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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거면 언론개혁 공약 왜 했나

편집위원회 입력 2021. 01. 1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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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문재인 정부 언론개혁 공약 성적표다.

즉각 언론개혁TF를 꾸려 문 대통령과 언론노조가 약속한 정책협약서를 살피는 일부터 시작하기 바란다.

그 일이 언론개혁의 한 축임을 절실히 깨닫고 있다.

언론개혁 첫 단추를 꿰는 일, 당장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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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주장] 편집위원회

0. 문재인 정부 언론개혁 공약 성적표다. 집권 3년8개월 짧지 않은 시간인데, 한 발도 떼지 못한 현실은 참담하다. 급기야 기자협회와 언론노조 등 6개 단체가 공동회견을 열었다. “언론개혁 로드맵을 차기 정권의 과제라 미루지 말길 바란다.” 촛불 시민의 염원을 배신하지 말라는 당부이자 경고다. 언론이 사회적 공기가 아닌 공해로 매도되는 현실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해서는 안 된다는 호소다. 제도와 정책이 전부는 아니지만 개혁의 출발이다. 문 대통령이 취임 때 약속한 ‘소통’은 언론과도 절실하다. 신년기자회견을 앞둔 지금, 후보 시절 언론노조와 함께 한 정책협약서를 다시 펼쳐 실현가능한 공약부터 하나씩 실천하길 바란다.

징벌적 손해배상이 마치 언론개혁의 전부인 것처럼 호도해서는 안 된다. 시시비비를 가리는 일은 현행법으로 얼마든지 다툴 수 있다. 마음에 안 드는 언론을 본때 보이겠다는 의도는 분란만 키울 뿐이다. 가뜩이나 분열된 언론을 ‘내 편 네 편’ 나눠 선택적 징벌을 할 위험성이 크다. 언론자유 뒤에 숨어 악의적 왜곡을 일삼는 보도는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눈에는 눈’ 식의 대응은 재고하는 게 바람직하다. 법은 어느 한편의 유·불리를 따져서는 안 된다. 반드시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특히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은 문재인 정부가 가장 관심을 기울인 사안이었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이 야당일 때 언론개혁의 1순위였는데, 지금은 왜 관심 밖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배구조를 손대지 않아도 이제 불편한 것이 없다는 것인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식으로는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 지금 당장 불편하고 손해를 본 것 같아도 올바른 일은 실행해야 한다. 공영방송에 대한 정치적 개입을 막을 관련법 개정안도 시급히 통과돼야 한다. 미디어 다양성을 위해 만든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은 언제까지 한시적인 상태로 둘 것인지 듣고 싶다. 내년이면 다시 6년 시한이 만료된다. 지원액도 노무현 정부 때 400억원이었는데, 지금은 8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지역신문은 코로나19로 어느 때보다 힘겨운 겨울을 나고 있다. 언론 시장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개선해 지역과 중앙이 상생할 수 있는 일반법 제정을 당부한다.

문재인 정부는 언론에 관한 한 ‘정책이 없는 게 정책이다’는 말까지 듣고 있다. 간섭하지 않는 것이 언론자유를 지키는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손 놓은 채 3년여 허송세월을 보냈다. 의지가 없었다는 게 더 정확할지 모르겠다. 그만큼 우선순위에 둬야 할 개혁과제들이 더 많았던 현실은 인정한다. 이제는 언론개혁을 위해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집권 초보다 개혁 동력이 떨어졌다는 건 핑계다. 180석이라는 거대 여당이 존재한다. 의지만 있으면 법을 제정할 힘이 있다. 즉각 언론개혁TF를 꾸려 문 대통령과 언론노조가 약속한 정책협약서를 살피는 일부터 시작하기 바란다. 또 민주당과 언론노조가 지난해 4월 서명한 정책협약서도 함께 살피길 촉구한다. 언론개혁의 큰 틀이 들어있다. 공감대는 이미 형성돼있다. 언론의 공공성을 넓히는 일은 곧 민주주의를 확장시키는 일이다.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우리는 언론에 대한 시민의 신뢰가 깊지 않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 말로만 반성하는 게 아니라 더 뼈저리게 성찰해서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그래서 정부에 요구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 다시 다짐하고 변화를 약속해야 하는 일이 먼저임을 안다. 그 일이 언론개혁의 한 축임을 절실히 깨닫고 있다. 나머지 한 축은 문재인 정부와 국회가 끌어줘야 한다. 언론개혁 첫 단추를 꿰는 일, 당장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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