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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이익공유제 역시 경제 초토화 발상

기자 입력 2021. 01. 13. 11:40 수정 2021. 01. 1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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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 가뭄으로 농산물 수확량이 크게 줄어 가격이 오를 때,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당장 생산량이 늘어나지는 않으므로 가계 부담을 덜기 위해 가격을 낮게 동결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가끔 학생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그래서 이익공유제는 여느 규제와는 달리 경제 시스템 자체를 붕괴시키는 폭탄이다.

이익공유제 발상을 비롯한 현 정권의 경제정책은 총체적으로 엉망이다.

경제가 돌아가는 기본 틀을 망가뜨리는 정책들만 골라서 시행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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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용 전남대 명예교수·경제학

심한 가뭄으로 농산물 수확량이 크게 줄어 가격이 오를 때,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당장 생산량이 늘어나지는 않으므로 가계 부담을 덜기 위해 가격을 낮게 동결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가끔 학생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가격이 올라가도 농산물 생산량이 당장 늘지 않는다는 건 맞다. 그런데 가격을 동결하면 불확실한 가뭄을 예측하기도 하고 온갖 수단을 동원해 가뭄 피해를 줄인 농부는 그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 보상이 없으므로 다음에도 그렇게 행동할 농부는 없을 것이니 향후 생산량은 더 줄어들 것이다. 그래서 가격을 동결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최근 국무총리와 여당 대표가 언급한 이익공유제도 마찬가지다. 물론 그것은 코로나19 사태로 호황(?)을 누리는 산업의 이익을 불황에 허덕이는 산업에 나눠줌으로써 고통을 나누고 사회 통합을 이루자는 자애로운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 국민을 대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들은 자애로운 마음보다 판세를 읽고 사안에 정통한 지식을 가지는 게 더 중요하다.

호황 산업이라고 그에 속한 모든 기업이 잘나가는 건 아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하고 혁신적 방법으로 대처한 기업들만이 악조건을 극복하고 이윤을 얻는다. 그래서 어려운 환경에서 더욱 두드러지는 게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기업가적 모험이고 혁신이다. 이윤은 그에 대한 보상이다. 이를 나누려 들면 그 누구도 그런 모험과 혁신을 하지 않는다. 산업 생산은 빠르게 줄어들고 경제는 황폐화한다. 그래서 이익공유제는 여느 규제와는 달리 경제 시스템 자체를 붕괴시키는 폭탄이다.

이익공유제 발상을 비롯한 현 정권의 경제정책은 총체적으로 엉망이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정권 담당자들의 생각마저 의심하고 싶진 않지만, 시행 정책을 보면 그러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의 정책을 보면 경제를 망치겠다는 계획을 충실하게 실천하는 것 같다. 경제가 돌아가는 기본 틀을 망가뜨리는 정책들만 골라서 시행하기 때문이다.

현 정권은 공정이라는 이름 아래 잘나가는 기업을 죽이는 기업 규제 3법을 입법해 놓고 경제를 살린다고 호언장담한다.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소득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경제주체는 기업밖에 없는데, 그런 기업의 손발을 촘촘히 묶으면서 경제는 어떻게 살리겠다는 것인지 참으로 의문이다.

임대차 3법은 어떠한가? 집값 잡겠다는 부동산 정책으로 집값·전세·월세를 모조리 올려놨다. 집값 안정이 아니라 올리는 정책만 골라 모아 놨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중대재해법은 또 어떠한가? 재해로 사람이 다치거나 숨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러나 처벌 강도를 높이는 법을 만든다고 해서 인명 피해가 완전히 없어지는 게 아니다. 인간 사회는 무결점의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재해로 처벌받지 않는 최선의 길은 하루빨리 기업의 문을 닫는 것이다.

세계 10위권 규모의 한국 경제는 어느 누가 계획하고 조절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경제를 살리려면 담당자들의 경제관부터 바꿔야 한다. 지적(知的)으로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원시 공산사회에나 걸맞은 석기시대 사고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 한국 경제를 살리긴커녕 초토화시키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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