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취업자만 62만명 줄어..고용 충격 쉽게 안 걷힌다

윤지원·박상영 기자 2021. 1. 13.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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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이후 '최악 고용'

[경향신문]

시민들이 13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센터에서 실업급여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경기 회복돼야 신규채용 물꼬
30대 여성은 돌봄 탓 일 포기
자영업자 폐업 방지대책 시급

외환위기 이래 최악인 코로나19 고용충격은 1~2월에도 나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특히 충격이 집중된 20대 후반 청년층과 여성고용률이 다시 정상궤도로 진입하기까지 상당 기간이 걸릴 것으로 우려했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해 12월 취업자는 2652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2만8000명 감소했다. 코로나19 3차 확산에 따른 수도권 사회적(물리적) 거리 두기 2.5단계 조치 영향이다. 기존 저점인 4월(-47만6000명)보다 더 떨어졌다. 특히 대면 서비스업 피해가 크다. 숙박 및 음식점업과 도·소매업에서 각각 13.4%, 5.5% 감소했다. 임시근로자는 35만1000명, 일용근로자는 17만명 줄었다.

비교시점인 전년 고용 상황이 좋은 기저효과까지 겹친 터라, 여건이 비슷한 올해 1~2월에도 큰 폭의 취업자 수 개선은 쉽지 않다.

특히 대면 서비스업·임시 일용직 고용률은 정부의 거리 두기 조치에 민감하게 등락했다. 코로나19가 처음 확산된 지난 3월 이후 4월 58만7000명으로 최대 감소치를 나타낸 뒤 거리 두기가 완화되면 취업자 수 감소폭도 줄었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지식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에 따라 고용이 줄었다 빠르게 회복하는 특수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의 상황은 복잡하다. 지난해 657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1.6% 감소하는 데 그쳤다. 홍민기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임대계약 등을 이유로 매출이 안 나오는데도 버틴 자영업자들이 많았다”며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고 계약갱신 시점이 다가오면 자영업자들이 장사를 접으면서 비경제활동인구로 흡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규채용 대상인 20대 후반과 30대 경력단절 여성의 고용 상황은 회복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5~29세 취업자는 전년 대비 2.8%포인트 줄어든 242만명이다. 2018년부터 증가하던 3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도 지난해는 전년 대비 0.3%포인트 줄었다. 일·가정을 양립하던 30대 여성들이 코로나19로 유치원, 학교 등이 휴업하자 일을 포기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연구위원은 “경기가 완전히 회복되기 전까지는 신규채용이 얼어붙기 때문에 20대 후반 고용률도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일자리 제공에 나섰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제26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올해 계획된 직접 일자리 사업의 80%인 83만명, 사회서비스 일자리의 44%인 2만8000명을 1분기 중 집중적으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고용유지지원금을 포함해 올해 일자리 예산 중 집행관리대상 예산의 38%인 5조1000억원을 1분기 중 조기 집행하고, 오는 3월에 종료될 예정인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연장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대일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용충격에서 빠르게 회복하기 위해서는 자영업자들의 매출 감소가 폐업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윤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공공부문에서 직접 일자리를 창출하는 동시에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으로 체크된 사람들이 어떤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을지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지원·박상영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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