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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외환위기급 코로나 고용 충격, 비상한 각오로 국력 집중해야

입력 2021. 01. 13.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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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코로나19가 덮친 지난해 전국에서 일자리 21만8000개가 줄었다고 통계청이 13일 발표했다. 실업자는 한 해 4만5000명이 늘어 111만명에 육박했다. 취업자 수 감소폭은 1998년 외환위기(-127만여명) 후 22년 만에 가장 컸고, 실업률도 19년 만에 다시 4%를 찍었다. 3차 대유행으로 고강도 거리 두기에 돌입한 12월엔 1년 전보다 줄어든 일자리가 62만8000개에 달했다. 역시 21년 만의 월간 신기록이다. 눈물로 넘은 외환위기급 고용 한파이고, 지금도 끝과 바닥을 모르는 ‘코로나 터널’ 속에 있는 셈이다.

지난해 취업자는 60세 이상만 37만여명 늘고 그외 연령대는 모두 감소했다. 14만~16만명씩 줄어든 20·30·40대의 타격이 컸고, 15~29세 청년실업률도 2년 만에 9%로 다시 올라섰다. 산업별로는 도·소매(-16만명), 숙박·음식(-15만9000명) 같은 대면서비스업이 직격탄을 맞고, 보건·사회복지(13만명)나 운수·창고업(5만1000명)은 증가했다. 코로나19가 업종별 충격과 취업지도를 바꾼 것이다.

그 속에서 ‘K자’로 벌어진 양극화는 더 심해졌다. 임금노동자 중 상용직이 30만여명 증가했지만 임시직은 31만여명, 일용직은 10만여명이 각각 감소했다. 혼자 하는 자영업자만 9만명 늘고, 사람을 고용한 자영업자는 16만여명 줄었다. 일시휴직자가 83만명을 넘기며 역대 최대의 증가폭(105.9%)을 보였고, 지난달 경제활동 없이 ‘쉬었다’는 사람은 13.5%,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10.3% 늘었다. 초단기 일자리도 구하기 힘들고, 다니던 직장도 단축 운영이나 휴업이 많아진 여파다. 지난해 1~11월 국내 세수입은 8조8000억원 줄고, 소득세만 근로·양도소득세를 두 축으로 8조5000억원 증가했다. 면세점 위에 있는 임금노동자와 부동산 거래 세금만 늘어난 것이다. 일자리의 양과 질 모두 나빠지고, 소득·자산 양극화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자리 한파는 거리 두기가 강도 높게 유지될 1~2월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코로나19 발생 전과 비교되는 ‘숫자의 쇼크’는 더 커질 수도 있다. 홍남기 부총리는 공공기관 채용자의 45%를 상반기에 뽑고, 83만개 직접 일자리사업의 80%와 40만명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을 1분기로 당기겠다고 밝혔다. 여행·관광·숙박·공연 등 8개 업종의 특별고용지원도 연장할 뜻을 비쳤다. 일자리가 줄면 서민들의 생계가 벼랑에 몰리고 경기 회복도 더뎌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비상한 각오로 예산·제도를 조기에 총가동해 일자리를 만들고 지켜야 한다. 플랫폼 업계의 상생협약처럼, 코로나19 속에서 이익과 고통을 나누는 노사의 노력도 더 커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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