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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 TECH REVIEW] 탕! 공인인증서가 쓰러지고..레이스가 시작됐다

신찬옥,오대석 입력 2021. 01. 13. 04:03 수정 2021. 01. 1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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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증서 무한경쟁, 1월 연말정산이 승부처
카카오 인증서 등
연말정산 활용 가능
"점유율 늘릴 기회"
보안프로그램 없이
지문인식으로 끝
多인증서시대
보안 우려는 변수
정부가 지난달 10일부터 공인인증서의 '독점' 지위를 폐지하면서 바야흐로 '인증서 춘추전국 시대'가 열렸다. 21년간 시장을 독점해온 기존 공인인증서는 '공동인증서'로 이름을 바꿨지만 여전히 굳건하게 '왕좌'를 지키고 있다. 대부분 고객 인증서 유효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데다 정부24를 비롯한 공공사이트에서는 아직도 공동인증서로만 할 수 있는 업무가 많아서다.

실제로 국가장학금 신청 마감일이었던 지난달 29일 '공인인증서 발급 방법'이 갑자기 실시간 인기 검색어에 뜬 것도 한국장학재단 사이트가 기존 공인인증서 외에 다른 인증서로는 로그인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 건강보험공단 등 다른 공공사이트도 마찬가지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정부24 증명(주민등록등본 등) 발급은 지난 11일부터, 다른 공공사이트는 상반기 중 민간인증서 사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처럼 공동인증서의 힘이 막강한 상황에서 민간인증 기업 목표는 '다른 회사보다 빨리 고객과 만나는 것'이다. 번거로움을 감수하면서 여러 인증서를 사용하려는 고객은 많지 않고 처음 내려받은 인증서를 사용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이들이 실력을 겨룰 첫 시험대는 오는 15일부터 시작하는 연말정산 서비스다. 이번 연말정산에서 어떤 민간인증서가 소비자 마음을 잡을지, '민간인증서가 공인인증서보다 편리하다'는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세청에 따르면 작년 연말정산을 실시한 사람은 총 1917만명에 달한다.

"영어 대문자나 특수문자를 포함한 긴 비밀번호는 잊어라! 저장할 필요도 없고 매년 재발급받을 필요도 없다!"

이번 연말정산에서 민간인증서 기업들이 주장하는 '장점'을 국민들에게 얼마나 어필할 수 있을까. 현재 통신3사의 패스(PASS)를 비롯해 네이버의 네이버인증, 카카오의 카카오 인증, 은행 공동 서비스 뱅크사인,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 KB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 NHN페이코의 페이코 등에서 민간 전자서명 서비스를 내놓았다. 이번 연말정산은 공공분야 시범사업자로 선정된 카카오, 통신3사가 제공하는 패스(PASS), NHN페이코, KB국민은행, 한국정보인증의 인증서를 활용할 수 있다.

행안부는 지난달 21일 카카오, 패스, NHN페이코, KB국민은행, 한국정보인증 등 총 5개 사업자를 시범사업자로 선정했다. 1월부터 순차적으로 국세청 홈택스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 정부24의 연말정산용 주민등록등본 발급서비스, 국민권익위원회의 온라인 국민참여포털 '국민신문고'에 민간 전자서명 로그인을 도입한다. 지금까지는 공인인증서로만 로그인이 가능했던 곳들이다.

사실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으려면 많은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여러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등 과정이 복잡했다. PC와 스마트폰에서 실행하는 '내보내기'와 '복사하기' 과정을 귀찮아하는 고객도 많았다. 기본적으로 저장해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보니 따로 USB에 저장해 가지고 다니거나 다른 금융기관에서 이용하려면 따로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하는 식으로 관리도 불편했다. 1년마다 갱신해야 하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됐다.

민간인증서들은 이 같은 단점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10자리 이상인 길고 복잡한 비밀번호를 외울 필요 없이 지문인식이나 PIN번호(통상 6자리), 스마트폰에서 많이 사용하는 패턴 지정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카카오 인증서로 연말정산 같은 정부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복잡한 프로그램 설치 과정 없이 터치 몇 번으로 카카오톡에서 '지갑'을 생성해 카카오 인증서를 발급받으면 된다. 2차로 계좌 인증까지 거치면 바로 연말정산은 물론 다양한 서비스 인증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향후에도 카카오톡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관리가 간편하고 분실 우려도 없다.

민간인증 서비스 업체들은 1월 연말정산이 향후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본다. 단기간에 전 국민을 상대로 서비스를 이용하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시범사업자로 선정된 5개 사업자 간 경쟁이 뜨겁다. 카카오 관계자는 "연말정산이 없다면 사용자를 끌어들이고 사용처를 늘리는 데 훨씬 많은 노력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연말정산에서 민간인증의 편리함을 경험한 이용자들이 다른 공공기관이나 기업으로 인증 서비스를 확장하는 데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사실상 전 국민이 사용하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에서 인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무기다. 별도 앱을 설치할 필요가 없어 접근성 면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다. 핀테크 자회사 카카오페이가 제공하는 인증 서비스와는 별도로 운영된다. 카카오톡 지갑을 만들어두면 다양한 곳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카카오는 코로나19 감염과 확산 방지를 위해 도입한 전자출입 명부인 QR체크인,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발급하는 국가기술자격증 495종목, 지난해 9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샌드박스 허가를 획득한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 서비스 등을 순차적으로 지갑에 담도록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이통 3사가 출시한 본인인증 서비스인 패스도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패스는 현재까지 누적 다운로드가 3000만건이 넘는다. 특히 더욱 강력한 보안성이 차별점이라고 내세우고 있다. 패스 관계자는 "패스는 통신사와 연계돼 생체인식이나 PIN번호 같은 점유 인증뿐 아니라 스마트폰 유심을 통한 회선 인증까지 가능해 다른 서비스보다 안전장치가 하나 더 있다"고 강조했다.

KB국민은행은 2019년 7월 모바일 인증서를 선보였는데, 출시 100일 만에 이용자 100만명을 돌파하며 금융권 인증서 중 가장 빨리 자리를 잡았다. 한국정보인증은 기존 공인인증서를 발급하며 쌓아온 노하우가 강점으로 꼽힌다. NHN페이코는 지난해 9월 인증서 서비스를 출시한 후발 주자지만 삼성SDS와 손잡고 블록체인을 활용해 보안을 강화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다양한 민간인증서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시장이 열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하나로 다 되던 공인인증서가 편하다는 반론도 많다. 특히 사이트마다 다른 민간인증서를 사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예전에는 공인인증서 하나만 잘 관리하면 됐는데 인증서가 늘어날수록 유출 우려가 커질 것이라는 불안감도 있다. 이에 대해 보안솔루션 기업 라온시큐어 이순형 대표는 "민간인증서의 단점은 공인인증서처럼 모든 곳에 사용할 수 있는 '범용성'이 떨어진다는 것인데 이는 '사설인증 중계솔루션'을 통해 보완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행안부 민간 전자서명 시범사업에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홈택스 정부24 국민신문고 등 공공사이트에서 각기 다른 민간인증서 5개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솔루션이다.

[신찬옥 기자 /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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