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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정책도 먹히지 않는 노인대국 日, 저출산·고령화 '지방소멸' 공포

조은효 입력 2021. 01. 13. 17:46 수정 2021. 01. 1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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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카베시로 오세요." 도쿄 도심에서 직선거리로 약 33㎞ 떨어진 사이타마현 가스카베시.

인구 약 22만명인 이곳은 일본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의 실제 배경이 되는 곳이다.

도쿄 인근 위성도시 가스카베시뿐만 아니라 일본 전역 곳곳에서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도시가 아예 소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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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카베시 이주 유인 홍보책자 가시카베시 홈페이지
【파이낸셜뉴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가스카베시로 오세요." 도쿄 도심에서 직선거리로 약 33㎞ 떨어진 사이타마현 가스카베시.

인구 약 22만명인 이곳은 일본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의 실제 배경이 되는 곳이다. 거리상으로는 서울 인근 경기 양주, 광교신도시 정도에 위치한다. 가스카베시의 고민은 다름아닌 인구 감소다.

고민을 거듭하던 가스카베시가 최근 반짝 아이디어로 내놓은 것은 다름아닌 '짱구가족' 캐릭터로 만든 이주 홍보책자다. 타깃은 '5살 짱구'와 같이 미취학 아동이 있는 '젊은 가정'이다.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출산가능한 연령대의 여성' '미취학 또는 취학 자녀가 있는 가정'이 필수요소이기 때문이다. 도쿄 인근 위성도시 가스카베시뿐만 아니라 일본 전역 곳곳에서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도시가 아예 소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13일 후생노동성 인구동태 통계에 따르면 가장 최근 통계인 지난 2019년 일본의 인구 자연감소(사망자수-출생자수)는 51만5000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의 '도'에 해당하는 광역단체 중 하나인 돗토리현(약 인구 57만명) 하나가 증발한 것이다. 그해 출생아는 전년에 비해 약 5만명 감소한 약 86만명이었다. 1899년 관련 통계 이후 최저다. 합계출산율은 2015년 1.45를 정점으로 4년 연속 감소해 지난해 1.36이다. 그래도 0.83(추정치)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보다는 높다.

이 지표가 나오기 2년 전인 당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저출산·고령화를 '국난'이라며 중의원을 해산, 각종 육아지원 및 보육 무상화 정책, 복지예산 확대 등을 추진해 왔지만 결과는 '최악, 최저치' 경신의 연속이다. '출산율 1.8' '1억 총활약사회' 등의 목표치도 멀어지고 있다.

남성육아 휴직은 직장 내 '눈치보기'로 인해 사용률이 지난해 13%에 불과했고, 사용기간도 5일 미만이 30% 이상이다.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장관)이 솔선하겠다며 2주짜리 육아휴직을 썼으나 되레 "전례가 없는 일"이라는 등 비판에 휩싸이기까지 했다.

여성의 경제활동 확대로 여성취업률은 71%대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지만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 일용직으로 안정적으로 경제생활을 하면서 아이를 키우기 어려운 구조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가 더해지면서 결혼 연기·기피 현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코로나 쇼크로 인한 출산율 쇼크가 다시 한번 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올해 예산에 지자체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맞선 주선'이란 이색사업에 교부금을 배정키로 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결혼과 출산을 늘려 사회를 지탱해 가야 하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가 인구 감소와 그에 따른 노동력 감소, 수요부진에 대비해 내놓은 그간의 정책들도 최근엔 답보 상태다. 대표적인 것이 △관광객 연 4000만명 입국 목표 △이민 확대 △정년연장(만 70세) △여성의 경제활동 확대 등이다. 전방위적으로 정책을 내놓고는 있으나 가속화되는 고령화·저출산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속도'와 '효과성'의 문제로 정책이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구 추계상 2025년 일본의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은 30%로 상승한다. 인구 10명 중 3명이 노인인 것이다.

일손 부족, 연금 재정압박에 대응해 이미 일본 민간기업의 정년이 70세로 연장되고 정년을 80세로 하겠다는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노인대국 일본은 아직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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