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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버지 강기윤' 찬스로 일감 받고 '100억 땅' 산 아들·부인 회사

이윤석 기자 입력 2021. 01. 13.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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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뉴스룸에서는 이상직·전봉민 의원 등 국회의원의 '편법증여'와 '이해충돌' 문제를 지속적으로 보도해 왔습니다. 자녀에게 어떻게 부를 물려줬는지 그 과정에서 의원의 힘을 이용한 건 아닌지 취재했습니다. 오늘(13일)은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의 문제를 단독 추적했습니다. 신고한 재산만 115억 원인, 강기윤 의원은 기업 대표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국회의원 재직 중에 세워진 아들과 부인의 회사는 아버지 강 의원 회사의 일감을 받아 성장했습니다. 연대보증을 서줬고 수십억 원을 빌려줬습니다.

이게 왜 문제인지 이윤석 기자가 먼저 전해드립니다.

[기자]

경남 창원 일진단조 공장입니다.

2012년 설립된 회사입니다.

모기업인 일진금속 지분을 제외하면 강기윤 의원 부인과 아들이 공동 최대주주입니다.

지난해 처음 공개된 감사보고서를 분석했습니다.

매출 약 54%가 일진금속이 준 일감에서 나왔습니다.

18억 원 규모의 연대 보증도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일감을 준 일진금속의 최대주주와 공동대표는 바로 강기윤 의원 부부입니다.

자회사가 만들어진 2012년은 국회의원에 당선된 해입니다.

회사 임원을 만나봤습니다.

일진금속과 일진단조, 두 회사가 사실상 하나란 취지로 말합니다.

[일진금속 임원 : (일진단조엔) 공장 관리하는 직원만 있고, 일반적인 관리 이런 건 일진금속에서 다 컨트롤하죠.]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라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일진금속 임원 : (일감이 넘쳐) 오버플로 되는 것을 밖으로 외주를 줄 수밖에 없는데, 아무래도 자회사한테 주는 게 좋잖아요. 서로가 윈윈 되는 거니까.]

회사 홈페이지엔 강 의원 이름이 공동대표이사로 걸려 있습니다.

국회의원은 겸직이 안 됩니다.

법인등기부등본을 살펴봤습니다.

경남도의원 두 번을 포함해, 국회의원 재선 기간에도, 계속 공동대표이사로 나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론 불법이 아닙니다.

국회법상 휴직을 하면 겸직이 허용되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국회의원 이름을 회사 대표로 걸어놓는 것 자체가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서복경/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소장 : 거래하는 카운터 파트너 입장에선 이분을 보고 계약을 성사한다든지 이런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그 기업의 이익에 기여를 한다고 봐야 되는 거죠.]

강 의원 측은 "회사 규모가 작고 이익을 내지 못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아닐뿐더러, 편법 증여 목적이 아니라 거래처 기업의 요구에 따라 부득이 인수한 회사"라고 해명했습니다.

[김경율/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 (회계사) : 세법상의 맹점들을 이용해 이와 같은 어떤 증여가 이루어졌다고 의심할 여지는 있는 거죠.]

강 의원 측은 "의원이 줄곧 회사경영을 그만둘 준비를 해왔다"며 "아들이 지분을 취득할 때도 증여세를 납부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커온 아들과 부인의 회사는 아버지, 강기윤 의원으로부터 다른 방식의 도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아버지 회사로부터 수십억 원을 빌려서 돈 한 푼 안 들이고, 백억 원대 부동산을 산 겁니다. 이 땅을 사면서 중소기업 대출을 받은 것도, 논란거립니다.

전다빈 기자입니다.

[기자]

경남 진해 공장 부지입니다.

강기윤 의원 부인과 아들이 공동 최대주주인 일진단조는 2018년 약 100억 원을 들여 이곳의 땅을 샀습니다.

어디서 나온 돈인지 추적했습니다.

기업은행에서 기업자금대출 84억 원을 받고 모기업인 일진금속에서 29억 원을 빌렸습니다.

자기 돈 한 푼 안 들이고 100억 원대 땅을 산 겁니다.

그런데 이 땅은 강 의원의 공직 재산 신고 목록엔 없습니다.

법인 이름으로 샀기 때문입니다.

[김경율/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 (회계사) : 사각지대가 있을 수밖에 없는 거죠. 자산으로 잡힌 금액 100억과 부채로 잡힌 금액 100억이 일치하기 때문에, 아들 그리고 배우자가 소유하고 있는 부는 0으로 나타나거든요.]

그런데 중소기업 대출로 산 이곳.

경영에 꼭 필요했던 땅일까.

일진단조가 매입한 땅에서 차로 15분 거리엔 부산진해경제특구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부산제2신항도 공사 중입니다.

호재가 많은 땅입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 : 이게 지금 신항 이쪽이 물류 같은 게 들어오면 물류센터라든지, 이쪽에 센터가 두 개 들어왔거든요. 큰 게.]

주변 개발이 모두 끝나고 부동산 가치가 상승한다면 대주주인 강 의원의 부인과 아들은 배당금 형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익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박상인/경실련 정책위원장 : (부동산으로) 회사 가치가 커질 거니까, 주주들 몫으로 떨어지는 거죠. 편법증여라고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사전적인 측면에서 저희가 판단해야 하지 사후적인 결과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금융당국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중소기업에 대출 문턱을 낮춰줬지만, 정작 이 돈이 부동산 구입에 쓰여 문제'라고 지적해왔습니다.

하지만 강 의원 측은 공장 이전을 위한 정상적인 경영활동으로 부동산 투기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일진금속에서 빌린 돈에 대해선 세법상 정상 이자를 지급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취재 결과 몇 년째 이곳에선 공장 건설 관련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습니다.

심지어 토지 일부를 매매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강 의원 측은 지자체와 협의하느라 공장건설이 늦어지고 있고 금융비용 때문에 일부를 판 것이라고 재차 해명했습니다.

(VJ : 안재신·남동근 / 영상디자인 : 김윤나·강아람·홍빛누리 / 인턴기자 : 김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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