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로 포장 임대주택, 너나 살아라" 기안84, 뼈 때리는 부동산 웹툰

이세영 기자 2021. 1. 13.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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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웹툰 작가 ‘기안84’(36·본명 김희민)가 연재중인 웹툰에서 또다시 집값 급등, 청약 열풍, 로또 청약 등 최근 부동산 상황을 풍자했다. 앞서 기안84는 달(moon)을 보며 ‘이렇게 열심히 일해도 집 살 길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는 장면을 그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네이버웹툰

기안84는 지난 12일 네이버웹툰에 공개한 ‘복학왕 326화(청약 대회 마무리)’에서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이 아파트 청약 자격을 얻기 위해 ‘청약 대회’를 치르는 상황을 만화로 그렸다. 등장인물들은 입주 물량이 1084세대로 제한된 아파트의 청약 자격을 얻으려고 아파트 벽면에 매달린 사다리를 타고 1층부터 옥상까지 오른다. 한 등장인물이 사다리에 매달린 채 “죽을 죄야? 좋은 집에 살고 싶은 게 죽을 짓이라도 한 것이냐”고 묻자 다른 인물이 “일단 올라가. 착하다고 누가 집을 주지 않는다”고 답한다.

/네이버웹툰

현 정부가 적극 추천하는 ‘행복주택’과 ‘임대주택’에 대해 “선의로 포장만 돼 있다. 난 싫다” “그런 집은 너희들이나 실컷 살아”라고 말하는 장면도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변창흠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기 화성시 동탄 행복주택단지에 지은 공공 임대주택을 찾아 “그러니까 신혼부부에 아이 1명이 표준이고, 어린아이 같은 경우에는 2명도 가능하겠다?”고 물었다. 문 대통령의 질문에 앞서 변 후보자는 “여기가 44m² 13평(전용면적) 아파트다. 방이 좁기는 하지만 아이가 둘 있으면 위에 1명, 밑에 1명을 줄 수가 있고 이걸 재배치해서 책상 2개 놓고 같이 공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

웹툰에선 “죽으라고 일만 하고 그렇게 평생 일한다고 해도 월급보다 빨리 오르는 집을 살 수 있겠는가” “평생 월세나 살다 죽을 셈” 등 최근 급등한 집값을 풍자하는 표현들도 나왔다. 또 “집 없는 노예로 사느니 죽더라도 귀족으로 살겠다”고도 했다. 등장인물 둘 중 한 명은 결국 사다리를 오르지 못하고 떨어진다. 사다리에 오른 사람들은 사다리를 치워 다른 경쟁자들을 떨어뜨려야 다음 단계로 통과가 가능하도록 그려졌다.

등장인물들이 아파트에 청약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모습들과 달리,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이자 더불어민주당 미래주거추진단장인 진선미 의원은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리라’고 말한 바 있다. 진 의원은 지난해 11월 서울 동대문구, 강동구의 공공 임대주택을 찾은 뒤 “제가 지금 사는 아파트와 비교해도 전혀 차이가 없다”며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리면 임대주택에서도 주거의 질을 마련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 재산신고 내역에 따르면, 진 의원은 강동구 명일동 ‘래미안 솔베뉴’(전용면적 84㎡)를 임차해 살고 있다.이 아파트는 2019년 6월 입주를 시작한 신축 아파트다. 지상 최고 35층, 13동, 1900가구 규모 대단지다. 지하철 5호선 명일역 초역세권으로 초등학교가 가까워 입지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피트니스센터, 독서실, 골프연습장, 도서관 등 최신 커뮤니티 시설도 갖췄다.

웹툰을 본 독자들은 ‘너무 똑같은 현실이라 (평가 점수) 10점(만점)을 줬다’ ‘전월세 다 없어지는 웹툰처럼 (현실에서) 서울, 수도권 매매는 꿈도 못꾼다’ ‘만화인데도 웃을 수 없는 이유는 현실이 웹툰보다 더 가혹하기 때문’ 등의 댓글을 달았다.

/네이버웹툰

기안84는 지난해 10월 공개한 웹툰에서도 보름달을 향해 손을 뻗으며 “가끔은 기가 막힌다. 이렇게 열심히 일해도 집 살 길은 보이지 않는 게”라는 대사를 넣었다. 이 장면을 두고 기안84가 문재인 대통령의 애칭인 ‘달님’을 겨냥해 현 정부의 집값 폭등을 지적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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