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서울경제

서민 "조국은 꺼진 불 아니다.. 팬덤 기생 정치로 민주주의 후퇴" [청론직설]

권구찬 기자 입력 2021. 01. 13. 14:38 수정 2021. 01. 13.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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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흑서' 공동저자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
조국 임명 강행은 차라리 다행..위선의 민낯을 드러내
국민 모두를 위한 정치가 아니라 '대깨문'을 위한 정치
문재인 정권 '대변' 검사했더니 살찐 기생충 득실득실
무능하고 뻔뻔한 정부..5년 더 집권시 미래 거덜낼 것
‘조국 흑서’의 공동 저자인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문재인 정권은 팬덤에 기생한 정치로 국민을 갈라쳤다”며 “현 정부 사람들이 진보라고 입에 올리는 게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호재기자
[서울경제] 기생충학 박사이자 정치 평론가인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 한때는 진보 논객으로 이름을 날렸지만 요즘에는 풍자와 유머로 문재인 정권의 폐부를 찌른다. 그는 이른바 ‘대깨문(문재인 대통령 극단적 지지자의 비칭)’들이 자신의 외모까지 들먹거려도 꿈쩍 않는 강철 멘탈의 소유자다. 자신을 스스럼없이 ‘관종’이라고 말하는 서 교수는 이제는 거의 사라진 기생충만큼이나 희귀한 별종임에 틀림없다. 지난해 8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등과 함께 쓴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일명 조국 흑서)’에서 그는 문재인 정부의 대변 검사를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기생충학 박사는 어쩌다 문재인 정부의 기생충 감별사가 됐는가. 서 교수는 13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권은 팬덤에 기생한 정치로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정권이 교체될 때까지 기생충 연구를 때려치우겠다”고 했는데.

△대깨문들이 전화를 걸어 ‘교수가 기생충 연구나 하지’라며 하도 성화를 대서 그랬다. 선언적 의미일 뿐이다. 공동 연구 과제도 있다. 재미있는 것은 누군가 전화를 걸어와 욕을 하길래 ‘기생충 연구 때려치웠다. 정권만 깔 거다’라고 했더니 살짝 당황하더라(웃음).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안 쓰겠다는 것인가.

△아내와 약속한 게 있다. 대선 때까지 정치적인 글을 쓰고 이후에는 기생충과 관련한 ‘해피(happy)’한 글만 쓸 것이라고. 원래대로 연구하는 ‘정상인’의 모습으로 돌아가야죠. 정권 교체가 안 된다면 이 나라에 희망이 없으니 눈과 귀를 막고 체념하고 살아야지, 글 써봐야 뭐하겠는가. 정치적인 글을 쓰는 게 너무 피곤하고 소모적인 일이더라. 지난해 독서량이 최악이었다.

-주변에서는 뭐라고 하는가. 문재인 정부를 지지했고 지금도 지지하는 분도 있을 텐데.

△서운해하더라. 관계부터 소원해졌다. 과거 박근혜 정부 때는 ‘박사모’ 분들과도 잘 지냈다. 하지만 ‘문빠’와 ‘조국빠’와는 겸상을 하지 않는다. 사기꾼과 범죄자를 옹호하는 분들은 용납이 안 된다.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최인아책방에서 열린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기자 간담회에서 공동 저자인 진중권(왼쪽부터) 전 동양대 교수, 권경애 변호사, 서민 단국대 교수,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보 진영에서는 ‘변절자’라고 할 것 같은데.

△나는 진보 쪽에 큰 족적이 없었다. 시민사회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김경율 회계사와 권경애 변호사 등에 비하면 나는 존재감이 없었다.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는 칼럼 정도 쓴 것뿐이다. 잘못해도 잘못한 게 없다고 오리발 내밀고 거짓말하는 현 정부가 변절한 것이다. 과거 정부는 미안한 척이라도 했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그리 대단한 게 아니다. 잘못하면 사과하고 앞으로 잘하겠다고 다짐하면 그만일 텐데, 현 정부는 잘못하고 범죄를 저질러도 털끝만큼도 인정하지 않는다.

-어쩌다 문재인 정부를 그토록 비판하게 됐는가.

△당연히 조국 사태다. 처음에는 문빠의 광적인 지지가 문재인 정부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 이니 맘대로’라고 하는데 이게 말이 되는가. 그래서 지난 2017년 말 ‘문빠는 미쳤다’는 칼럼을 썼다. 그때만 해도 무능한 정부이고 하는 일이 맘에 안 들어도 아끼는 마음이 있었다. 한데 조국 사태 때는 화가 나서 잠을 못 자겠더라. 보수냐 진보냐, 친정부냐 반정부냐의 문제가 아니다. 사기를 치느냐 아니냐는 문제다. 아찔한 것은 만약 문재인 정권이 조국의 법무부 장관 지명을 철회했더라면 위선의 민낯을 보지 못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현 정부의 민낯을 보지 못하고 속고 살아야 할 뻔했다니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2019년 10월 14일 사의를 표명한 조국 법무부 장관이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서울경제DB
-서 교수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글이 풍자 수준을 넘어 너무 감정적이라는 지적도 있는데.

△인정한다. 원래 깊이가 있지도 않거니와 분노가 하도 치밀어서 내 특유의 유머가 죽어버렸다. 공무원 피살 사건 이후 더 거칠어졌다. 그때부터 (글에서) 대통령 칭호를 뺐다. 유족의 슬픔에 공감해주지는 못할망정 처음부터 월북 프레임을 씌웠다. 월북 여부는 나중에 판단해도 될 일 아닌가. 비겁하고 책임지지 않겠다는 태도다.

-‘조국 흑서’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을 ‘신보수’로 규정했다.

△가진 것도 많고 지킬 것도 많은 보수다. 현 정권 사람들은 기득권을 다 가졌고 사법부조차 휩쓸어버릴 기세인데도 아직도 약자라고 우긴다. 그들이 진보라고 입에 올리는 게 부끄러운 일이다. 진보의 이름을 더럽혔고 진보에 대한 거부감을 만들었다. 앞으로 죽을 때까지 진보를 찍지 않을 것이다.

-보수로 전향했다고 봐도 되는가.

△진보와 좌파는 신물이 난다. 다시는 진보에 관심을 주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 정권과 문빠는 나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이미 윤미향 사건을 계기로 탈(脫)페미니스트를 선언했다.

정의기억연대 회계 부정 의혹에 휩싸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5월 29일 당선인 신분으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서울경제DB
-야당이 무능해도 정권 연장보다는 낫다고 했는데.

△무능을 말하자면 지금 정부가 더하다. 제1야당의 국회 의석 100석이 결코 적은 것이 아니다. 대선에서 1 대 1 구도라면 중도층 흡수 싸움 아닌가. 현 정권의 민낯이 드러났으니 보수에도 희망이 있다. 진중권 선생님은 새로운 진보의 길을 모색하겠다고 했지만 나는 생각이 다르다. 국민의힘이 정권 연장을 막을 현실적 대안이다.

-문재인 정부의 대변 검사 결과는 어떤가.

△살찐 기생충들이 득실댄다. 문재인 정권 사람들의 97%가 기생충이다. 열심히 찾지 않아서 이 정도일 뿐이다. 정상인은 최재형 감사원장과 윤석열 검찰총장 같은 분들이다. 현 정권이 가끔 실수로 뽑은 사람 중에서 훌륭한 이들도 있다 (웃음).

-문재인 정부를 기생충보다 못하다고 했는데.

△기생충은 사람의 몸에 기생해 번식하는 게 목표다. 숙주인 사람이 죽으면 기생충도 죽는다. 기생충은 사람이 먼저 죽으면 안 되니까 적당히 해먹고 사람 눈치를 본다. 자연계의 기생충은 본분을 지키고 염치가 있지만 사회 기생충들은 그렇지 않다. 현 정권 사람들이 국민의 세금으로 활동하는데 숙주를 거덜 내고 있다. 정권은 살겠지만 나라와 국민의 삶을 거덜 내니 문제다. 건강보험만 하더라도 ‘문재인 케어’가 시행된 뒤 2018년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과거 정부가 쌓아둔 20조 원의 적립금을 다 털어먹겠다고 한다. 5년 더 집권하면 미래를 더 거덜 낼 것이다.

-검찰 개혁의 핵심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수사와 기소 관행에 개선할 점이 없지 않지만 검찰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내가 본 검찰은 늘 살아 있는 권력에 한없이 약했다. 그런데도 무소불위로 포장하더니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을 1년 내내 괴롭혔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이 수사를 끝내면 누가 견제할 건가. 대깨문들은 제 부친이 검사라서 검찰 편을 든다고 하지만 아버지는 내가 7세 때부터 변호사를 지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해 10월 22일 국회 법사위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서울경제DB
-윤석열 검찰총장은 임기 후 정치를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지지율이 신기루 같은 것 아닌가. 정치에 뛰어드는 순간 사그라질 것이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그랬다. 갖은 핍박에도 물러나지 않고 버티는 것만 해도 대단하다.

-문재인 정부를 어떤 정부로 규정하는가.

△무능한데도 뻔뻔스러운 정부다. 능력이 부족하면 좀 미안한 마음도 가져야 하고 겸손해야 한다. 무능하지만 착하면 동정심이라도 얻지만 현 정부는 착한 척하면서 나쁜 짓을 다 한다. 정체가 드러나니 이제 막 나가고 있다.

-현 정부의 국정 운영에서 가장 큰 문제가 뭐라고 보는가.

△국민 전체를 봐야 하는 것 아닌가. 자신을 반대하는 국민도 포용해야 하는데 문빠 눈치를 보고 있다. 민주주의도 후퇴시켰다. 여당에서는 비판 목소리가 일절 없다. 금태섭은 그러다 쫓겨났다.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대깨문을 위한 정치다. 조국의 법무장관 임명을 강행한 것이나 윤 총장을 찍어내려고 한 것도 조국빠의 극성 지지 때문이 아닌가. 팬덤에 기생하는 국정 운영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공수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난해 12월10일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의 대선 주자로 꼽히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는 팬덤 정치를 극복할 수 있을까.

△이 대표는 이명박·박근혜 사면을 주장하다가 문빠들의 비판에 ‘사과가 먼저’라며 물러섰다. 이 지사는 성정을 보면 강성 친문과 한판 겨룰 듯한데 되레 눈치를 살핀다. 대깨문의 목표는 문재인 지키기에 있다. 이들의 마음속 차기 대통령은 조국이다. 이 지사는 믿을 수 없고, 이 대표로는 불안하다고 생각한다. 조국은 꺼진 불이 아니다.

-재판을 받고 있는 조 전 장관의 대선 출마는 물 건너간 것 아닌가.

△나는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넌다. (조국이) 설령 출마하지 않더라도 강성 지지층을 움직일 수 있다. 문빠는 조국이 무죄이고 박해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조국이 여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여지가 충분하다. 조국은 절대 그냥 죽지 않을 것이다. 나만큼 조국을 챙기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웃음)

-바람직한 정치 지도자상을 말한다면.

△국민들이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누구인지 모르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좋은 지도자다. 우리 편만이 옳다는 오기와 대결 정치로 교우 관계가 끊기고 가족이 갈라졌다. 국민의 일상을 이처럼 파괴한 정부가 또 있나 싶다. 서민을 위한다는 정부가 서민을 위험에 빠트려서 서민이 비판하는 것이다.

/권구찬 선임기자 chans@sedaily.com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대변 검사 결과 살찐 기생충이 득실댄다”고 꼬집었다. /이호재기자
He is···.

1967년 광주에서 태어나 서울대 의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기생충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9년부터 단국대 의과대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주로 장내 기생충의 면역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기생충 열전’ 등 교양서적을 여러 권 출간했고 10년 전부터 정치 평론가 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출간한 ‘조국 흑서’에 공저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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