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기고 절단해도 멀쩡한 배터리 개발

양민오 2021. 1. 13.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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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불안합니다.

심지어 잘라내고 남은 배터리로 전자제품이 작동했습니다.

절단해도 멀쩡한 배터리는 '전고체(All Solid State) 이차전지'라고 이름 붙은 차세대 배터리입니다.

전고체 이차전지는 현재 연구 단계인 배터리인데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 한국화학연구원, 성균관대학교, 전남대학교, 인하대학교와 공동 연구를 통해 효율이 뛰어난 전고체 이차전지를 개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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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셀을 가위로 절단하는 장면

■ 가위로 잘라도 되는 배터리

보기만 해도 불안합니다. 배터리를 가위로 자릅니다. 폭발하지 않을까요? 불이 나지 않을까요? 촬영기자 뒤에 숨어서 어깨너머로 조심스럽게 지켜봤습니다. 제가 이렇게 기사를 쓰고 있는 걸 보면 아무 일도 없던 거겠죠. 불꽃조차 튀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잘라내고 남은 배터리로 전자제품이 작동했습니다.

■ 전고체 이차전지

마술사의 눈속임 같은 장면이지만 과학자들이 이뤄낸 성과입니다. 절단해도 멀쩡한 배터리는 '전고체(All Solid State) 이차전지'라고 이름 붙은 차세대 배터리입니다. 여기서 '전고체'는 모든 부분이 고체로 돼 있다는 말입니다.

배터리가 필요한 전자기기 대부분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습니다. 전기자동차와 대용량 전기저장장치에도 리튬이온 배터리가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배터리 폭발사고 뉴스를 종종 보시죠? 대다수의 경우 리튬이온 배터리가 언급됩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변형과 충격, 과충전과 고온 등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고체 이차전지 구조

반면 전고체 이차전지는 이러한 외부 요인이 자극으로 작용해도 안전합니다.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은 물론 전해질까지 모든 소재가 고체 성분이어서 음극과 양극이 섞여 반응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전고체 이차전지는 현재 연구 단계인 배터리인데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 한국화학연구원, 성균관대학교, 전남대학교, 인하대학교와 공동 연구를 통해 효율이 뛰어난 전고체 이차전지를 개발했습니다.

연구진이 성능 확인을 위해 제작한 100mAh 용량의 전고체 이차전지로 실험한 결과 500회 충·방전과 굽힘 테스트 1,000회 진행 후에도 90%의 용량을 유지했습니다.

전고체 이차전지 유연성 실험

■ 얇게도, 대용량으로도 제작 가능

1mm 두께로 얇게 제작된 전고체 이차전지는 접기도 하고, 상소문처럼 둘둘 말기도 하고, 형태를 자유자재로 변형시킬 수 있습니다. 마치 헝겊처럼요. 그렇다면 옷감으로 사용하면 어떨까요? 요즘 휴대용 충전기를 사용하는 발열 조끼가 판매되던데, 별도의 충전기를 장착하지 않고 전고체 이차전지를 옷감처럼 사용한 발열 조끼를 제작할 수 있을 듯합니다.

전고체 이차전지를 적용한 발열조끼 가상도

얇은 전고체 이차전지를 여러 겹으로 쌓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대용량·고전압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과충전으로 인한 폭발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갖춰야 하는데, 전고체 이차전지는 이런 것도 필요 없습니다. 무게는 더 가볍고 부피는 더 줄겠네요. 전기자동차에 장착하면 좋겠습니다.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에도 적합합니다.

이번 연구 과정에 SCI급 논문 65편을 게재와 해외 8건 포함해 특허출원 46건의 성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전고체 이차전지는 기존의 이차전지 제작 공정을 그대로 활용해 제작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합니다. 연구진의 노력이 차세대 배터리로 평가되는 전고체 이차전지를 사용할 수 있는 날을 앞당기는 기반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양민오 기자 (yangmin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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