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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수다] 한해를 시작하며 만드는 오늘의 요리

입력 2021. 01. 13. 08:30 수정 2021. 06. 18.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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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그랬다.

쥐꼬리 월급쟁이 아버지, 부모님 봉양에 집안 살림까지 바쁜 가정주부 어머니, 줄줄이 삼 남매집안 살림만으로도 벅찬 어머니는 아이들이 커가면서 더 빠듯해진 살림에 도움이 되고자 일을 시작하게 되었고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어린 막내는 엄마의 역할을 대신해야 했던 시절, 때가 되면 오빠들을 위해 밥상을 차려야 했고 엄마가 와서 저녁 밥상을 준비할 수 있도록 연탄불이 꺼지지 않도록 돌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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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그랬다.

쥐꼬리 월급쟁이 아버지, 부모님 봉양에 집안 살림까지 바쁜 가정주부 어머니, 줄줄이 삼 남매

집안 살림만으로도 벅찬 어머니는 아이들이 커가면서 더 빠듯해진 살림에 도움이 되고자 일을 시작하게 되었고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어린 막내는 엄마의 역할을 대신해야 했던 시절, 때가 되면 오빠들을 위해 밥상을 차려야 했고 엄마가 와서 저녁 밥상을 준비할 수 있도록 연탄불이 꺼지지 않도록 돌봐야 했다.

옛날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는 얼마 전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그때 부엌은 여자들의 공간이지 남자들은 드나드는 곳이 아니었기에 부엌 일은 당연히 어린 여동생의 몫으로 여겼다. 엄마 대신 오빠들의 밥상을 차리고 엄마의 부엌일을 열심히 돕고 텔레비전 요리 프로그램 ‘오늘의 요리’를 즐겨 보았던 여동생은 지금 요리하는 일을 한다.

요리를 전공하고 20대에는 요리 초보로 손톱 밑에 때가 빠질 날 없이 자연에서 바로 온 재료들을 다듬었고 30대에는 해외로 유학 다녀온 또래들에 치이면서 견디면서 쏟아지는 새로운 요리, 새로운 식문화를 배우고 익히느라 정신없이 지나갔다. 40대에는 요리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이고 부엌에서 만들어 식탁에 차리는 것이 아니고 배달해서 식탁에 펼치는 것이라는 혼란 속에 적응 중이다. 그리고 어릴 적 삼 남매의 막내처럼 엄마의 곁에서 다시 기억속 엄마의 음식들을 배우고 있다.

그때는 그렇게 싫었던 고추씨 가득 넣은 무짠지를 만들고 냄새 때문에 먹지도 않았던 청국장을 소쿠리에 띄우고 재피를 빻아서 김치를 담고 콩나물시루에 물주기 싫어 콩나물도 먹지 않았지만 시루에서 크는 콩나물에 부지런히 물을 주고 있다. 엄마의 음식은 화려하여 눈에 번쩍 띄는 요리들은 아니지만 자랑하고 싶다.

책에서 학교에서 ‘음식은 약이다’를 숱하게 많이 배우고 들었다. 그러나 요즘 우리가 먹고 있는 음식이 약이 될 때보다는 독이 될 때가 더 많은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많다. 건강한 음식, 바른 음식으로 음식 윤리를 생각하며 음식이 약이 되는 소소한 음식들을 만들며 한 해를 시작해본다.

그리고 올해는 더 열심히 엄마의 음식을 배우면서 기억 속에 마음속에 깊이깊이 간직하고 싶다. 그 음식들에는 그때 그 시절의 추억들도 가득 담겨 있으니까.

글=요리연구가 이미경, 사진=네츄르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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