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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급 강등에도.."특등 머저리" 악담으로 존재감 과시한 김여정

이철재 입력 2021. 01. 13. 11:34 수정 2021. 01. 1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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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2018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리에 앉고 있다. 오른쪽은 김여정 당 부부장. [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북한의 열병식 개최 정황을 포착했다는 군 당국을 향해 “해괴한 짓”이라고 비난했다. 지난해부터 ‘대남 스피커’로 나섰던 김 부부장이 이번에 다시 등장했다.

한마디로 남의 집을 기웃거리지도 말고, 남의 잔치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말라는 요구다. 지난해 대북 전단(삐라) 살포 금지를 요구한 데 이어 이번엔 정부에 ‘열병식 보도지침’을 내린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남조선(한국) 합동참모본부가 지난 10일 심야에 북이 열병식을 개최한 정황을 포착했다느니, 정밀추적중이라느니 하는 희떠운 소리를 내뱉었다”며 “남조선 당국이 품고 있는 동족에 대한 적의적 시각에 대한 숨김없는 표현”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전했다.

지난해 11월 북한 외국문출판사가 '김정은 시대' 무기 개발과 군사지도 모습을 담은 화보집을 펴냈다. [외국문출판사 화첩 캡처]


김 부부장은 “세상 사람 웃길 짓만 골라 하는데 세계적으로 처신머리(체신머리) 골라 할 줄 모르는 데서는 둘째로 가라면 섭섭해할 특등 머저리”라는 악담까지 퍼부었다. 그러면서 “언제인가도 내가 말했지만 이런 것들도 꼭 후에는 계산이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표현으로 감정을 그대로 노출했다.

북한연구소장을 지낸 정영태 동양대 석좌교수는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는 한국이 핵강대국인 북한을 대등한 상대로 여기는 데 대해 불쾌해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정대진 아주대학교 통일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한ㆍ미가 정찰위성ㆍ정찰기로 자신들을 지켜보는 걸 꺼렸다”며 “이참에 한국에 눈을 가리고, 입을 닫으라고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018년 2월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전달한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받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김 부부장은 지난해 6월 개성공업지구 완전 철거,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 폐쇄, 9ㆍ19 군사합의 파기를 위협하며 정부에게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 금지를 요구했다. 국내외에서 비판이 나왔지만 여권은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대북전단 금지법 처리를 강행했다.

김 부부장은 이번 담화로 자신의 존재감을 재확인시켰다. 직급이 부부장으로 강등됐음에도 역할과 위상은 여전함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당 대회가 12일 종료하면서 열병식이 언제 열릴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10일 열병식 본 행사가 펼쳐졌는데, 합참 때문에 김이 샜거나 미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공개를 하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정부 소식통은 “평양에서 아직 병력과 장비가 머무르고 있다“며 ”북한은 언제라도 열병식을 열 수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10일 행사는 예행연습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직후부터 또 다른 열병식을 준비하는 동향이 포착됐다. 북한군이 매일 3~4차례 전투기를 띄우기도 했다. 당 대회 즈음해서 북한이 열병식을 공개한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철재ㆍ박용한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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