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동아일보

美하원 트럼프 직무정지 결의안 통과, 13일 탄핵안 표결

워싱턴=이정은특파원 입력 2021. 01. 13. 20:33

기사 도구 모음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미국 하원이 1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배제를 촉구하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대행하라는 내용이 담긴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펜스 부통령은 결의안이 통과되기도 전에 이 요구를 거부했다. 이에 하원 다수당인 민주당은 13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해 20일 조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이 열리기 전 반드시 트럼프 대통령을 퇴진시키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12일 하원이 가결한 결의안은 수정헌법 25조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할 능력이 없음을 선언하고 펜스 부통령이 권한 대행을 맡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전체 435명 중 223명이 찬성하고 205명이 반대했다. 찬성 223명 중 1표는 공화당의 애덤 킨징어 의원(일리노이)이 행사했다. 그는 트위터로 “13일 탄핵소추안 표결 때도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킨징어 의원처럼 탄핵에 동조하겠다는 공화 의원 또한 속속 늘어나고 있다. 보수 거두 딕 체니 전 부통령의 장녀로 공화당 의원총회 의장을 맡고 있는 리즈 체니 하원의원(와이오밍 역시 성명을 내고 “탄핵안에 찬성하겠다. 미 대통령이 헌법과 대통령직을 이토록 크게 배신한 적이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했다. CNN은 공화당 하원의원 211명 중 최대 20명이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2019년 12월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탄핵소추안 표결 때는 공화당 의원 전원이 반대했다.

13일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돼도 전체 100명 중 3분의 2가 찬성해야 하는 상원에서의 최종 통과여부는 불확실하다. 민주와 공화 양당은 각각 50석을 보유하고 있어 공화당에서 최소 17표의 찬성표가 나와야 한다. 현재로선 17표가 나오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뉴욕타임스(NYT) 등은 ‘공화당 1인자’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민주당의 탄핵 작업에 내심 흡족해하고 있으며 그의 마음 또한 탄핵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주류의 적장자 격인 매코널 대표가 탄핵을 통해 ‘아웃사이더’ 트럼프 대통령을 공화당에서 축출할 기회로 여기고 있다는 의미다. 매코널 대표는 그간 “하원이 탄핵안을 통과시켜도 19일에 상원을 소집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대로라면 트럼프 대통령의 퇴임일인 20일에야 상원 논의가 가능해져 민주당이 원하는 ‘퇴임 전 탄핵’이 어려워진다.

하지만 매코널 대표의 마음이 바뀐다면 상원 논의 또한 대폭 앞당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워싱턴포스트(WP)는 매코널 대표가 수 주째 대통령의 전화에 회신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매코널의 대만계 부인 일레인 차오 교통장관 역시 전대미문의 의회난입 사태 다음날인 7일 트럼프 행정부의 장관 중 가장 먼저 사퇴 의사를 밝혔다.

공화당에서 자신에게 등을 돌리는 모습이 뚜렷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개의치 않는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그는 12일 취재진에게 “탄핵이란 사기는 미 역사상 가장 거대하고 가장 잔인한 마녀사냥(witch hunt)”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소셜미디어 트위터가 자신의 계정을 영구 중단한 것을 두고 “표현의 자유가 이렇게 위협받았던 적이 없었다”며 울분을 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여러 연설과 트윗을 통해 지지자의 의회 난입을 조장했다는 민주당의 비판 역시 반박했다. 그는 “나의 연설, 단어, 문장, 문단을 분석한 사람들이 완전히 적절하다고 했다”고 했다. 이어 “수정헌법 25조는 내게 전혀 위협을 주지 않으며 오히려 조 바이든 행정부를 괴롭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12일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이 이끄는 합동참모본부는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우리는 의회의사당에서 법치주의에 어긋나는 행동을 목격했다. 언론과 집회의 자유는 누구에게도 폭력, 소요, 폭동에 의지할 권리를 주지 않는다”고 의회난입 사태를 비판했다. 이어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 후 우리의 46대 최고사령관이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평화로운 권력이양을 촉구했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