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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법 "모든 신천지 시설과 교인명단, 역학조사에 해당 안 돼"

박종대 입력 2021. 01. 13.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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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불리하게 해석할 수 없어"
방대본 공문에도 시설종류·제출기한 명시되지 않아
이만희 총회장 측 "유죄 부분에 대해 항소"
[가평=뉴시스] 김선웅 기자 =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 가평군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0.03.02. photo@newsis.com

[수원=뉴시스] 박종대 안형철 기자 =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이만희(89)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13일 감염병의예방및관리에관한법률 위반, 위계에의한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해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검찰이 체면을 구기게 됐다.

검찰은 신천지 측이 시설현황과 교인명단을 누락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방역당국에 제출해 역학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이 총회장을 기소했다.

반면 법원은 방역당국이 신천지에 요구한 시설현황과 교인명단 자체가 역학조사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수원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김미경)는 13일 오후 2시 수원법원종합청사 204호 법정에서 감염병의예방및관리에관한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총회장에게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날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신천지에 제출을 요구한 것은 감염병 환자 등의 인적사항이나 발병장소에 대한 것이 아니라 감염여부와 관계 없이 모든 신천지 시설과 교인명단을 요구한 것"이라며 "이는 역학조사 내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근거로 감염병예방법에 나오는 역학조사 정의를 들었다. 이 법 2조에 따르면 역학조사는 ‘감염병환자 등의 발생 규모 파악, 감염원 추적,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한 원인 규명을 위한 활동’을 일컫는다.

또 역학조사의 내용, 시기, 방법에 대해서는 같은 법 시행령으로 정하도록 돼 있다.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1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중부일보 제공) 2020.11.16. jtk@newsis.com

시행령에서 정하는 역학조사 내용은 감염병 환자 등의 인적사항, 발병일, 발병장소, 감염원인, 감염경로, 환자의 진료기록 및 그 외 감염병 원인 규명과 관련된 사항으로 정하고 있다.

역학조사 방법은 설문조사, 면접조사, 인체나 환경 또는 매개 곤충이나 동물의 검체 채취 및 시험, 의료기록 조사 및 의사 면접으로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방대본이 신천지 측에 보낸 공문이 감염병예방법 및 같은 법 시행령에서 정하는 설문조사, 면접조사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시설과 교인명단은 역학조사 자체라기보다 역학조사를 하기 위한 준비단계로서 자료수집에 해당한다"며 "방대본 역시 공문에서 ‘역학조사를 실시하기 위한 정보 제공을 요청한다’고 썼다"고 무죄 이유를 밝혔다.

특히 재판부는 ‘역학조사를 위한 자료수집도 역학조사에 포함된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 "역학조사는 인적사항, 방문장소, 만난 사람 등 정보가 노출돼 개인 사생활 보장에 관한 기본권을 제한할 뿐 더러 형사처벌 전제가 된다"며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범위를 확장해 해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총회장에 대한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 역시 무죄를 선고했다.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전국 신천지 피해자연대 회원들이 1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의 선고공판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구속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1.01.13.jtk@newsis.com

재판부는 "시설현황 제출 요구는 감염병예방법상 역학조사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다만, 행정조사기본법 제5조 단서에 의해 행정기관이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것은 법령에 규정이 없더라도 자발적 협조를 얻어 실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경우 조사대상자는 행정조사를 거부할 수 있고 이를 처벌할 수 없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재판부는 "시설현황 중 일부만 제출했더라도 행정조사에 자발적으로 협조에 응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제출하지 않은 나머지 부분에 대해 공무원 직무를 방해하는 위계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재판부는 이 사건 증거로 제출된 방대본 공문에도 시설 종류와 제출 기한에 대한 내용이 명시돼 있지 않은 데다, 법정에 출석한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반장이나 팀장도 모든 시설을 제출해야 한다고 명확하게 말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락되거나 정보가 변경된 교인명단에 대해서도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이 주민등록번호, 주민등록번호 앞자리로 된 생년월일 정보는 제공하지 말고, 교인들의 등록상태나 생년월일을 일부 변경해 특정할 수 없도록 하라는 구체적인 지시를 내렸다는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또 "중수본, 방대본 공무원들도 2020년 2월 24일 민정실장실과의 협의 이후 신천지가 자료 제출에 적극 협조했고, 방역당국 요청에 최대한 신속히 정리해 제공했다고 증언했다"고 덧붙였다.

이 총회장 변호인 측은 이날 선고 재판이 끝난 후 신천지 측을 통해 "감염병예방법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 판단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입장을 내놨다.

다만 무죄가 선고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향후 항소를 통해 적극 소명하고 다시 한 번 공정한 법의 심판을 받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수원지검 관계자는 "항소 여부는 수사팀에서 판결문을 검토한 후에 결정한다"며 "아직 판결문이 나오지 않은 상태여서 수사팀에서 검토를 마치고 이르면 내일 중으로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d@newsis.com, goahc@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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