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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인내 한계..일회성 지원보다 '보상 제도화' 검토

노지원 입력 2021. 01. 13. 20:46 수정 2021. 01. 13.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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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코로나 손실 보상 추진 배경·전망
업주들 손배소·헌법소원 잇따르고
임기응변식 재난지원 회의론 나와
여론도 '휴업 보상 찬성' 과반 넘어
관건은 재정..예산 추정 쉽지 않아
개별 손실 계산·보상 범위도 난제
시민단체와 호프집·피시(PC)방 등 업주들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제한만 있고 보상은 없는 코로나19 영업 제한조치는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청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공중전화 박스 너머로 ‘살고 싶습니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든 참가자가 보이고 있다.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더불어민주당이 코로나19로 경제적 피해를 본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대한 보상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게 된 것은 코로나 3차 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들의 인내심이 한계치에 이른 상황 때문이다. 여기에 감염병 확산 국면마다 임기응변식으로 일시적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식에 대한 회의론도 더해졌다.

지난 5일 호프집과 피시방 등의 업주들은 참여연대 등과 함께 “감염병예방법과 지방자치단체 고시에 영업중단 손실 보상에 대한 근거 조항이 없어 자영업자의 재산권,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법(23조)에는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은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은 방역 목적의 재산권 제한은 정하고 있지만, 그에 따른 피해 보상 방식은 명시돼 있지 않다.

여론도 정부가 코로나 피해 보상을 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리얼미터가 12일 전국 18살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방역조치로 인한 자영업자의 휴일 일수만큼 보상해주는 ‘휴업 보상제’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는 53.6%로 나타났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

또 재난지원금을 줄 때마다 정치적 상황과 여론 향배에 따라 단편적으로 지급 방식이 결정되는데다 실제 피해 규모에 비해 지원금이 너무 작다는 지적도 많다. 이에 시혜적 성격이 짙은 일회성 ‘지원금’보다는, 공공 방역을 목적으로 정부가 영업금지 또는 제한 조치를 내리면, 그에 걸맞은 ‘법적 보상’에 대한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된 것이다.

일부 선진국은 코로나19로 인한 전면봉쇄나 영업제한 조치를 내리면서 해당 소상공인들에게 상당한 규모의 현금 지급을 동시에 결정하고 있다. 독일은 전면 봉쇄 당시 3개월간 월 최대 1만5천유로(약 2006만원)를 소상공인들에게 지급하는 결정을 내렸다. 영국은 정부 조치로 휴업을 한 소매점에 4천파운드(약 600만원)에서 9천파운드(약 1350만원)를 지급했다. 일본은 지난 7일 긴급사태를 선포하면서 식당 영업제한 조치를 내렸는데, 이들 업체에 영업제한 기간 동안 하루 6만엔(약 63만원)씩 보상하기로 했다.

우리 국회에도 영업손실에 보상을 해주는 내용의 법안이 이미 여럿 나와 있다.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21대 국회가 임기를 시작한 직후인 지난해 6월1일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일시 사업중단 또는 자진폐업을 하는 자영업자의 경제적 손실 일부를 지원하는 취지의 감염병예방법 개정안을 마련해 국민의힘 소속 의원 전원 동의로 1호 당론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지난 12일에도 홍석준 의원이 감염병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인한 영업제한 조치에 대한 손실 보상을 의무화하고, 손실 산정의 기준을 마련하도록 한 감염병예방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보면,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이런 취지로 발의한 개정안만 10여건에 이른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도 지난해 11월 초 감염병 확산 시 정부와 지자체의 영업정지 명령으로 인해 민간 자영업자들이 보고 있는 영업손실에 임대료를 반드시 포함해서 제대로 보상할 수 있도록 하는 감염병예방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앞서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자영업자의 임대료, 공과금, 이자, 위약금을 면제해주고, 이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임대인을 지원하는 형태인, 이른바 ‘네가지 멈춤법’(4STOP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민주당에서도 강훈식 의원이 소상공인기본법 또는 감염병예방법에 ‘소상공인휴업보상’ 항목을 추가하고,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준비 중이다.

관건은 재정이다. 지난 11일부터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지급한 3차 재난지원금 가운데, 집합금지 업종에는 23만8천여명에 7천억원, 집합제한 업종에는 81만명에 1조6천여억원 등 모두 2조3천억원이 들어간다. 이처럼 일회성 지원에만 수조원이 필요하지만, 개별 소상공인이 받는 돈은 금지업종이 300만원, 제한업종이 200만원에 그친다.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지난해 11월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826조2천억원으로 2019년 결산(699조원)보다 127조2천억원이 늘어난 상황이다.

소상공인 손실 보상이 법제화될 경우, 향후 코로나19 상황을 미리 예측하기 힘들어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과 지원 대상, 범위 등을 예측할 수 없어 얼마나 막대한 규모의 예산이 들지 추정하기도 쉽지 않다. 개별 업자들의 손실 항목을 어떻게 계산하느냐도 문제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보상 필요” 입장을 밝히면서도 “논의를 좀더 구체화해야 한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다. 따라서 2월 국회에서 이 문제가 논의되더라도 여야 협의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4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민감성이 극대화된 시점이라 논의 과정이 매우 복잡하게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이번 논의와 별도로 장기적으로는 재난 상황 등을 고려한 재정수지 기준 재조정 및 증세 여부에 대한 공동체의 합의가 잇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노지원 노현웅 이경미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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