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서울경제

[단독]로펌 대표였던 '국회의원 박범계'..겸직금지 유예기간 넘겼었다

조권형 기자 입력 2021. 01. 13. 23:49 수정 2021. 01. 14. 09:24

기사 도구 모음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서초동 서울고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연합뉴스
[서울경제]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014년 시행된 국회의원 겸직 금지 조항의 유예기간을 수개월 넘긴 뒤 법무법인 대표변호사 직을 사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박 후보자 측은 당시 국회 원 구성이 되었던 2012년6월 변호사 휴업을 했기 때문에 겸직 금지가 이미 해소된 상태였었다는 입장이다.
2014년9월 대표변 사임···겸직금지 유예기간 지나
법무법인 명경의 법인등기부등본.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2014년 9월4일 대표변호사에서 사임했다. 구성원 지위와 출자금 1,000만원은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조권형기자
13일 서울경제가 법무법인 명경의 법인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박 후보자는 지난 2014년9월4일 대표변호사를 사임했다. 박 후보자는 19대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되고 한 달여 후인 2012년6월29일 대전지방변호사회에 변호사 휴업 신고를 했다. 그러고 나서 대표변호사 직은 2년여가 지난 2014년 9월에 사임한 것이다.

박 후보자는 당시 국회의원의 변호사·교수 등 겸직을 금지하는 국회법 개정안이 시행되자 대표변호사를 사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 후보자가 사임한 시점은 현역 의원에 대해 겸직 금지 적용을 유예해주는 기간이 끝나고 몇 달 뒤다.

당시 국회법 개정안의 겸직 금지 조항은 2014년2월13일부터 시행됐다. 현역인 19대 국회의원에게는 3개월의 유예기간을 주어 2014년5월13일까지 겸직을 해소하도록 했다. 박 후보자는 이보다 4개월여 뒤에 법무법인 대표변호사 직을 내려놓았다. 박 후보자는 이후 법무법인 구성원 지위는 계속 유지했다. 또 법무법인 설립 때 넣은 출자금 1,000만원도 놔둔 상태다.

박범계 측 "2012년6월 변호사 휴업, 이미 겸직 해소"
당시 겸직 금지 유예 기간을 네 달가량 넘긴 데 대해 박 후보자 측은 “2012년6월29일 원 구성이 되던 날 변호사 휴업 신고를 했다”며 “변호사를 휴업함으로써 겸직은 해소된 것”이라고 답했다. 변호사 휴업으로 업무를 수행할 자격이 사라졌기에 법무법인 대표변호사를 유지했어도 겸직은 아니라는 취지다.

‘변호사 휴업으로 인해 겸직이 해소되었다면 2014년 9월에는 왜 대표변호사에서 사임했느냐’는 질의에는 “법이 시행되면서 더 확실히 하려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

변호사 휴업 상태에서 대표변호사를 유지하는 것은 겸직 금지 규정 위반에 해당할 소지도 있어 보인다. 국회사무처 운영지원과 관계자는 ‘법무법인 대표변호사가 겸직이나 영리업무 중 무엇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본지 질의에 “기본적으로 어떤 단체의 대표이기에 겸직으로 본다”며 “수익성이 발생할 경우 영리업무 신고의 필요성도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법무법인 '박범계 변호사 국회의원 당선' 홍보 글 올려
법무법인 명경은 박 후보자를 자사 소속으로 소개하며 국회의원 당선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박 후보자가 대표변호사에서 사임한 뒤인 2016년4월 법무법인 명경 홈페이지에는 “본 법무법인의 본사 대표변호사(휴직 중) 박범계 국회의원께서 재선 당선되었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2017년 7월에는 네이버 블로그에 ‘법무법인 명경 박범계 변호사(휴직 중) 19대 이어 20대 국회의원 당선!’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두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법무법인 명경이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대표변호사를 사임한 뒤인 2016년4월 홈페이지에 “본 법무법인의 본사 대표변호사(휴직 중) 박범계 국회의원께서 재선 당선되었습니다”라고 홍보 글을 올렸다./법무법인 명경 홈페이지 캡쳐
이는 박 후보자가 법무법인 설립 직후 변호사를 휴업해 법무법인에 기여한 바가 없음에도 홍보에 이용한 것이다. 박 후보자는 이날 기자단에 보낸 입장문에서 “변호사를 휴업하고 그 이후 법인에 한 번도 출근하지 않았다”며 “후보자는 법인의 내부 운영 등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법인의 매출액 증가와 무관하며 법인의 수익도 전혀 분배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조수진 "박범계 동생이 사무장"···명경 "직원 40여명 중 1명"
한편 이날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후보자의 동생이 법무법인 명경에서 사무장으로 일해왔다는 사실을 알렸다. 조 의원은 “박 후보자의 친동생 박모씨는 법무법인 명경의 ‘사무장’으로 재직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박씨가 명경의 상담·영업활동 등에서 박 후보자의 이름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고 했다. 이어 “박씨의 재직 기간과 급여 수준을 공개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신상훈 법무법인 명경 대표변호사는 “박씨는 사무장 경력이 20년이신 분”이라며 “박 후보자와 제가 법무법인 명경을 만들기로 하고 두 사무실을 합친 뒤 명경에서 10년째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명경의 변호사가 서울과 여수, 대전해서 16명이고 직원 수가 40명이 넘는데 박씨는 그중에 1명일 뿐”이라며 “박범계 의원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사건을 선임한다는 게 대한민국 현실에서 맞느냐”고 되물었다.

또 박 후보자의 당선 소식을 전한 법무법인 홈페이지와 블로그 글에 대해서는 “서울 분사무소에서 구성원(박 후보자)의 동정에 대한 축하 글을 게재한 적이 있고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어 삭제를 했던 내용”이라고 말했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