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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아빠는 삼성전자, 오빠는 코로나株, 나는 ETF

홍준기 기자 입력 2021. 01. 13. 20:26 수정 2021. 01. 13.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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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M·X·BB세대.. 삼성증권, 지난해 투자성향 분석

30대 회사원 최모씨는 작년 7월 코스피가 하락할 때 수익이 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인 ‘곱버스(KODEX 200선물인버스2X)’에 투자했다가 80만원 손실을 본 뒤 11월에 팔았다. 코스피 하락분의 2배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해서 곱버스라 부르는 상품이다. 지난해 여름 주식 투자를 시작한 최씨는 “여윳돈으로 용돈이나 좀 벌어보자는 생각으로 들어갔다가 낭패를 봤다”고 했다. 그는 “회사의 또래 동료 사이에서도 비슷한 투자를 한 사람이 꽤 있다”고 했다.

/그래픽=김성규

은퇴자인 김모(66)씨는 작년 연말부터 자식들이 준 용돈이나 국민연금 등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한두 주씩 사고 있다. 그는 “적금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생각에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며 “나중에 돈이 필요할 때 팔아서 써야 하니 큰 회사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고 했다.

지난해부터 주식 투자를 시작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세대별로 투자 성향은 크게 갈린다. 13일 삼성증권이 지난해 3~9월 신규 고객 71만500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20대 중반부터 30대 후반까지인 M세대(밀레니얼 세대·1981~1995년생)와 40대와 50대 중반인 X세대(1965~1980년생)는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더 젋은 세대인 Z세대(1996~2000년생)는 비교적 안전한 투자를 택했다. 은퇴자들이 늘어나는 BB세대(베이비붐 세대·1950~1964년생)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세대를 불문하고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비중이 컸고, 삼성전자 등 일부 종목 투자 쏠림 현상은 올 들어 더 강해지는 추세다.

◇단기 수익 꿈꾸는 M세대와 X세대… 새내기 투자자들은 안전지향적 투자

M세대는 가장 공격적인 투자자들이다. 매수 금액 기준으로 보면 이들은 지난해 코로나 치료제나 진단 키트 제조 등과 관련이 있어 ‘코로나 관련주’로 분류된 국내외 제약회사 주식에 투자한 비중이 23.1%로 높았다. 코스피가 하락해야 수익이 나는 인버스 ETF에 투자한 비중도 16.7%였다.

X세대는 M세대보다는 삼성전자(21.7%)나 업종별 대표주(16.3%)에 투자한 비중이 조금 더 높았지만, 코로나 관련주(20.7%)나 인버스 ETF(13.5%)에 투자한 비중도 높아 공격적인 성향을 보였다.

반면 BB세대는 보다 안전한 투자를 했다. 삼성전자(34.2%)나 삼성전자처럼 해당 업종에서 시가총액 등이 가장 큰 대표 기업(29%)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다.

새내기 투자자인 Z세대도 신중한 투자를 했다. 삼성전자(32.2%)에 BB세대 다음으로 많이 투자했다. 다만 인버스 ETF(14%) 등에 대한 투자 비율도 높은 편이었다. 삼성증권은 “Z세대는 안정적이고 쉬운 종목을 선호하지만, 일부는 유행에 따라 투자를 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했다.

◇올해 초에도 삼성전자 집중 투자… 인기 종목이 순매수액 대부분 차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개인 투자자들의 삼성전자 사랑은 이어지고 있다. 삼성증권이 올해 첫 주(4~8일) 전체 투자자들이 투자한 종목을 살펴보니 2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매수액 1위를 기록했다. 20대 투자자는 매수액 1위가 코스피가 상승할 때 수익이 나는 ‘KODEX 레버리지’였지만, 2위가 삼성전자였다. 해외 주식의 경우 80세 이상(애플이 1위)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 주식을 사들인 금액이 가장 많았다.

삼성전자와 삼성전자를 포함한 개인 투자자 순매수액 상위 10종목에 대한 ‘투자 쏠림’은 지난해보다 더 심해진 분위기다. 지난해의 경우 개인 투자자 순매수액 1위인 삼성전자와 2위인 삼성전자 우선주 순매수액이 15조7000억원으로 전체 개인 투자자 순매수액(47조5000억원)의 33% 정도였다. 올해 초(4~12일)에는 개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우선주를 5조4000억원어치 순매수했는데, 이는 전체 개인 순매수액(8조6000억원)의 63% 수준이다.

인기 종목에 대한 쏠림도 심해졌다. 지난해에도 개인 순매수액 1~10위 종목 순매수의 합은 26조7000억원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56%)이기는 했지만, 올해는 삼성전자, LG전자, SK 하이닉스, 현대차 등 상위 10위 이내 종목 순매수액이 8조5000억원으로 개인 전체 순매수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개인 투자자들이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되는 대기업 주식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어떤 정책이나 사회 이슈에 휩쓸려 ‘테마주’ 등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긍정적이지만, 과도한 쏠림 현상은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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