했다는 것이다.

현행법의 ‘무노동 무임금’ 규정에 따라 파업 기간에는 임금이 지급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 회사는 파업을 해도 월급의 70%를 주겠다고 보장한 것이다. 회사가 파업을 독려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황당한 합의서를 써 준 사장은 집 앞에서 장 보는 데까지 법인카드를 사용한 사실 등이 드러나 해임됐다. 아무리 공기업이라지만 너무나 엉망이다. 공기업 망가지는 것은 아랑곳 않고 노조에 영합해 편안하게 연봉과 판공비 챙긴 낙하산 사장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 정부 들어 공기업에선 너무 어이없는 일들이 벌어져 이 정도는 놀랍지도 않을 지경이다. 한수원은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를 위해 원전 전력 판매 단가를 조작하는 사실상 범죄행위에 가담했다. 학령 인구가 줄어 대학이 남아도는 판에 한전은 1조6000억원 드는 한전공대 설립을 본업도 아닌데 강행했다. 대통령 비위 맞춰 자리 보전하려는 것이다.

337개 공공기관 및 정부 산하 기관의 기관장 4명 중 1명꼴이 문재인 선거 캠프 출신 등의 낙하산이다. 전문성이나 경영 능력은 따지지 않고 내 편만 챙기는 정실 인사가 횡행하면서 공기업의 방만 경영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문 정권 출범 이후 공공기관 임직원 수가 29%(9만4700명) 늘어난 반면, 당기순이익은 2016년 15조원에서 2019년 6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순이익의 96%가 날아간 것이다. 그런데도 공기업에서 억대 연봉 타가는 사람은 쑥쑥 늘어, 산업부 산하 40개 공공기관에서 1억원 이상 연봉자는 33%(3200명)나 늘었다. 민간 기업이라면 상상도 못 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