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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우리 먼저 맞을래" 질병청 민원 넣는 정부기관들

권남영 입력 2021. 01. 13. 09:07 수정 2021. 01. 13.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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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산하 기관 및 협회들이 백신 선점을 위해 질병관리청을 상대로 치열한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실이 입수한 '코로나 백신 우선접종 대상 요청 현황'에 따르면 총 17곳의 기관 및 협회가 질병관리청에 "우리가 백신을 먼저 맞아야 한다"고 요청했다.

한국노총 산하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은 지난해 12월 질병관리청에 '백신 우선 접종'을 요청하며 국가 수출입 물자 수송에 필수 인력이라는 이유를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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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산하 기관 및 협회들이 백신 선점을 위해 질병관리청을 상대로 치열한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실이 입수한 ‘코로나 백신 우선접종 대상 요청 현황’에 따르면 총 17곳의 기관 및 협회가 질병관리청에 “우리가 백신을 먼저 맞아야 한다”고 요청했다.

해당 기관 및 협회는 국가보훈처, 국민연금공단, 대한치과의사협회, 법무부, 병무청, 서울시청, 해양수산부, 한국수력원자력,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 등이다. 조 의원은 “정부가 확보한 백신 물량이 충분하지 않다는 불안감 때문에 기관들까지 나서서 물밑 경쟁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노총 산하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은 지난해 12월 질병관리청에 ‘백신 우선 접종’을 요청하며 국가 수출입 물자 수송에 필수 인력이라는 이유를 댔다. 노조 조합원은 항만 1만2076명, 창고 물류 4019명, 시장 물류 3726명, 철도 339명 등 총 2만160명이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지난 7일 질병관리청에 전국 원자력발전소에서 근무하는 운전원, 정비원, 의료지원팀 등 최대 약 5000명에 대한 우선 접종을 요청하면서 “이들은 국내 전력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원자력발전소의 필수 인력으로, 블랙아웃(blackout·대정전) 등 재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우선접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경찰청 산하 도로교통공단은 서울 강남운전면허시험장 등 전국 27곳 시험장에서 근무하는 직원 총 1165명에 대한 우선 접종을 요구했다. 도로교통공단은 지난해만 총 573만1973건의 대면 업무(운전면허시험, 면허발급, 면허갱신 등)를 처리했다며 “근무자들이 항상 코로나 감염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우선접종 대상자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치과에선 비말(침방울) 발생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치과의사 등은 감염 고위험군”이라는 이유를 내세웠다.

해양수산부 역시 항만 근로자 6만7560명, 선원 7021명에 대한 우선접종을 언급하며 “외국인 선원과 접촉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쇄도하는 백신 민원에 대해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아직 백신 우선접종 기준이 세워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각 기관이 저마다 먼저 맞겠다고 주장해 난감하다”며 “우선접종 권장 대상과 관련해서는 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칠 예정이다. 민원에 따라 그 결과가 좌지우지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 의원은 “백신 수량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백신 우선접종 순서에 대한 문제는 국민에게 매우 민감한 사안일 수 있다”며 “정부는 객관적·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국민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우선순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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