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한겨레

[사설] 코로나발 학력 격차, 새학기엔 반복돼선 안된다

한겨레 입력 2021. 01. 13. 05:06 수정 2021. 01. 13. 07:36

기사 도구 모음

코로나발 학력 격차 우려가 실증적 조사연구를 통해 속속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6월 대입 수능 모의평가에서 중위권 학생은 줄어들고 상위권과 하위권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데 이어, 이번에는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도 원격수업으로 인한 학력 양극화가 현실로 드러났다.

초등학생 때 기초학력이 제대로 다져지지 않으면 중고등학생 때까지 격차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간과해선 안 될 심각한 문제다.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지난해 10월 5일 오전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충남 금산초등학교를 방문해 초등학교 저학년 대상 학습 안전망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코로나발 학력 격차 우려가 실증적 조사연구를 통해 속속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6월 대입 수능 모의평가에서 중위권 학생은 줄어들고 상위권과 하위권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데 이어, 이번에는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도 원격수업으로 인한 학력 양극화가 현실로 드러났다.

최근 학술지 <공간과 사회>(74호)에 실린 논문 ‘코로나19 이후 거주 환경의 차이가 초등학생의 학습, 게임, 놀이 시간에 미치는 영향 분석’에서, 이시효 박사는 지난해 7~8월 경기도 부천시 세 지역의 초등학교 3곳에 다니는 3~6학년 학생 446명을 설문조사했다. 세 지역은 각각 신도시 아파트 단지, 오래된 아파트 단지, 30년 이상 된 단독주택·빌라촌으로 집값에서 차이가 난다. 조사 결과를 보면, 신도시 아파트 단지 내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원격수업에 들인 시간이 하루 평균 155분인 반면 오래된 아파트 단지는 127분, 단독주택·빌라촌은 83분으로 현저히 떨어졌다.

반대로 코로나 이후 게임을 하는 시간은 고소득 지역 학생들은 30분 늘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지만, 저소득 지역 학생들은 2시간 이상 늘었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특히 저소득 지역의 경우 네명 중 한명이 하루에 4시간 이상 게임을 한다고 답해 ‘게임 중독’ 징후까지 우려됐다. 세 학교 모두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아닌 자료 의존형 온라인 수업을 했다는 점에서, 부모의 도움과 학교의 준비 정도 등 학습 여건이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초등학생 때 기초학력이 제대로 다져지지 않으면 중고등학생 때까지 격차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간과해선 안 될 심각한 문제다.

학력 격차 해소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지난해 학생들의 평균 등교수업이 30일도 되지 않은 가운데 2학기 들어서도 원격수업의 질이 개선되지 않아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원성이 컸음을 교육당국은 잊어서는 안 된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신년사에서 원격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실시간 화상수업 지원 등 학습관리시스템을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 사태가 하루속히 종식돼 등교수업이 정상화되는 게 가장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교육당국은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만반의 준비를 마쳐야 한다. 지난해 1년 동안 사실상 방치되다시피 한 공교육이 올해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직무유기라는 걸 교육당국은 명심해야 한다.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